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50억 퇴직금' 곽상도 전격 탈당..차명투자·청탁 의혹 불거져
'회사 총 퇴직금 20배' 50억원 받아
차명 투자·취업 청탁 의혹도 불거져
국민의힘 '당혹'..곽 의원, 전격 탈당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아들이 분당 대장동 개발 시행사인 화천대유에서 50억원에 이르는 거액의 퇴직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를 향했던 ‘개발 특혜’ 의혹이 야당 인사가 연루된 ‘수익 분배 잔치’ 의혹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곽 의원의 아들 취업 청탁 의혹까지 불거졌고 곽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화천대유는 26일 보도자료를 내어 “7년간 (대리직급으로) 근무하고 퇴직한 곽아무개씨에게 퇴직금 등으로 약 50억원 상당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곽 의원의 아들인 곽아무개(31)씨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2020년 6월 퇴직금을 포함해 5억원의 성과급 계약을 체결했다”며 “2021년 3월 퇴사하기 전 50억원을 지급받는 것으로 성과급 계약이 변경됐고, 원천징수 후 약 28억원을 2021년 4월30일경 제 계좌로 받았다”고 했다.
그는 “2015년 6월경 입사했다. 2021년 1월까지는 383만원의 급여를 받고 일했다”고 말했다. 6년여를 일한 뒤 퇴직금과 성과급 등으로 50억원을 받은 셈이다. 이는 법정퇴직금(2100만~2200만원)의 200배가 넘는다. 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화천대유 감사보고서를 보면, 2015년 2월 설립된 뒤 지난해 말까지 화천대유가 직원 퇴직금으로 지급한 총액은 2억5903만원이었다. 직원 전체 퇴직금 총액의 20배에 가까운 금액을 곽 의원 아들 1인이 혼자 받아간 것이다.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액수인 탓에 법조계에서는 곽 의원 쪽이 차명으로 화천대유에 투자한 뒤 배당금 명목으로 거액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일반직원이 50억원의 퇴직금을 받을 수는 없고, 누군가 차명으로 투자하고 배당금을 받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곽씨 부자는 투자 개입 의혹을 부인했다. 곽 의원은 <한겨레> 통화에서 “(화천대유에)돈 낸 적도, 관여한 적도 없다”며 “그런 수익을 만들어 준 게 문제가 되는 거고, 그건 이재명한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이 지사를 공격했다. 아들 곽씨도 “아버지가 화천대유 배후에 있고 대가를 받은 것이라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50억원 퇴직금’이 불거지는 과정에서 곽 의원의 아들 취업청탁 의혹도 터져 나왔다. 곽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씨 등과 한번씩 저녁을 먹다가 ‘회사를 차렸는데 사람을 구한다’는 얘기를 듣고 아들한테 ‘생각 있으면 해보라’고 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아들 역시 “아버지께서 ‘김○○가 부동산 개발사업을 하는데 사람을 구한다고 하니 생각이 있으면 한번 알아보라’고 하셨다”고 적었다. 아들 곽씨가 화천대유에 입사한 2015년 6월 당시 곽 의원은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으로 공직자 신분이었다. 공직자 신분으로 사실상 아들의 취업을 청탁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당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화천대유 누구 껍니까”라며 이 지사에게 맹공을 퍼부었던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긴급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다급히 곽 의원 징계를 서둘렀지만 회의 직전 곽 의원이 탈당계를 제출하자 논의를 중단했으며 특검과 국정조사를 민주당에 거듭 요구했다.
반면, 수세에 몰렸던 이재명 지사와 더불어민주당은 맹공을 퍼부었다. 이재명 캠프의 대장동 티에프(TF) 단장인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아들이 받은 퇴직금 50억이 우회 투자에 대한 대가인지, 공영개발 저지에 대한 로비의 대가인지, 아니면 정치적으로 뒷배를 봐주고 대가를 얻은 것인지 곽상도 의원은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주당도 이 사건을 “국민의힘 게이트”, “아빠 찬스” 등으로 규정하고 거세게 비판했다. 이용빈 민주당 대변인은 “국민의힘은 대선기간이라는 점을 역이용해 애꿎은 여권 후보를 인질로 삼고 근거 없는 정치공세를 퍼붓다가 정작 불똥이 자신에게 튀자 꼬리 자르기에 분주한 모습”이라며 “곽상도 의원 단독 제명으로 끝내서는 절대 안 된다”고 밝혔다.
장나래 송채경화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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