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완저우 석방은 중국의 승리, 어떤 힘도 우리 전진 막을 수 없다"

체포 2년9개월 만에 중국 귀환
중국 인민일보·중앙방송 등 매체
미중 관계 개선 도움될 것 기대
보복관세 철폐 추가논의 길 열려

중국 선전 공항 도착한 뒤 환영 나온 사람들에게 손 흔드는 멍완저우. <EPA=연합뉴스>

중국의 주요 관영 매체들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의 멍완저우(孟晩舟) 최고재무책임자(CFO) 석방을 놓고 '강대한 중국의 승리'라며 대대적인 선전에 나섰다.

미중 갈등의 핵심으로 떠오른 멍완저우는 미국 정부 요청으로 캐나다 밴쿠버 공항에서 체포된 지 2년9개월 만인 24일(현지시간) 전격 석방돼 25일 중국으로 돌아왔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6일 논평에서 "중국 인민의 중대 승리"라며 "어떤 힘도 우리 위대한 조국의 지위를 흔들 수 없고, 어떤 힘도 중국의 전진을 막을 수 없다"고 자평했다.

이 신문은 "중국 인민은 외부 세력이 우리를 괴롭히거나 억압하거나 예속하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중앙방송(CCTV)은 '멍완저우의 귀환은 중국 공산당이 인민을 위해 말한 것은 이뤄낸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제목의 논평을 실었다.

이 방송은 "중국 공산당이 영도하는 강대한 중국은 중국 인민이 비바람을 막아내는 데 가장 강력한 보장"이라고 말했다.

환구시보는 멍완저우가 유죄를 인정하지 않아 자신과 화웨이의 존엄을 지켰다면서 "이번 결과는 중국의 존엄도 효과적으로 수호했다"고 썼다.

이 신문은 프랑스 알스톰 사건과 멍완저우 사건을 비교하며 중국의 국력을 치켜세웠다.

알스톰의 자회사 CEO였던 프레데릭 피에루치는 2013년 4월 해외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로 미국 공항에서 체포됐다. 자신이 경제전쟁의 인질이 됐다고 주장한 그는 미국 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5년 5개월 뒤에야 풀려났다. 이 사건으로 알스톰은 7억7200만 달러(약 9000억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또 중요한 에너지사업 부문을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에 매각해야 했다.

환구시보는 두 사건을 비교하며 "국가가 강대해지면 골칫거리도 많아지지만 강대한 국가여야만 존엄성을 지키면서 이런 문제에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내에선 멍완저우의 석방이 미중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후시진(胡錫進) 환구시보 편집인은 자신의 웨이보(微博) 계정에서 "중국과 캐나다의 관계를 다시 시작하고, 중국과 미국의 관계를 부드럽게 하는 데 일정한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며, 국제질서의 회복에도 도움이 되기를 희망했다.

보복관세 철폐를 기대하는 전문가도 있다.

황징 베이징외국어대학 교수는 "정치적 사건이 미중 양국의 정치적 타협으로 해결됐다"면서 "이번 일이 미·중 간 수년간의 분쟁에도 여전히 협력의 공간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쑹루정(宋魯鄭) 푸단대학 국제관계 연구원은 "멍완저우의 귀환으로 미중 양국 사이의 최대 논란거리가 사라졌고, 트럼프 정부가 2018년 부과한 보복관세의 철폐 등 추가 협력의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그는 보복관세 전부 또는 일부를 취소하는 논의가 이르면 다음 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작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다른 전문가들은 과학기술과 5G(5세대) 등 다른 핵심 영역에서 미중 경쟁이 더욱 격화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베이징의 한 교수는 "(멍완저우의 석방은) 전체 외교전쟁에서 한 전투에 승리한 것이라 할 수 있지만, 미국이 중국 봉쇄를 포기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