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이달 美기술주 ETF 집중 매수

김정범 2021. 9. 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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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테크톱10' 1281억 사들여
국내 상장 ETF 중 최대 순매수
당국 규제, 헝다 위기설 영향에
인기 끌던 中 ETF 매수는 주춤
수익률은 2차전지ETF 돋보여
이달 들어 개인투자자가 선호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종목이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까지 개인투자자는 중국 전기차 관련 ETF를 가장 많이 사들였지만 이달 들어서는 미국 기술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4일까지 개인투자자는 'TIGER(타이거) 미국테크톱(TOP)10 INDXX' ETF를 128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국내에 상장된 ETF 가운데 가장 큰 액수였다.

개인투자자는 순매수액 기준 두산중공업(1219억원), LG디스플레이(1140억원)보다 해당 ETF를 더 많이 사들였다. 미국테크톱10 ETF는 마이크로소프트·애플·구글·아마존 등 대표적인 미국 기술 기업을 집중 편입하고 있으며, 최근 석 달 새 11%가량 가격이 상승했다.

반면 지난달까지 개인투자자가 집중적으로 러브콜을 보내온 '타이거 차이나전기차솔랙티브' ETF는 최근 매수세가 다소 꺾인 모습이다. 이달 들어 차이나전기차 ETF 순매수액은 1075억원으로 미국테크톱10 ETF에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8월 한 달간 개인투자자는 차이나전기차솔랙티브 ETF를 2791억원가량 순매수하면서 ETF 가운데 가장 높은 순매수액을 기록한 바 있다. 순자산총액 규모는 차이나전기차 ETF가 지난 23일 기준 2조340억원으로 미국테크톱10 ETF(7467억원)보다 크다. 하지만 두 달 새 미국테크톱10 ETF 순자산이 3935억원가량 증가하면서 빠르게 규모를 키우고 있다.

개인투자자의 투자 양상 변화에는 최근 중국 당국의 연이은 규제 움직임에 중국 헝다그룹 채무 불이행 이슈가 불거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헝다그룹 문제가 수면 위로 나온 직후인 23일 하루 동안 개인투자자는 미국테크톱10 ETF를 257억원어치 순매수한 반면, 차이나전기차는 4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는 데 그쳤다.

박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에 따른 주가 조정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면서 "금리 인상은 성장주 가치를 감소시키는 요인이 되며 투자자들은 차익 실현 욕구가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익률 측면에서는 이달 들어 2차전지 관련 ETF 성과가 눈에 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24일 '타이거 2차전지테마' ETF는 13.24% 올랐다. 레버리지, 인버스 상품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타이거 2차전지테마의 최근 6개월 수익률은 48.00%, 1년 수익률은 112.47%에 달한다.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SK아이이테크놀로지, SKC 등의 비중이 높다. 비중이 가장 높은 에코프로비엠은 이달 초 30만원대이던 주가가 지난 24일 47만600원까지 폭등했다. 엘앤에프 주가도 이달 들어 11만원대에서 19만원대로 치솟았다.

'KODEX(코덱스) 2차전지산업'도 이달 들어 6.18% 올라 수익률 상위에 들었다. 코덱스 2차전지산업의 최근 6개월 수익률은 37.15%, 1년 수익률은 105.79%에 달한다. 타이거 2차전지테마보다 수익률이 떨어지는 것은 2차전지 소재 업체보다 셀 제조업체인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비중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LG화학 주가는 올해 초 100만원을 돌파하기도 했지만 제너럴모터스(GM) 전기차 볼트 화재로 인한 리콜 이슈가 불거지면서 최근 70만원대에 갇혀 있다. 연초 30만원이 넘던 SK이노베이션 주가도 25만원 안팎의 횡보세다. 배터리 셀 제조업체의 주가 부진으로 '타이거 KRX2차전지K-뉴딜'은 이달 수익률이 3.16%에 그친다. 이 ETF는 LG화학,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비중이 70%가 넘을 정도로 셀 제조업체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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