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당, 낙태 금지법 부활 이어 '먹는 임신중단약'도 제동

김윤나영 기자 입력 2021. 9. 26.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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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텍사스주, 약 처방 기한 제한
아칸소 등도 금지법안 서명
인권단체 “가난한 여성 타격”

‘임신중단 금지법’을 부활시킨 미국 공화당이 이번에는 먹는 임신중단약 사용을 제한하는 법안까지 도입하고 있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임신 10주차까지 허용된 먹는 임신중단약 처방 가능 기한을 7주차로 제한하고, 임신중단약의 원격 처방을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이 법은 지난 8월 민주당의 반대 속에 텍사스 주의회를 통과해 오는 12월2일부터 시행된다. AP통신은 “텍사스주의 법안은 반세기 동안 미국에서 가장 큰 임신중단 금지 법안”이라고 지적했다.

약물을 통한 방법은 전체 임신중단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미국에서 흔하다. 이 방식은 미페프리스톤이라는 성분의 알약을 복용하고 24~48시간 후에 미소프로스톨을 먹는 것으로 구성된다.

미국에서는 식품의약국(FDA)이 2000년부터 미페프리스톤을 임신 10주차까지 사용하도록 승인했다. 미국 산부인과학회는 95% 넘는 확률로 임신을 중단시키고, 심각한 합병증은 0.4%에 그치는 안전한 임신중단 방법으로서 약물 요법을 권고하고 있다.

이 약을 복용하려면 반드시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하고 19개 주에서는 의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복용하도록 해 원격 처방을 금지했다. 그런데 FDA는 지난해 7월부터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는 의사의 처방이 있으면 이 약을 우편으로 배달할 수 있도록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했다.

이에 맞서 공화당은 약물 요법을 제한하는 법안을 도입하고 있다. 아칸소, 애리조나, 몬태나, 오클라호마, 텍사스의 공화당 주지사는 올해 임신중단약의 원격 처방을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인디애나와 몬태나에서는 임신 10주 이후 약 처방을 금지하고, 텍사스에서는 7주 이후 약 처방을 금지했다.

인권단체들은 먹는 약은 클리닉을 찾아 장거리 여행을 떠날 수 없는 가난한 여성들에게 거의 유일한 임신중단 수단이라고 지적한다. 빅스비 글로벌 생식건강센터는 미국 전역에 최소 27곳의 ‘임신중절 사막’이 있다고 했다. 임신중절 사막이란 여성이 클리닉을 찾으려면 최소 160㎞ 이상을 여행해야 하는 지역을 뜻한다. 미시시피, 미주리, 노스다코타, 사우스다코타, 웨스트버지니아에서 주 전체를 통틀어 임신중절수술을 할 수 있는 클리닉은 단 한 곳뿐이다.

AP통신은 7개의 아메리카 원주민 보호구역이 있는 몬태나주에서는 임신중단 금지 조치가 가장 가까운 클리닉까지 차로 5시간 이상 거리에 사는 아메리카 원주민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텍사스트리뷴도 텍사스주의 임신중단 금지법이 저소득층과 비백인에게 불균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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