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광장의 공포정치
[경향신문]
아프가니스탄을 무력으로 장악한 탈레반이 서부 헤라트시 중앙광장에 범죄자 4명의 시신을 본보기로 매달아두는 일이 벌어졌다. 도둑질하면 손발을 자르는 등 과거 가혹한 형벌체계로 회귀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지 매체 톨로뉴스는 25일(현지시간) 탈레반군이 납치 용의자 4명을 사살해 헤라트시 중앙광장 크레인에 매달아뒀다고 보도했다. 한 사망자의 가슴에는 “이건 납치에 대한 처벌이다”라는 문구가 적힌 쪽지가 붙어 있었다고 독일 언론 도이체벨레가 전했다. 사망자들은 지난주 헤라트시에서 한 사업가와 그의 아들을 납치했다가 탈레반 군과 총격전 끝에 사살됐다. 탈레반이 임명한 경찰 관계자는 탈레반이 납치된 사업가와 아들을 구했다고 전했다.
탈레반 관리는 “다른 납치범들에게 교훈을 주기 위해” 시신을 광장에 걸어뒀다고 톨로뉴스에 말했다. 중앙광장 근처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한 목격자는 “탈레반이 처음에는 4구 모두를 중앙광장에 전시했다가 다음 공개전시를 위해 3구를 다른 지역으로 옮겼다”고 AP통신에 말했다.
1996년부터 5년간 아프간에서 집권한 탈레반은 공개된 장소에서 도둑질한 사람의 손발을 자르는 등 가혹한 형벌을 적용하기로 유명하다. 이번 공개 전시는 과거 형벌체계의 부활을 상징한다. 탈레반 고위 지도자인 누루딘 투라비는 최근 AP통신 인터뷰에서 사형과 손 절단 형벌을 부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탈레반의 형벌체계 부활이 “인권유린”이라고 경고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24일 브리핑에서 “국제사회와 단호하게 학대의 가해자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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