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發 '학점 인플레' 심각..절반 이상이 A학점 받아
서술형으로 변별력 키우지만
시험 부정행위 방지책 안간힘
◆ 비대면 대학 수업의 그늘 ◆
서울 한 사립대에서 미디어 강의를 하는 A교수는 기말고사를 오픈북 시험으로 냈다. 비대면으로 시험까지 보는 상황에서 객관식으로 냈다가는 공정성 시비가 나올 것으로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채점 후 50명 중 8명에게 F학점을 줬다. A교수는 "오픈북 시험이라고 하면 책을 보고 쓸 수 있기 때문에 공부를 제대로 안 해오는 학생도 있었다"면서 "참고서적이 있어도 오픈북 시험은 수업 내용을 잘 이해하지 않으면 바로 답안에 나오기 때문에 오히려 공부를 안 한 학생들을 식별해내기는 더 쉬웠다"고 말했다.
대학 내 학생 평가와 관련해 교수마다 채택하는 시험 방법은 크게 필기, 구술, 과제물 등으로 다양하다. 그러나 학생 평가 역시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니 평가에 공정성 시비가 이는 것을 배제하기 위해 이른바 수업에 활용됐던 자료나 교과서 등을 지참한 상태로 볼 수 있는 오픈북 시험이 대세가 된 분위기다. 주로 암기식인 단답형 문제보다는, 정답은 있지만 푸는 과정이 중요한 서술형이나 배운 내용을 토대로 자신의 견해까지 밝혀야 하는 논술형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작년 2학기 129개 학교 중 21곳(16%)만이 대면 시험이 기말고사 원칙이었다. 70곳은 비대면 시험 방침이었고, 26곳은 교수 재량으로, 대면 시험을 치는 곳은 적었다.
김동윤 건국대 명예교수는 "수업에 대한 이해, 텍스트에 대한 고민이 제대로 돼 있지 않으면 참고서적을 수십 권 가져다 놓아도 제대로 된 답안을 쓸 수 없는 것이 오픈북 시험"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 교수는 학생들의 커닝을 우려해 강의실을 추가로 확보해 필기시험만 대면으로 진행하거나 아예 실시간 원격으로 학생들이 각자 집에서 시험 보는 모습을 모니터링하는 등 자구책을 쓰기도 한다.
또한 오픈북으로 정확한 실력 측정이 가능하지만 학생들의 반발을 우려해 학점을 잘 주는 현상은 비대면 수업 이후 더 심해졌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1년 4월 대학정보공시'에 따르면 전국 195개 4년제 대학에서 지난해 과목별 A학점 이상을 취득한 재학생 비율은 54.7%로 전년(33.7%)보다 21%포인트 상승해 학점 인플레이션이 만연했다.
[김제림 기자 /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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