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곽상도 아들이 받은 50억, 화천대유 임직원 5년치 총 급여와 비슷

장상진 기자 2021. 9. 26.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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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4월 23일 오전 경기도 과천정부청사에 있는 공수처를 항의 방문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시스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을 주도한 자산관리사 ‘화천대유’가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 아들 곽병채(32)씨에게 ‘퇴직금 포함 성과금’ 명목으로 지급한 금액은 화천대유가 창사 이래 모든 임·직원에 지급한 퇴직금 총액의 9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곽씨와 화천대유는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26일 곽씨는 ‘퇴직금 50억원 수령’ 보도에 대한 입장문에서 ‘올해 3월 퇴직금을 포함해 50억원의 성과급을 지급받는 조건의 계약을 화천대유와 맺었고, 원천징수 후 28억원을 4월 계좌로 받았다’고 해명했다.

확인 결과, 곽씨가 받은 금액은 화천대유가 2015년 2월 설립된 이래 모든 임직원 상대로 지출한 퇴직금 합산액의 9.2배였다. 또한 최근 5년간 모든 임직원에게 지급한 급여 총액과 맞먹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화천대유는 2015년 2월 설립된 이래 작년말까지 6년간 퇴직금으로 총 5억4585만원을 지급했다. 연도별 퇴직금 총액을 보면 ▲2015년 700만원 ▲2016년 1억4523만원 ▲2017년 7396만원 ▲2018년 9251만원 ▲2019년 4061만원 ▲2020년 2억1200만원이었다. 50억원이 순수 퇴직금으로만 지급됐다면 통상적인 퇴직금 규모에 비춰봤을 때 이례적인 액수다.

게다가 작년 곽씨가 회사에서 받은 월 급여는 383만원이었다. 이 금액을 바탕으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퇴직금 기준에 따라 계산하면, 곽씨가 받을 수 있는 퇴직금은 2267만원 정도다.

곽씨가 받은 돈 대부분이 급여에 속하는 ‘성과금’이었다 치더라도 상식적인 범위는 넘어섰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렵다. 화천대유가 최근 5년(2016~2020년) 전체 임직원에 대한 급여로 지출한 총액이 51억원이기 때문이다.

다만 적자 상태이던 화천대유가 재작년 흑자로 전환하고, 작년엔 대규모 이익을 내면서 퇴직금 규모도 파격적으로 늘렸을 가능성은 있다. 재무재표상 화천대유는 2018년 영업손실만 73억원이었지만, 2019년엔 659억원 영업이익을 냈고, 작년엔 영업이익 1479억원에 배당금 수익도 639억원을 거둬들인 것으로 나온다. 곽씨도 입장문에서 “성과급과 위로금을 이렇게 많이 책정 받은 것은, 회사가 엄청나게 많은 수익을 올리게 된데 따른 것”이라고 했다.

한편 곽씨는 입장문에서 자신을 ‘너무나 치밀하게 설계된 오징어 게임 속 말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제가 입사한 시점에 ‘화천대유’는 모든 세팅이 끝나 있었다. 위에서 시키면 했고, 열과 성을 다했다. 돌이켜 보면 설계자 입장에서 저는 참 충실한 말이었다”고 했다. 최근 인기를 끄는 연속극 ‘오징어게임’은 수억~수십억대 채무에 몰린 사람들이 400여억원의 상금을 따내기 위해 패하면 목숨을 잃는 게임에 도전하는 내용을 담았다. 현직 국회의원 아들이 스스로를 인생 벼랑끝에 몰려 시키는대로 하고 거액을 상으로 받은 사람에 비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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