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벌 괴질' 퇴치 힘쓴 김대립 농부 '최고 농업기술 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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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토종벌 괴질'로 불리던 낭충봉아부패병 70~80%는 진정됐어요. 사육기술 개발과 저항성을 갖춘 새 토종벌 때문이지요."
전국의 토종벌을 초토화하면서 '토종벌 괴질' 등으로 불렸던 토종벌 전염병 낭충봉아부패병 퇴치에 힘쓴 김대립(48·청주 청토청꿀 대표) 한국한봉협회 청주지회장이 지난 23일 '대한민국 최고 농업기술명인'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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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벌 궤멸시킨 전염병 퇴치 앞장
농촌진흥청 공로 인정해 명인으로
“이제 ‘토종벌 괴질’로 불리던 낭충봉아부패병 70~80%는 진정됐어요. 사육기술 개발과 저항성을 갖춘 새 토종벌 때문이지요.”
전국의 토종벌을 초토화하면서 ‘토종벌 괴질’ 등으로 불렸던 토종벌 전염병 낭충봉아부패병 퇴치에 힘쓴 김대립(48·청주 청토청꿀 대표) 한국한봉협회 청주지회장이 지난 23일 ‘대한민국 최고 농업기술명인’으로 선정됐다.
농촌진흥청이 인증하는 ‘대한민국 최고 농업기술명인’은 식량·채소·화훼·특작·축산 등 농업 한 분야에서 15년 이상 경력을 지닌 현역 최고 영농인 가운데 선발한다.
김 지회장은 낭충봉아부패병을 막는 기술을 개발·보급하고, 토종벌 사육기술을 체계적으로 정립하는 등 토종벌 보존 공로를 인정받았다. 할아버지, 아버지에 이어 토종벌을 기르고, 토종꿀을 생산해온 그는 지난 10여년 동안 낭충봉아부패병 퇴치에 매달렸다. 이 병은 면역력이 약해진 토종벌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서서히 말라 죽어가는 전염병이다. 2009년 발병 이후 2년 만에 전국 토종벌 70% 이상을 궤멸시켰다. 지금까지도 백신·치료제가 없다. 그는 “실제 농가에선 90% 이상 토종벌을 잃을 정도로 피해가 컸다. 이름조차 생소한 전염병에 맥없이 초토화된 벌을 지키려고 직접 퇴치에 나섰다”고 했다.
그는 2011년 전국의 토종벌 사육 농민 23명과 ‘토종벌 지킴이’(토지)를 꾸려 틈틈이 공부하고, 관련 정보를 공유했다. 민간인 출입 통제선 안 마을, 제주, 전남 완도 등 바이러스가 침투하지 않은 마을을 찾아 토종벌을 키우면서 내성이 강한 토종벌 사육기술을 개발했다. 농촌진흥청과 낭충봉아부패병 퇴치를 위한 공동 연구를 진행했고, 한국한봉협회 회생팀장을 맡아 토종벌 보존과 부활에 힘썼다. 그는 ‘해충 침입 방지 벌통’, ‘토종벌 인공 분봉법’, ‘벌통 보온 자동개폐 장치’ 등 관련 특허 9건을 개발해 등록했다.
김 지회장 등 토종벌 사육 농가의 기술 개발과 지난 2019년 농촌진흥청이 육종한 저항성 토종벌 ‘한라벌’ 등을 농가에 집중적으로 보급하면서, 지금은 낭충봉아부패병 확산 세가 잡힌 상태다. 최용수 농촌진흥청 농업연구사는 “낭충봉아부패병으로 궤멸 직전의 토종벌을 지켜내는 데 김 지회장 같은 토종벌 사육 농가의 끊임없는 사육 기술 개발과 공유 노력이 컸다. 저항성 토종벌을 농가에 보급한 이후 최근엔 예년의 토종벌 사육 수준을 거의 회복한 상태”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40년째 토종벌을 기르며 살아온 그는 토종벌의 생활 터전이면서, 꿀밭인 밀원 등을 활용한 농촌 환경 보존과 경관 관광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그는 전남 완도 소안도·대모도, 제주 서귀포, 청주시 낭성면 등에 유채·메밀 등이 어우러진 밀원을 조성했다. 그는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도 멸망한다는 말처럼 벌이 살아야 인간도 살 수 있다. 꿀벌의 터전이 밀원이듯, 농촌이 우리의 환경 터전일 수 있다. 농촌을 잘 보존하고 가꿔 인간과 자연이 공존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사진 청주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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