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반도체 재고 공개" 美 압박에 "영업비밀을.." 발끈한 기업들

전혜인 입력 2021. 9. 26. 20:08 수정 2021. 9. 26. 20:1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미국 인텔, 대만 TSMC 등 전 세계 반도체 기업들을 대상으로 이 같이 통보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생산 확대를 강하게 추진하고 있고, 인센티브 확보 등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에서 기업들이 정부의 요구를 넘길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기업 입장에서도 정부가 기업들의 내부 정보를 통해 시장에 개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야 협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美정부, 삼성·인텔·TSMC에 통보
재고량 노출 땐 가격협상서 불리
"공급부족 심해도 너무했다" 반응
개별기업 눈치만.. 정부가 나서야
삼성전자 협력회사인 반도체 장비 기업 '원익IPS' 직원들이 반도체 생산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반도체의 재고 현황을 모두 밝혀라!"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미국 인텔, 대만 TSMC 등 전 세계 반도체 기업들을 대상으로 이 같이 통보했다. 통보 일시는 지난 24일, 제출 기한은 향후 45일 이내다.

기업에게 재고현황은 주주들에게도 알려주지 않는 영업비밀 중의 비밀이다. 재고량이 노출되면 가격 협상에서 기업이 불리해진다.

간단히 재고량이 많다는 것을 안 구매 측에서 제품 값을 깎으려 할 공산이 크다.

미 자동차 반도체의 공급부족 현상이 아무리 심각하다고 해도 "이번 조치는 심하다"는 글로벌 업체들의 반응이다. 전문가들은 "미 정부의 압박에 한국 정부 차원의 대응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등 국내 업체들은 미 정부의 요구에 극심한 눈치 보기와 함께 장고에 들어갔다. 국내 업체들은 일단 이번 미 정부의 제안이 글로벌 업체 전체를 대상으로 한 만큼 타국 업체들의 대응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미 정부의 요구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백악관 주최 글로벌 반도체 공급관련 화상회의에서 언급됐다. 당시 회의는 브라이언 디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이 주관했고 삼성전자와 미국 인텔, 대만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대표 기업과 미국 내 유관 업체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올 들어 미 백악관의 반도체 공급관련 회의는 이번이 세 번째다. 회의를 통해 미 정부는 반도체 기업들에게 반도체 제품의 재고와 주문, 판매 등 공급망 정보를 '자발적으로'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반도체 부족 사태가 반도체 제조사와 고객사의 예측 실패와 '재고 미스매칭'에서 비롯된 만큼 관련 현황을 파악해 조기 경보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러몬도 상무장관은 로이터통신에 "(반도체 부족 사태) 상황이 더 나아지지 않고 있고 어떤 면에서는 더 나빠지고 있어 더 공격적이 될 때"라고 말했다.

당초 업계는 올해 하반기부터는 반도체 부족 문제가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최근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의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제조공장들이 셧다운 됐고 생산 차질도 심화하고 있다.

하지만 미 정부가 요구한 자료는 영업기밀로 기업들이 재무제표에도 기록하지 않는 내용이어서 글로벌 업체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국내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 정부에게도 제출하지 않는 자료"라며 "미국 정부가 세계 반도체 가격까지도 결정하겠다는 셈"이라고 밝혔다.

그렇다고 개별 기업 입장에서 미 정부의 요구를 무시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정부는 국방물자생산법(DPA)까지 동원해 해당 정보 제출을 강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DPA는 한국전쟁 시절 군수물자 생산을 위해 마련된 법으로 앞서 코로나19 백신 제조 등에도 사용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최소한 영업 비밀 보장과 관련한 안전장치가 마련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생산 확대를 강하게 추진하고 있고, 인센티브 확보 등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에서 기업들이 정부의 요구를 넘길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기업 입장에서도 정부가 기업들의 내부 정보를 통해 시장에 개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야 협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혜인기자 hye@

Copyrights ⓒ 디지털타임스 & d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