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총선 '초박빙' 양상..퇴임 앞둔 메르켈까지 등판 나서

박용하 기자 2021. 9. 26.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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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야당 사민당, 지지율 선두
여당, 위기감에 총리 차출
3~4위 정당도 ‘연립’ 기대

총선을 사흘 앞둔 지난 23일(현지시간)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서 시민들이 올라프 숄츠 사민당 후보, 아날레나 베어보크 녹색당 후보, 아르민 라셰트 기민련 후보(왼쪽부터)의 선거 포스터 앞을 지나가고 있다. 겔젠키르헨 | AP연합뉴스

‘포스트 메르켈’을 가리는 독일 연방의회 선거가 26일(현지시간) 전국 299개 선거구에서 시작됐다. 야당인 사회민주당(사민당)이 근소하게 앞선 가운데 여당인 기민·기사연합(기민련)에선 앙겔라 메르켈 총리까지 유세 현장을 찾아 지지자들의 ‘한 표’를 호소했다. 녹색당 등 3~4위 정당들은 향후 연립정부에 참여할 가능성을 거론하며 몸값 높이기에 나섰다. 메르켈 총리는 이번 총선 후 후임 정부가 출범하면 16년의 집권을 마무리하고 물러날 예정이다.

이번 선거에서 1·2위를 다투는 사민당과 기민련은 선거 막판까지도 지지율에서 근소한 격차를 보였다. 여론조사 기관 포르사가 지난 24일 발표한 조사에서 사민당은 25%, 기민련은 22%의 지지율을 기록했으며 같은 날 알렌스바흐 조사에서는 양측이 각각 26%, 2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지지율 격차가 많게는 3%포인트, 적게는 1%포인트에 불과한 것이다.

기민련은 박빙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투표일 전 마지막 주말 유세에 당력을 총동원했다. 특히 은퇴를 준비하고 있는 메르켈 총리도 유세 현장을 직접 찾아 유권자들의 표심에 호소했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24일에는 독일 우파진영의 본산 뮌헨을 찾아 보수성향 유권자들을 공략했으며, 25일에는 기민련 총리 후보인 아르민 라셰트의 지역구 아헨을 찾아 지지를 당부했다. 그는 연설에서 “중요한 것은 독일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며, 이는 당신의 미래에 관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간발의 차이로 앞서고 있는 사민당의 올라프 숄츠 후보는 승리를 자신하며 당선 이후 연정 구상까지 내놨다. 그는 포츠담에 있는 자신의 선거구에서 지지자들에게 “사민당이 많은 지지를 받을수록 연정을 구성하는 것이 쉬워질 것”이라며 “녹색당과의 연합만으로 정부 구성이 가능할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3~4위를 달리고 있는 녹색당과 자유민주당(FDP)은 연정에 참여할 의향을 거론하며 몸값 높이기에 나섰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녹색당 후보는 지난 23일 마지막 TV토론에서 “녹색당 없는 정부는 기후 문제를 배제하겠다는 것”이라며 연정 파트너로서 녹색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자유시장경제를 강조하는 FDP도 기민련과의 연정에 참여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였다.

연정 구성에는 시간 제한이 없는 만큼 상당 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 2017년 선거 이후 메르켈 정부가 연정을 구성하는 데는 5개월이 걸렸다. 정부 구성 전까지는 현 총리가 당분간 국정을 맡게 되며 일각에선 메르켈 총리가 크리스마스 시즌까지 남아 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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