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시대의 '생물다양성탐사'..북서울꿈의숲 바이오블리츠에서 생물종 733종 확인

김기범 기자 2021. 9. 26.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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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다수의 시민과 전문가들이 참여하기 어려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비대면으로 시민들과 함께 하는 방식의 바이오블리츠 서울(서울 생물다양성 탐사)’ 행사가 25일 북서울꿈의숲에서 열렸다. 한나절 동안 진행된 이날 바이오블리츠에서는 모두 733종의 생물이 확인됐다.

서울시는 전문가와 시민들이 함께 생물탐사와 교육활동을 병행하는 ‘바이오블리츠 서울(서울 생물다양성 탐사)’ 행사를 오는 25일에 북서울꿈의숲에서 비대면 방식으로 열었다고 26일 밝혔다.

□바이오블리츠 서울(BioBlitz Seoul)은 24시간 동안 생물전문가와 일반인들이 함께 생물다양성 탐사 대작전을 펼치는 세계적인 행사 바이오블리츠를 2015년부터 서울형으로 적용한 것으로 올해 여섯번째를 맞고 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 확산으로 열리지 못했고 올해는 전문가 중심의 온·오프 방식으로 행사가 열렸다.

바이오블리츠란 24시간 동안 탐방지역 내에서 살아있는 모든 생물종을 샅샅이 조사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1996년 미국지리조사국(USGB)과 미국국립공원(NPS)에 의해 처음 시작됐다.

25일북서울꿈의숲에서 열린 ‘2021 바이오블리츠 서울’탐사 결과. 서울 바이오블리츠 유튜브 갈무리.

이번 북서울꿈의숲 바이오블리츠에서는 식물 329종, 균류(버섯) 61종, 곤충 227종, 거미류 47종, 포유류 5종, 조류 26종, 양서파충류 7종, 저서성대형무척추동물 31종 등 733종이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북서울꿈의숲 생태계가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종들이 확인된 동시에 기후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종들과 외래종, 생태계 교란종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바이오블리츠에 참여한 각 분류군별 전문가들이 25일 16시부터 ‘바이오블리츠 서울’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이번 바이오블리츠에서 양서·파충류로는 서울시 보호종이자 토종 파충류인 줄장지뱀이 확인됐으며 외래종 거북도 많은 수가 확인됐다. 조류로는 아물쇠딱따구리와 여름철새인 되지빠귀 등이 확인됐고, 포유류로는 두더지, 청설모 등이 발견됐다. 이번 바이오블리츠에 조류 전문가로 참여한 이기섭 박사는 “북서울꿈의숲은 다른 지역에 비해 서식하는 새들의 수가 많은 편”이라며 “텃새들 중에서 물까치, 비둘기 종류, 직박구리 등 우리가 흔하게 보는 새들이 높은 밀도로 서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변이 개발된 상황에서 (북서울꿈의숲) 오아시스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새들에게 중요한 장소”라며 “다양한 종류의 새들이 지나가다가 쉬어갈 수 있는 정거장 역할을 하는 장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식물로는 백령풀과 한반도 고유종인 미선나무, 생태계교란종인 단풍잎돼지풀 등이 확인됐다. 버섯류로는 산느타리, 저서성대형무척추동물로는 새뱅이, 게아재비 등이 발견됐다.

곤충 가운데 잠자리목은 약 20여종이 확인됐다. 기후변화 지표종으로 3년 전부터 북서울꿈이숲에서 확인디기 시작한 푸른아시아실잠자리는 이전에 비해 많은 수가 확인됐다. 반면 경기도 이북에만 서식하는 북방아시아실잠자리는 점차 수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곤충 중에서 메뚜기목은 개미집귀뚜라미와 긴날개여치가, 딱정벌레목으로는 장수풍뎅이와 중국에서 유입된 갈색날개매미충, 북미가 원산인 미국선녀벌레 등이 확인됐다. 거미는 47종 안팎이 확인됐으며 기후변화 지표종인 대륙납거미와 무당거미 등이 발견됐다.

바이오블리츠는 미국, 호주, 캐나다, 영국 등 세계 각지 주요 국립공원과 수목원 등에서 해마다 열리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국립수목원 주관으로 바이오블리츠 코리아가 2010년부터 매년 진행되고 있다. 자치단체로는 서울시가 2015년 처음 시작했으며 이어 부산, 성남, 천안, 제주 등 많은 지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서울시는 강동구 일자산도시자연공원 및 길동생태공원에서 2015년도에 처음 바이오블리츠를 시작해 2016년 월드컵공원, 2017년 수락산, 2018년 관악산, 2019년 남산에서 진행했다.

올해는 그간 참여자를 모집해 전문가와 많은 시민들이 모여 탐사하던 행사방식을 전환해 소규모 전문가 중심의 종탐사를 통해 바이오블리츠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면서 안전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비대면 온·오프방식으로 추진했다.

□그동안 ‘바이오블리츠 서울’은 해마다 주말(토, 일요일) 2일간에 걸쳐 추진해 왔으나 올해는 규모를 토요일 하루로 축소했다. 종 탐사는 주요 분류군별 전문가 중심으로 실시하고, 온라인을 통해 전문가와 시민들이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서울 강북과 도봉 등 6개구에 둘러싸여 있는 공원인 ‘북서울꿈의숲’은 과거 드림랜드가 있던 66만여㎡ 부지를 2009년 공원으로 조성한 곳이다. 북서울꿈의숲은 숲이 울창해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벽오산, 오패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공원 내부에는 벚꽃길과 단풍숲 등의 조경공간, 대형연못인 월영지와 월광폭포 등의 전통경관을 품고 있다.

25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이뤄진 종 탐사는 식물, 균류, 곤충, 거미, 조류, 양서파충류, 저서성대형무척추동물, 포유류 전문가와 지역에서 기존에 활동하는 공원활동가가 함께 공원에 서식하는 생물종을 하루동안 샅샅이 탐사하고 기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참여자들이 조를 이뤄 전문가와 함께 다양한 생물을 찾아보고 교육활동을 병행하는 형태로 추진했었지만 올해는 공원 곳곳에서 주요 분류군별 전문가가 생물을 탐사하는 방법, 생물분류별 특징과 종을 구분하는 포인트, 관찰하는 방법 등을 영상을 통해 소개하는 온라인 탐사교육 형태로 진행됐다.

□이어 16시부터는 ‘바이오블리츠 서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사전에 식물, 균류(버섯), 곤충, 저서성대형무척추동물, 조류, 포유류 전문가들이 공원 곳곳을 돌며 생물탐사 관련한 교육과 인터뷰를 담은 탐사교육영상을 방영했다. 이어서 전문가 토크시간에는 북서울꿈의숲에서 찾은 생물들, 생물다양성 관련 퀴즈풀이 및 질의 답변, 종탐사 결과 발표 등이 이뤄졌다.

□유영봉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바이오블리츠 서울이 환경위기 시대에 생물다양성의 중요성과 의미에 대하여 다함께 생각해 보고 도심 공원의 생물서식지로서의 역할과 개선방안을 고민할 기회가 되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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