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1승', 이재명 '대세'..호남 권리당원 "경선 흥행 위한 집단지성"

서영지 입력 2021. 9. 26. 20:16 수정 2021. 9. 26.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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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선 결과는 절묘하다. 경선을 흥행시켜야 하는 집단지성이 작용한 게 아닐까 싶다."

25~26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호남지역 순회 경선 결과를 본 광주의 한 권리당원의 평가다.

전남·광주에서 호남 출신인 이낙연 후보를 승리를 안겨 '체면치레'를 할 수 있게 해준 반면, 전북에선 이재명 후보에게 힘을 실어 '대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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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대선]민주당 대선경선 호남 민심
26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전북 지역 순회경선이 열린 전북 완주군 우석대학교에서 각 후보 지지자들이 열띤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완주/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이번 경선 결과는 절묘하다. 경선을 흥행시켜야 하는 집단지성이 작용한 게 아닐까 싶다.”

25~26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호남지역 순회 경선 결과를 본 광주의 한 권리당원의 평가다. 전남·광주에서 호남 출신인 이낙연 후보를 승리를 안겨 ‘체면치레’를 할 수 있게 해준 반면, 전북에선 이재명 후보에게 힘을 실어 ‘대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정권 재창출’을 목표로 하는 호남 권리당원들은 본선 경쟁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쪽에서 이런 기대가 컸다. 전북 남원에서 자영업을 하는 오아무개(57)씨는 “지금 문재인 정부에 답답함을 느끼는 점도 많은데 이재명 후보는 화끈하게 이 답답함을 덜어주고 시대를 잘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본다”며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지내면서 개혁한 부분도 많지 않냐”고 말했다. 전주에 사는 김아무개(66)씨는 “원래 몇달 전까지만 해도 이낙연 후보를 지지했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할 때 가담했다는 얘기를 처음 듣고 지지를 철회했다. 거기에다 본인이 이기려고 ‘화천대유’로 아군을 공격하면 어떻게 하냐”고 말했다.

하지만 이재명 후보의 ‘대장동 의혹’이 본선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면서, 의원직 사퇴라는 배수진을 친 이낙연 후보에 대한 동정 분위기도 적지 않았다. 지난 25일 광주·전남, 26일 전북 경선에서 이낙연 후보 지지자들은 ‘지켜줄게’라는 머리띠를 쓰거나 손팻말을 쓰고 있었다. 광주 광천동에 사는 김아무개(48)씨는 “의원직까지 던졌는데 우리라도 지켜줘야 하지 않겠냐”며 “이낙연 후보가 광주·전남에서 이긴 데는 (이재명 후보의) ‘대장동 의혹’도 어느 정도 영향 미친 거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호남 당원들도 이낙연 후보의 ‘미래’에는 확신을 갖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전남 무안군에 사는 신아무개(41)씨는 “반전 불씨를 살렸지만, 과반에 근접하지 못했다. 도지사했던 텃밭이고 정치적인 기반인데 지역의 민심을 완전히 얻지는 못한 거 같다”고 말했다. 광주 치평동에 사는 30대 김아무개씨도 “광주·전남 지역에서 조직표라고 할 수 있는 대의원 투표의 두 후보 차이가 크지 않았다. 이낙연 후보는 여론과 동떨어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발언 이후에 그걸 만회하는 걸 보여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호남 순회 경선은 지지자들간 신경전도 치열했다. 25일 광주·전남 순회경선이 열린 광주 김대중 컨벤션센터와 26일 전북 경선이 열린 전북 완주군 우석대학교 앞엔 수천여명의 지지자들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야외에 설치된 전광판을 통해 후보들의 정견 발표를 지켜봤고 지지하는 후보들이 나올 때마다 이름을 연호했다. 이재명 후보가 정견 발표 때 ‘대장동 의혹’을 해명하자 일부 이낙연 후보 지지자들이 “사퇴하라” “적반하장” 등을 외쳐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과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광주·완주/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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