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곽상도 아들 50억 수령에 "화천대유는 누구겁니까"..'국민의힘 게이트' 총공세

김상범 기자 2021. 9. 26.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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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열린캠프의 김병욱 대장동 TF 단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 아들의 퇴직금 50억원 등과 관련해 대장동 사업에 대한 철저하고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경기지사 측과 더불어민주당은 성남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진원지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 근무했던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 곽모씨가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대가성 뇌물이라며 수사를 촉구했다. 여당 대선 주자들도 한 목소리로 “모든 의혹을 털어내야 한다”라며 곽 의원 수사를 요구했다. 국민의힘으로부터 대장동 의혹을 받아 온 이 지사로서는 이를 ‘국민의힘 게이트’로 반전시킬 기회를 얻은 셈이다.

이 지사 캠프의 대장동 태스크포스(TF) 단장인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에게 묻는다. 곽 의원의 아들이 받은 50억원의 실체는 무엇인가”라며 “토건세력이 이재명 후보의 완전공공개발을 저지한 국민의힘에게 준 대가성 뇌물이 아니고 무엇이겠나”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곽 의원은)아들이 받은 퇴직금 50억이 우회 투자에 대한 대가인지, 공영개발 저지에 대한 로비의 대가인지, 아니면 정치적으로 뒷배를 봐주고 대가를 받은 것인지 밝혀야 한다”며 “수사기관은 지금 즉시 제3자 뇌물죄가 아닌지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뇌물수수로 구속된 신영수 전 의원의 동생과 직접 민영사업으로 전환시키는데 앞장선 신영수 전 의원, 고문 등을 맡은 원유철 전 원내대표, 김수남 전 검찰총장, 박영수 특검, 권순일 전 대법관,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변호인 이경재 변호사 그리고 화천대유로부터 50억받은 곽상도 의원 아들까지…고구마 줄기 캐듯 국민의힘 관계자들이 줄줄이 나오고 있다”면서 “그래서 화천대유는 누구 겁니까? 국민의힘은 응답하라”고 남겼다.

이날 대장동 개발사업 시행사인 화천대유가 곽 의원 아들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을 지급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곽씨는 2015년 이 회사에 입사해 퇴사 직전까지 대리 직급으로 보상팀에서 일했다. 곽 의원은 해당 보도에 대해 “말단 직원이 이렇게 돈을 벌 수 있게 설계하신 분은 이재명(경기지사)”라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이날 곽 의원의 해명에 대해 SNS에서 “유서대필 조작 검사 출신 곽상도 국회의원께서 ‘화천대유는 이재명 꺼’라는 식의 해괴한 주장을 하더니, 이제는 자기 아들이 받은 50억은 이재명 설계 때문이라고 한다”며 “이러시다 조만간 ‘50억 받은 사람은 내 아들 아닌 이재명 아들’이라 하실 것 같다”라고 비꼬았다.

이 지사는 줄곧 대장동 개발 특혜에 연루됐다는 의혹에 대해 “오히려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반박해 왔다. 이 지사는 이날 “국민의힘이 2010년부터 5년간이나 성남시 공공개발을 막았고, 마침내 5500억은 환수당했지만 그나마 민관합작에 참여기회를 얻었으니 국민의힘 역할이 얼마나 컸겠나”며 “50억원은 원유철 전 의원의 고문료처럼 박근혜 정부와 국민의힘이 성남시 공공개발을 저지해 준 대가성 뇌물의 일부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다른 민주당 대선 주자들도 가세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SNS에서 “아버지가 곽상도가 아니었더라면 로또형 지급이 가능했을까”라고 반문했고, 박용진 의원 캠프도 입장문에서 “기절초풍할 일이다. 뭔가 비리 커넥션이 작동했고 음습한 대가성 거래가 있었다는 강력한 추정이 가능하다”며 수사를 촉구했다.

이 지사의 대장동 의혹을 발판 삼아 반전 기회를 마련해 보려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태세를 전환했다. 이 전 대표는 그동안 이 지사의 대장동 의혹을 파고들며 ‘불안한 후보론’을 내세워 왔다. 지난 23일에는 “공공이 소유한 토지를 활용해 민간업체가 이처럼 막대한 부동산 이익을 챙겼다는 것은 정의롭지 않다”라며 ‘화천대유 방지법’을 제안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에는 SNS에 “50억원은 글로벌 대기업 CEO들의 퇴직금에서도 상위에 속하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라며 “모든 의혹을 남김없이 밝히고 법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나섰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전북 지역 순회경선에서 인사말을 통해 “화천대유에서 누가 또아리를 틀고 앉아 이권과 특권을 누렸나 조금씩 그림이 드러나는 것 같다”면서 “화천대유는 박근혜 정권 실세들과 진짜 부동산 기득권 세력인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들의 꿀단지라는 말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아들의 50억원 수령이 이 지사 책임이라는 곽 의원 주장에 대해 “도둑이 남의 집 담장이 낮아서 도둑질할 수밖에 없었다는 해괴망측한 변명이요, 은행강도가 은행 털면서 은행 만든 사람 잘못이라 책임을 떠넘기는 견강부회가 아닐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신속한 검찰 조사를 해야 한다”며 “지금까지 13차례 특검이 있었지만 단 한번도 검찰의 1차 조사 없이 특검을 바로 간 경우가 없었다”고 했다.

이용빈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화천대유의 실체는 부동산 개발 수익에 결탁한 야권인사와 사법기관, 개발업자가 결탁한 ‘국민의힘 게이트’이다”라며 국민의힘은 (관련자들의) 철저한 조사를 검찰과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촉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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