'한국 테니스의 미래서 현재로!' 권순우, 이젠 니시코리 처럼..   

이규원 2021. 9. 26.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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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 이형택 이후 18년 만에 ATP 투어 단식 한국인 챔피언
1세트 타이브레이크 3-6 뒤집고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오픈 우승
생애 첫 ATP 우승 권순우 "10위 안에 들어가는 선수가 되겠다"
권순우가 이형택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18년 만에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대회 단식 우승을 차지했다. [카자흐스탄 테니스협회 소셜 미디어 사진]

(MHN스포츠 이규원 기자) "카자흐스탄에 올 때 이동 거리가 있어서 편하게 경기하자고 생각했는데 그게 더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우승으로 팬 여러분 응원에 보답하게 돼 기쁘다. 한국 테니스가 조금 더 발전해서 50위 이내, 20위, 10위 안에도 들어갈 수 있는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 (권순우)

대한민국 선수로는 통산 두 번째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단식 정상에 오르며 한국 테니스의 희망에서 한국 테니스의 현재로 변신한 권순우(24·당진시청)가 세계 랭킹 '톱10' 진입을 목표로 내걸었다.

권순우가 한국 선수로는 18년 만에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대회 단식 우승을 차지했다.

권순우는 26일(한국시간) 카자흐스탄 누르술탄에서 열린 ATP 투어 아스타나오픈(총상금 48만 달러) 대회 마지막 날 단식 결승에서 제임스 더크워스(65위·호주)를 1시간 36분 만에 2-0(7-6<8-6> 6-3)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권순우는 2003년 1월 아디다스 인터내셔널에서 정상에 오른 이형택(45·은퇴) 이후 18년 8개월 만에 ATP 투어 단식을 제패한 한국 선수가 됐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은 4만7천80 달러(약 5천500만원)다. 우승 랭킹 포인트 250점을 받은 권순우는 자신의 역대 최고 랭킹인 57위까지 오를 전망이다.

권순우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우승이 걸려 있어서 초반에 긴장이 많이 됐다"며 "그래도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려고 노력했고, 그러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자평했다.

그는 "이번 시즌 대회가 많이 남지는 않았지만 처음으로 테니스를 하면서 세운 목표를 이뤘다"며 "이번 시즌 남은 경기는 마음 편하게 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다시 미국 캘리포니아주로 이동, 27일 개막하는 ATP 투어 샌디에이고오픈(총상금 60만 달러)에 출전할 예정인 권순우는 샌디에이고오픈 단식 본선 1회전에서 대니얼 에번스(23위·영국)와 만나는 대진표를 받았다.

우승컵을 든 권순우 [카자흐스탄 테니스협회 소셜 미디어 사진]

이날 권순우의 결승 상대 더크워스도 권순우와 마찬가지로 이번에 처음으로 ATP 투어 단식 결승에 오른 선수다.

승부처는 1세트 타이브레이크였다. 3-3까지 맞서다가 더크워스가 연달아 3점을 가져가 3-6을 만들어 사실상 1세트를 따내는 듯했다.

한 포인트만 더 뺏기면 1세트를 그대로 내주는 위기에서 권순우는 거짓말처럼 5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8-6으로 승부를 뒤집고 1세트를 따냈다.

기세가 오른 권순우는 2세트에서는 2-2에서 내리 3게임을 획득, 5-2로 달아나며 더크워스의 기세를 확실히 꺾어놨다.

더크워스는 지난주 투어보다 한 등급이 낮은 챌린저 대회에서 우승, 최근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은 선수였다.

이 대회 전까지 권순우는 올해 6월 영국에서 열린 바이킹 인터내셔널(총상금 54만7천265 유로) 4강이 자신의 투어 대회 최고 성적이었다.

한국 선수로는 통산 두 번째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단식 정상에 오른 권순우는 이번 우승으로 이형택, 정현(25·제네시스 후원)을 잇는 한국 남자 테니스의 계보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게 됐다.

한국 선수 최초의 ATP 투어 단식 우승과 메이저 대회 16강 성적을 냈던 이형택, 2018년 메이저 대회 호주오픈에서 4강까지 오른 정현의 뒤를 잇는 한국 테니스의 '에이스'로 이름을 올리기에 부족함이 없는 결과다.

마포중, 마포고를 나온 권순우는 키 180㎝에 몸무게 72㎏으로 외국 선수들에 비해 큰 체격은 아니지만 빠른 발과 베이스라인을 지키며 상대와 벌이는 스트로크 능력 등을 앞세워 세계 '톱50' 진입을 눈앞에 두게 됐다.

서브가 약하다는 평이 있었지만 최근 서브 스피드가 최고 시속 200㎞를 넘나들 정도로 좋아졌고, 드롭샷 등 상대의 의표를 찌르는 코스 공략에 능하다.

올해 한국 선수로는 2008년 베이징 대회 이형택 이후 13년 만에 올림픽 본선에 출전했고, 지금까지 번 상금은 이번 대회를 포함해 144만467 달러(약 16억9천만원)다.

평소 닮고 싶은 선수로는 자신과 신체 조건(키 178㎝·몸무게 73㎏)이 비슷하면서도 아시아 선수 최초로 메이저 대회 단식 결승에 오른 니시코리 게이(54위·일본)를 지목했다.

니시코리는 2014년 US오픈 단식에서 준우승했고, ATP 투어 단식에서는 12차례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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