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저것 다 안된다..속타는 대출수요자들 몰리는 상품 있다는데

김유신 2021. 9. 26.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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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억 이하 주택만 해당되는
주택금융공사 정책상품
최장 40년 고정금리 대출로
시중은행보다 한도도 많아
노원·도봉·강북 지역 대출자
은행에 잇달아 한도 문의
최근 시중은행이 주택담보대출 한도 조이기에 본격 나서면서 정부의 정책금융 상품인 '적격대출'이 주목받고 있다. 정부가 고정금리 상품을 늘리기 위해 내놓은 이 상품은 무주택자나 주택 처분을 약속한 1주택자가 시가 9억원 이하 주택을 구입할 때 받을 수 있는 한국주택금융공사 상품이다. 특히 은행의 가계대출 한도에 포함되지 않아 대출 보릿고개에서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최후 보루'로 각광받고 있다.

26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주금공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적격대출 잔액은 47조2502억원으로 집계됐다. 적격대출은 2017년 59조9750억원에 달했지만 작년 말 48조6929억원으로 3년 만에 잔액이 10조원 가까이 줄었다. 금융위원회가 가계부채 대책의 일환으로 적격대출 공급량을 매년 1조원씩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1인당 받은 연도별 평균 대출액은 꾸준히 늘고 있다. 2017년만 해도 1인당 평균 대출액이 1억2200만원이었는데 올해 7월에는 5000만원 이상 늘어난 1억9700만원을 기록했다. 집값 상승에 따라 대출액도 늘어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적격대출의 대출 한도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가 적용된다. 매일경제가 시뮬레이션해본 결과 DSR 규제가 적용되는 투기지역의 시가 8억원짜리 주택을 구입할 경우 연 소득이 5000만원인 근로자는 시중은행에서는 3억7000만원, 적격대출로는 3억9000만원을 30년 만기로 빌릴 수 있다. 이는 적격대출 30년 만기 금리 연 3.1%, 시중은행 30년 만기 평균 금리 연 3.5%를 적용한 결과다.

만 39세 이하 청년과 결혼 7년 이내 신혼부부는 적격대출 한도가 더 많다. 최장 40년 만기 고정금리로 대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DSR 규제 적용 시 만기가 길어질수록 연간 갚아야 하는 대출 원리금이 줄어들어 대출 한도가 늘어나는 원리다. 위 사례에서 만기 40년 적격대출로 받을 수 있는 최대 대출 한도는 약 4억5000만원이었다. 시중은행 최대 한도인 만기 35년으로 대출을 실행할 때 받을 수 있는 한도인 약 4억원보다 5000만원 더 많은 셈이다.

최근 시중은행 대출 상품 금리가 급격히 올라 적격대출 금리가 더 낮아진 점도 적격대출의 장점이다. 주금공에 따르면 이달 기준 주요 시중은행에서 판매되는 40년 만기 '금리고정형 적격대출' 금리는 연 3.1%다. 주요 시중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 상품 최저 금리가 3%대 초반, 최고 금리는 4%대 중반에 형성된 것과 비교하면 적격대출이 훨씬 매력적인 셈이다.

적격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이를 취급하는 하나·우리은행과 주요 지방은행 등에서 신청하면 된다. 매년 대출 한도가 정해져 있지만 현재 주요 시중은행에서는 여전히 취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적격대출은 은행별로 분기별 한도가 있어 매 분기 초에 대출을 받는 것이 유리하다. 대출을 신청하는 달과 대출이 실행되는 달이 같아야 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적격대출이 대출 가뭄 속 단비 같은 상품이지만,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시중은행의 대출 조이기 '풍선효과'로 적격대출 수요가 지나치게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공존한다. 최근 20·30대 실수요자 위주로 적격대출을 받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주택 가격을 떠받치는 용도로 적격대출이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지역에서 주택을 구매하기 위해 적격대출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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