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사태' 단기 해결 어렵지만.."2008년 리먼 위기와 다르다"

전슬기 2021. 9. 26.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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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헝다(에버그란데)그룹 사태가 2008년 미국 리먼브라더스 파산과 다르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360조원에 달하는 헝다그룹 부채는 13년 전 세계를 금융 위기에 몰아넣은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을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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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단순, 정부 빠른 개입 가능" 국내외 분석
중국 정부 지원 방법과 통제 능력이 해결 '열쇠'
연합뉴스 제공

중국 헝다(에버그란데)그룹 사태가 2008년 미국 리먼브라더스 파산과 다르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때처럼 최악의 글로벌 금융 위기로 번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사태의 단기간 해결은 어려우며, 중국 경기 둔화 등의 일부 충격은 불가피하다는 예상이 나온다.

360조원에 달하는 헝다그룹 부채는 13년 전 세계를 금융 위기에 몰아넣은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헝다그룹은 리먼브라더스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부채 정리가 단순하며, 정부의 빠른 개입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 24일 “헝다그룹은 부동산 개발 업체로 부채 규모가 크지만 대차대조표가 단순하고, 거래 상대방도 한정적이다”며 “리먼브라더스는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의 주요한 일원이었으며, 대차대조표는 복잡한 파생 금융 상품으로 채워져 있었다”고 밝혔다. 나이스신용평가사는 지난 23일 “부동산 개발 회사의 부채 정리는 2008년 미국 증권사의 자산 및 부채 정리보다 단순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헝다그룹의 차입금 규모는 은행 대출 시장에서의 비중이 0.35%에 불과하고, 채무의 상당 부문은 부동산 등의 담보가 있다. 이에 은행들의 직접적 손실 규모가 크지 않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이 같은 단순한 부채 관계는 중국 정부의 신속한 개입을 가능하게 한다. 중국은 미국보다 정부의 시장 장악력도 큰 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23일 “중국은 은행과 다른 주요 관계자들에 대한 통제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월가 분석가들은 리먼브라더스와 같은 최악의 사태를 피할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따라서 헝다그룹 사태 해결의 열쇠는 중국 정부에 있다고 보여진다. 중국 정부는 이번 위기가 실물 및 금융 위기로 파급되는 것을 최대한 막을 가능성이 크다. 그대신 헝다그룹을 무조건 지원해 살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가 최근 ‘공동부유’를 강조하며 부동산 시장 과열과 기업들의 도덕적 해이에 강한 규제 의지를 드러내고 있어서다. 헝다그룹을 본보기 삼아 직접적인 도움 보다는 구조조정 지원 쪽으로 정책 방향을 가져갈 가능성이 존재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당국은 헝다그룹이 질서 있게 업무를 관리하지 못할 경우 마지막 순간에만 개입할 준비를 하도록 지방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며 “이러한 접근은 경제적 또는 사회적 여파에 대비하면서도 부채에 시달리는 부동산 개발업자를 구제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중국 정부가 헝다그룹의 구조조정에 집중한다면 사태 해결에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또 정책 당국이 파장을 최소화한다고 해도 부동산 시장 및 건설 부문의 충격 등으로 인해 중국 경기 둔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은 “헝다그룹 위기에 따른 금융 시장 불안이 단시일 내에 해소되지 않겠지만, 시스템 위기로도 번지지 않을 것”이라며 “부정적 영향은 주로 부동산 투자 및 거래 위축에 국한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전슬기 기자 sg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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