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전 세컨드라이프와 달라..요즘 메타버스는 진짜"

임영신 입력 2021. 9. 26. 17:21 수정 2021. 9. 26.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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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드라이프 실패 극복한 '2021 메타버스'
① 고객 - 3040세대 위주였다면 지금은 1020세대가 주축
② 기술 - 3G·PC서만 가능했지만 5G·클라우드로 빨라져
③ 비용 - 비싼 아이템 사야 했지만 이제 무료로도 즐겨
"가상세계에서 즐기는 '제2의 인생'. 꿈꾸는 모든 것이 가능합니다."

2003년에도 세계를 흥분시킨 메타버스 열풍이 있었다. 미국 스타트업 린든 랩이 만든 3차원 가상세계 '세컨드라이프'에 사람들은 열광했다. 아바타로 광활한 공간을 누비며 '린든달러'라는 가상화폐로 아이템과 부동산을 거래했다. 100만달러(약 11억원) 상당의 자산을 일궜다는 뉴스도 나왔다.

IBM, BMW, 도요타자동차, 로이터 등 글로벌 기업이 앞다퉈 입성하며 '제2의 웹 세상'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2000년대 중후반 이후 사용자들이 떠나고 기업들도 철수하면서 세컨라이프는 '잊힌 플랫폼'으로 전락했다. 왜 실패한 걸까.

메타버스 열풍은 20년 만에 다시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불러온 비대면 문화가 기름을 부었다. '메타버스 경제'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지금, 세컨드라이프가 몰락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가장 큰 이유로 대중성이 꼽힌다. 네이버 손자회사 네이버제트가 만든 제페토는 2억명 이상의 가입자를 끌어모았고 이 중 80%가 미래 주력 소비자로 불리는 10대다. 로블록스는 올해 하루 평균 사용자가 4320만명이며 작년보다 29% 늘었다. 반면 2006~2007년 세컨드라이프 가입자는 400만~500만명 수준이었고 갈수록 내리막길을 걸었다. 사양이 높은 PC에서만 구동되는 데다 아바타 조작이 상당히 어려웠기 때문이다. 김상균 강원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지금 메타버스처럼 스마트폰에서 이용 가능한지가 접근성 측면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기술의 한계도 뚜렷했다. 세컨드라이프 유행 당시는 3G·LTE 네트워크 환경이었고, 방대한 3D 그래픽 데이터를 처리하기에는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가 빈약했다. 반면 지금은 5G는 기본이고, 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들의 강력한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기술까지 적용되면서 빠르게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메타버스에서 벌어지는 경제활동에도 차이가 있다.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세컨드라이프는 타깃이 30대 이상 성인에 가깝다. 건물을 지으려면 돈을 내고 토지를 확보해야 하는 등 비용이 만만찮게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반면 요즘 메타버스 플랫폼은 사용자가 아이템을 제작·판매하는데 필요한 비용이 거의 없다. 사용자가 아바타 의상과 액세서리, 가상공간 등을 개발할 수 있는 '제페토 스튜디오'에서는 작년 3월부터 지난 8월까지 누적 2500만개 아이템이 거래됐다. 제페토 가상화폐인 '잼'으로 각종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는데, 1잼당 약 85원으로 환산하면 약 64억원 규모다. 연말까지 100억원 돌파가 확실시된다. 로블록스에는 일반 사용자 중에 '로블록스 게임 전문 개발자'라는 신종 직업이 생겼고 매달 많게는 억대 수입을 벌어들인다. 유튜브처럼 생산과 소비가 선순환하는 구조가 구축되고 있는 셈이다.

후발 주자인 SK텔레콤도 이프랜드에 경제활동 요소를 강화하고 있다. 사용자가 아이템을 만들어 판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거래 수단인 '이프코인(가칭)'을 만들기로 했다.

글로벌화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세컨드라이프 사용자는 주로 미국에 국한됐다. 반면 요즘 메타버스 플랫폼은 대중적인 그래픽과 첨단 기술을 앞세워 공격적으로 해외 영토를 넓히고 있다. 제페토는 90%가 해외 이용자이며 구찌·크리스챤 디올, 디즈니 등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에 적극적이다. 로블록스·마인크래프트 등도 북미에서 벗어나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태평양 사용자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스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면 가상 자산·화폐에 대한 소유와 관리가 중요해지고 대체불가토큰(NFT) 같은 블록체인 기술과의 결합이 현실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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