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만 틀어놓고 반수·알바行.."이대로면 대학교육 틀 무너져"
실시간 온라인 수업 열어도
100명 중 30명만 수업 참여
학생간 실력 양극화 현상 심각
친구·선후배 관계 갈증 여전
전면 대면수업 적극 검토해야
◆ 비대면 대학 수업의 그늘 ◆
비대면 수업이 일상화되면서 학생들의 수업 집중도가 낮아지고 있다. 시간 여유가 생겨 학교 수업 외에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수업 집중도나 교수와의 상호작용 등에 큰 공백이 발생하고 있어 교수들은 대면 수업 재개를 촉구하고 있다.
강창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비대면 수업을 해보니 학생 간 실력 양극화가 크게 벌어진 것 같다"며 "대면 수업을 할 때는 교수님도 봐야 하니까 조금씩이라도 공부하고 준비해 평균이 유지됐다면, 지금은 하는 학생들은 하고 안 하는 학생들은 아예 안 해 격차가 커졌다"고 말했다. 비대면 수업은 녹화 영상을 반복해 볼 수 있어 학습 효과 측면에서 나을 수도 있지만 학생들이 이를 반복해 숙지하려는 의지가 없으면 아무 효과도 못 내기 때문에 학생 간 수업 이해도에 차이가 나는 것이다. 박인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생들이 편하다는 이유로 대학에서는 비대면 수업을 하고 있는데 과연 대학에서 '진짜 교육'을 하려는 것인지, 학생들을 편하게 하는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교육이라는 건 결국 힘을 들일수록 효과가 있는데 수요자 선호도만 감안해서 대면 수업을 안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대면 수업이 주는 구속성이 없어서 아예 학업에서 마음이 멀어지는 경우도 다수다. 수도권에 소재한 한 대학의 3학년생인 C씨는 이번 1학기에 줌이 아닌 녹화 영상으로 이뤄지는 수업만 골라 들었다. 단기 아르바이트(알바) 업체에서 언제 '콜'이 올지 모르기 때문에 수입이 괜찮은 콜이 오면 언제든 달려가기 위해서였다. C씨는 "그동안 학업과 알바를 병행하기 힘들었는데 이제는 수업 영상을 틀어놓기만 하면 어디서 뭘 하든 상관없기 때문에 편하다"고 말했다. 학생 역시 자기 시간 활용을 이유로 온라인 수업을 선호하고 있지만 학교 생활에서 친구, 선후배, 교수와의 관계에 대한 갈증은 해결되지 않고 있다. 대구 소재 K대에 재학 중인 한 2학년 학생은 "작년 코로나19로 인해 새내기 캠퍼스 로망도 누리지 못하고 2학년이 된 우리 코로나19 학번을 '미개봉 중고'라고 친구들이 자조하고 있다"면서 "마음은 새내기인데 벌써 헌내기가 됐고 아직도 제대로 대학을 가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교수들은 학생들의 학습권을 생각하면 빨리 대면 수업을 시작하도록 학교가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방 국립대 E교수는 "학생 중 확진자가 나오면 학교에서는 모두 단과대, 학과에 책임을 물으니 어느 교수가 쉽게 대면 수업을 시작하겠나"라며 "두 과목이 비대면 수업을 하는데 대면 수업을 하는 한 과목을 듣기 위해 장거리를 통학하라고 하면 학생들이 싫어할 수밖에 없으니 전면으로 대면 수업을 한다는 학교 방침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대학 교수는 "대학은 단지 지식이나 기술을 전달하는 곳만이 아니다"며 "이대로 비대면 수업이 더 이어지면 대학 교육의 틀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제림 기자 / 고민서 기자 /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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