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 낮다더니..국민도 "29일부터 대출 대폭 축소"
2021년 대출 증가율 억제선 5% 육박
전세자금·입주잔금 대출 등 줄여
타은행으로 대출수요 풍선효과
우대금리 축소 등으로 문턱 높여
일각 "실수요자 피해우려" 지적
지난달 NH농협은행의 대출 중단 이후 ‘대출절벽’ 우려가 제기되자 금융위원회는 그럴 가능성은 낮다며 선을 그은 바 있다. 당시 금융위는 “대부분 은행들은 자체 위험관리 기준에 따라 대출속도를 조절해왔기 때문에 자체 목표치까지 여유가 많이 있다”며 “적정수준의 가계대출이 지속적으로 공급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당국의 전망은 그러나 채 한 달도 못 가서 공염불이 되고 있다. 은행권 대출제한 조치는 도미노처럼 이어지고 있고, 잇따른 풍선효과도 나타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이 대출을 중단한 지 1개월이 지난 지금, 시중은행의 대출여건은 급격히 악화됐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규모 1위인 KB국민은행마저 오는 29일부터 전세자금대출, 입주 잔금대출,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 한도를 대폭 축소한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연간 증가율을 5∼6%로 관리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지난 23일 기준 4.31%까지 오르자 증가세 줄이기에 나선 것이다.
농협은행을 제외한 4대 시중은행으로 좁혀서 봐도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은 늘어났다. 6월 -7525억원에서 7월 2조4158억원, 8월 3조2899억원으로 오르더니 지난달 24일 이후 한 달 동안엔 4조1166억원 급증했다. 농협은행의 대출 중단에 따라 4대 시중은행으로 대출 수요가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대출 축소 도미노 현상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서는 불가피하다는 의견과 함께 실수요자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하려면 줄이긴 해야 하는데, 갑작스럽게 줄이면 꼭 필요한 사람이 대출을 받지 못할 수 있다“며 “12월까지는 3개월의 시간이 남았으니 완만하게 줄여가거나 선별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10월 초 출범하는 토스뱅크의 신용대출 최저 금리는 2%대 후반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조희연 기자 ch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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