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완저우, 영웅처럼 돌아왔지만..美中 긴장 여전히 팽팽

곽윤아 기자 입력 2021. 9. 26.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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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요구로 캐나다에서 가택 연금됐던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이 25일(현지 시간) 중국으로 돌아왔다.

멍 부회장은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캐나다에서 체포돼 가택 연금에 들어간 지 3년 만에 중국 선전 바오안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국 교수는 "(멍 부회장의 석방은) 전체 외교 전쟁 중 한 전투에서 승리한 것일 뿐 미국이 중국 봉쇄를 포기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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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택연금 3년 만에 中 귀국
中은 加사업가 등 2명 석방
中언론 "대미항전 승리"선전
美도 中제재·봉쇄 정책 유지
쿼드 압박 등 對中견제 '고삐'
25일(현지 시간)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이 중국 선전 바오안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사람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AP연합뉴스
[서울경제]

미국의 요구로 캐나다에서 가택 연금됐던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이 25일(현지 시간) 중국으로 돌아왔다. 미중 갈등의 해묵은 문제 중 하나가 3년 만에 일단락된 셈이다.

하지만 화웨이를 겨냥한 미국의 제재가 계속되고 있고 반도체 패권, 양안 문제 등 갈등 요인도 산적해 양국 간의 팽팽한 긴장감은 여전하다. 특히 미국은 전날 첫 대면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 등 4개국 안보협의체)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미사일 요격 등을 겨냥해 위성 정보를 공유하기로 하는 등 대중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사진 설명

멍 부회장은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캐나다에서 체포돼 가택 연금에 들어간 지 3년 만에 중국 선전 바오안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전날 멍 부회장이 일부 잘못을 인정하는 대가로 미 국무부가 기소를 연기하자 곧바로 고국행을 결행한 것이다. 중국도 지난 2018년 멍 부회장 체포에 반발해 간첩 혐의로 수감했던 캐나다 대북 사업가와 전직 외교관을 석방했다. 흡사 미소 냉전 시절의 ‘인질 맞교환’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중국은 멍 부회장의 석방을 ‘대미 항전의 승리’로 선전하고 있다. 멍 부회장이 중국 기술 굴기의 상징인 런정페이 화웨이 창립자의 딸이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 현지 언론은 캐나다인 석방 사실은 보도조차 하지 않고 있다. 다수의 중국인은 멍 부회장이 풀려난 사실만 알고 있다는 얘기다. 멍 부회장은 귀국 직후 “조국은 우리의 가장 강력한 방패”라며 공산당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공항에 모인 수백 명의 시민들은 오성홍기를 흔들며 멍 부회장을 환영했고 약 6,000만 명의 중국인이 생중계를 통해 이 모습을 지켜봤다.

25일(현지 시간) 중국 선전 바오안 국제공항에서 시민들이 오성홍기를 흔들며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의 귀국을 환영하고 있다./AP연합뉴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멍 부회장의 석방이 “미중 양국 간 긍정적 상호 작용의 토대가 마련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중국 내에서조차 미중 갈등은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국 교수는 “(멍 부회장의 석방은) 전체 외교 전쟁 중 한 전투에서 승리한 것일 뿐 미국이 중국 봉쇄를 포기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밝혔다.

실제로 미국이 화웨이에 부과한 제재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양국 간의 근본적 갈등이 끝나지 않았다는 증거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23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필요할 경우 화웨이에 추가 제재를 내릴 수 있다”고도 했다. 미국은 대중 견제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24일 대면 쿼드 정상회담에서 4개국은 지구 관측 위성 데이터를 공유하기로 합의했다. 기후위기 및 자연재해 대책 차원이지만 중국의 군사 활동을 견제하려는 정기적 포석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지난 2018년 중국 당국에 체포됐던 캐나다 전직 외교관 마이클 코브릭이 25일(현지 시간) 캐나다에 도착해 부인과 포옹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멍 부회장의 석방에 대한 미국 내 여론도 부정적이다. 미국이 중국에 추가 화해 조치를 내놓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짐 리시 상원의원은 “앞으로 중국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외국 시민을 (억류해) 협상 도구로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이번 조치가 양국 갈등의 해빙이라는 평가는 시기상조”라며 “이란·북한과 부정 거래를 하는 것이 허용된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곽윤아 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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