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1·2차 철도망 계획 미착수 사업 '20%' 넘어..GTX 완공시점도 늦어질 듯

[경향신문]

서울 동작구 상공에서 바라본 도심 /김창길 기자

1·2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담긴 신규사업 중 검토 절차조차 시작하지 않은 ‘미착수’ 사업 비중이 20%를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충분한 검토없이 철도망 구축계획을 발표하면서 추진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수도권 집값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히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사업의 경우 완공시점이 정부 전망보다 늦춰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1~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진행상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1·2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된 신규사업 총 44개 중 10개(22.7%)는 계획기간 동안 검토 단계조차 진행되지 않은 미착수 사업으로 집계됐다.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은 10년 단위로 설립하는 철도분야 최상위 법정계획이다. 1차는 2006~2015년, 2차는 2011~2020년 기간을 범위로 철도망 사업목표와 투자 계획 등을 담았다.

1차 계획에선 목표로 한 신규사업 22개 중 6개(27.3%)가 미착수 상태로 집계됐다. 영동선(영주~동백선) 복선전철화, 경북내륙선(김천~영덕) 단선전철 등이 미착수 사업에 포함됐다. 2차 계획의 경우 신규사업 22개 중 4개(18.2%)가 작업에 착수하지 않은 사업으로 분류됐다. 계획기간이 3년 정도 남은 3차 계획(2015~2025)은 36개 신규사업 중 2개(5.6%)가 미착수 상태다. 서울 9호선 복선전철(강일~미사), 인천신항선 단선철도(월곶~인천신항) 사업이 아직 미착수 상태에 있다.

GTX는 10년 전 2차 계획에 처음 포함된 후 사업에 착수했으나 추진 속도가 느리다. 반면 ‘개발 호재’로 부각되면서 해당 지역 집값을 가파르게 끌어올린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GTX 정차가 예상되는 의왕시(23.0%), 시흥시(23.1%), 안양 동안구(24.3%), 인천 연수구(26.2%) 등은 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 집값이 큰 폭으로 뛰었다.

그러나 부동산 업계에선 GTX가 실제 완공되려면 정부의 목표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A노선은 유일하게 착공에 나섰으나 공사 현장에서 유적이 발견되는 등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정부 목표는 2023년 말 개통인 반면 업계에선 일러야 2025~2026년 개통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아직 기본계획 수립단계인 B노선은 수익률이 높지 않다는 평가가 있어 착공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C노선의 경우 지난 6월 현대건설컨소시엄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돼 협상단계에 들어섰다. 그러나 주민 반발 등 변수가 있어 개통 시점은 정부 목표인 2027년보다 더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상혁 의원은 “철도망 구축을 비롯한 광역교통 사업 집행 부진 문제는 하루이틀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주민들의 삶의 질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는 만큼, 조속한 사업 추진을 위해 사전 행정절차부터 차질 없이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GTX 노선도. 경향신문 자료사진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