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하면 50억?"..화천대유가 밝힌 곽상도 아들 '위로금'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 곽병채(32) 씨가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특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에서 퇴직금으로 50억 원을 받은 것에 대해 직접 해명에 나섰으나, 이른바 ‘아빠 찬스’ 논란에 대해선 말끔히 해소되지 않았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오후 페이스북에 곽 씨가 건강에 적신호가 켜질 정도로 화천대유에서 격무를 했다는 점을 강조한 해명을 겨냥해 “열심히 일하면 50억 버나?”라고 반문했다.
정 의원은 “30대 초반에 6년 일하고 퇴직금 50억을 번, 조선시대 세자도 감히 이루지 못할 업적을 쌓았다”며 “(문재인 대통령 아들) 문준용을 그렇게 물고 늘어지더니 자기 아들 퇴직금 50억은 몸 상해가며 정당하게 번 껌 값인가?”라고 꼬집었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도 이날 곽 씨의 ‘나도 직원으로 열심히 일 해 번 돈’이라는 해명을 내놓은 것에 대해 “어이가 없다. 기가 막힌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강 대표는 “대한민국 청년 대다수가 취업해서 누구보다 열심히 최선을 다해 일한다. 하지만 50억은 성과급과 퇴직금은 꿈도 꿀 수 없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곽상도 의원 아들은 화천대유에 아버지의 소개로 입사했다고 인정했다. 그가 취한 50억이라는 어마어마한 이득은 과연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아버지의 영향 없이 가능한 일이었을지 합리적 의심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곽 씨의) ‘나도 직원으로 열심히 일해 번 돈’이라는 말은, 밤낮도 없이 주말까지 일해도 수십억은 고사하고 시간당 만원 남짓 추가 근무수당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는 수많은 또래 청년들을 생각한다면 결코 해서는 안 되는 말”이라며 “곽 의원 아들이 받은 성과급과 퇴직금 액수는 국민 누가 보더라도 비상식적이며, 일반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규모”라면서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자녀에 대해서는 줄기차게 의혹을 제기하면서, 본인이 비판을 받자 ‘나는 모르는 일’이라며 아들 뒤에 숨은 곽 의원은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며 “만약 택지 개발로 생기는 이익을 사사로이 아들에게 쥐어주려 한 것이 사실이라면 곽 의원은 애초에 공직자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민주당에도 “곽 의원 아들의 성과급과 퇴직금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확천금을 소수의 사람들에게 안겨준 민주당 지방정부의 사업으로 탄생한 작품”이라며 “부디 스스로 과오가 무엇이었는지 먼저 되돌아보기 바란다”고 전했다.
앞서 곽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아들 곽 씨의 입장문을 공개했다.
곽 씨는 화천대유로부터 성과급·위로금·퇴직금 등 명목으로 28억 원을 실수령했다며, 자신에게 부친인 곽 의원이 화천대유를 소개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버지께서 ‘김○○가 부동산 개발 사업을 하는데 사람을 구한다고 하니 생각이 있으면 한번 알아보라’고 했다”고 전했다. 김○○은 머니투데이 기자 출신이자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로 추정된다. 곽 의원과는 성균관대 동문으로 친분이 있다.
곽 씨는 곽 의원이 자신이 28억 원을 수령한 사실을 최근에 알았다면서 “화천대유가 언론에 크게 보도되고 어떻게 된 것인지 물어보셔서 급여랑 성과급 등을 말씀드렸다. 제 인생은 제가 선택하고, 제가 책임지고, 제가 그려왔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 돈은 모두 제 계좌에 있고, 제가 화천대유에 입사해서 일하고 평가받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2018년 기침, 이명, 어지럼증 등 건강에 적신호가 켜질 정도로 화천대유에서 열심히 일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주식이나 코인에 투자하는 것보다 회사와 오너에게 인정받도록 해야겠다는 일념으로 회사에 다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 열심히 하고, 인정받고, 몸 상해서 돈 많이 번 것은 사실”이라며 “대장동 사건의 본질이 (화천대유가) 수천억 원을 벌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설계의 문제냐, 그 속에서 열심히 일한 한 개인의 문제냐”라고 되물었다.
화천대유도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회사 내부 지급기준과 절차에 따라 합법적으로 (곽 씨에게) 퇴직금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화천대유는 “다른 일반 회사와 달리 대다수 부동산개발회사는 임직원들에게 평소에는 기본급 위주로 지급하고 개발사업의 성공적 수행 시 고액의 성과급 지급에 따른 임금 보상체계를 운영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곽 씨의 경우 퇴직 당시까지 지급이 지연돼 온 대장동 개발사업의 성공에 따른 성과급 지급의 보상도 함께 이뤄진 것이고, 퇴직금 산정에서도 평소의 기본급 위주로 받아왔던 임금만을 기준으로 한 것이 아니라 그동안 대장동 개발사업의 성공에 따른 성과급도 포함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화천대유는 “곽 씨가 7년간 화천대유에서 근무하며 격무에 시달리면서 얻게 된 질병도 하나의 퇴직 사유가 됐다”며 “퇴직 당시 지급받은 금액 중에는 질병에 대한 퇴직 위로금의 성격으로 당시 회사 이사회의 결의를 통하여 승인, 지급된 금액도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박지혜 (nonam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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