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아들, 6년 근무 화천대유 퇴직금 50억

이보라·유설희 기자 2021. 9. 26.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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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성과급이라지만 이례적 거액 의혹
입사 소개 곽 의원, 국민의힘 탈당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아들이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자산관리’로부터 퇴직금 등의 명목으로 50억원을 수령한 사실이 확인됐다. 곽 의원 부자와 화천대유의 50억원 지급 경위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곽 의원 아들인 곽병채씨는 26일 곽 의원 페이스북에 올린 입장문을 통해 “퇴직금을 포함해 50억원을 지급받는 성과급 계약에 따라 원천징수 후 약 28억원을 2021년 4월30일경 제 계좌로 받았다”고 밝혔다. 입장문에 따르면 곽씨와 화천대유는 지난해 6월 퇴직금을 포함해 성과급 5억원을 곽씨가 받는 것으로 계약했다가 퇴사하기 직전인 올해 3월 50억원을 받는 것으로 계약 조건을 변경했다. 곽씨는 2015년 6월부터 지난 3월까지 약 5년9개월 동안 화천대유에서 근무했다.

성과급과 건강 악화에 따른 위로금이 포함됐다고는 하지만, 곽씨가 만 6년에 채 못 미치는 근무 이후 퇴직금 등으로 50억원을 받은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대학 학부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하고 디자인 분야 대학원에 진학했다 화천대유에 취업한 곽씨는 부동산 개발 관련 전공이나 경력이 전무한 상태였다. 본인이 밝힌 월급도 세전 기준 233만원, 333만원, 383만원 수준에 그쳤다.

통상적이지 않은 수십억원의 퇴직금 지급 배경과 관련한 의구심은 곽씨의 부친인 곽 의원에게로 쏠린다. 곽씨가 학부 졸업 4개월 뒤인 2015년 6월 화천대유에 입사한 것도 애초 곽 의원의 소개와 권유에 의해서였다.

지급 경위·자금 흐름 등 수사 불가피할 듯

곽씨는 이날 “아버지께서 ‘김○○가 부동산 개발사업을 하는데 사람을 구한다고 하니 생각이 있으면 한번 알아보라’고 했다”며 입사 경위를 설명했다. ‘김○○’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모씨로, 곽 의원과 김씨는 성균관대 동문으로 친분이 있는 사이다. 곽 의원이 검사이던 시절부터 당시 법조 출입 기자인 김씨와 교분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퇴사한 것으로 알려진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딸 등 화천대유의 다른 임직원들에게 지급된 성과급과 퇴직금도 확인이 필요하다. 이 부분이 확인되면 곽씨에게만 특혜성 금전이 지급된 것인지, 아니면 직원 대부분과 함께 초고액의 ‘성과급 잔치’를 벌였는지 등이 일정 부분 규명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특검은 이날 경향신문에 문자메시지로 “아직 (딸의) 퇴직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아 아무것도 지급되지 않았다고 한다”며 “(재직 중에도) 성과급을 받은 적 없다”고 밝혔다.

곽씨와 화천대유는 50억원 수령과 지급을 인정하면서도 합법적이었다는 입장이다. 곽씨는 “회사가 위기 상황에 처하는 것을 막은 공로와 업무 과중에 따른 건강 악화에 대한 위로, 7년간 근무한 공적을 인정해 회사에서 결정해준 것”이라고 했다. 화천대유도 입장문을 통해 “대다수 부동산개발회사의 경우 평소에는 기본급 위주로 지급하고, 개발사업의 성공적 수행 시 고액의 성과급 지급에 따른 임금보상체계를 운영한다. 곽씨의 경우 대장동 개발사업의 성공에 따른 성과급 지급 보상도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곽 의원은 이날 경향신문과 통화하면서 이재명 경기지사를 거론하며 “이렇게 (민간사업자가 돈을 벌 수 있게 사업 구조를) 만들어놓고 이 상황을 이용하려고 하니 저로선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보라·유설희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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