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건국 이후 첫 백인 인구 감소.. '무지개 국가'로 갈까 [세계는 지금]
백인 1억9100만.. 10년전보다 500만 줄어
전체 비중도 57.8%로 2010년보다 5.9%P↓
히스패닉 23%↑.. 흑인과 비중차 더 커져
캘리포니아선 히스패닉 비중 백인 추월
아시아계 10년간 36% 늘어 성장 가장 빨라
브루킹스硏 "2045년 백인 비율 50% 아래로"
전문가 "백인 우월주의 되레 심화" 한목소리
극우단체 '생존 위협' 메시지로 악용 우려
"백인, 상류층 구조선 '무지개 국가' 요원
교육과정 백인 내재적 우월의식 없애야"

인종이 다양해진다고 해서 뿌리깊은 ‘백인 우월의식’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소수가 외치는 우월주의는 보다 강경해지지 않을까. 백인의 감소는 미국에 어떤 의미가 될까.
◆“2045년엔 美 백인 절반 이하로”
미 인구통계국은 최근 관련 자료를 발표하고 백인 인구가 1억9100만명으로 2010년(1억9600만명)보다 줄었다고 밝혔다. 미국은 1790년 독립 이후 10년마다 인구조사를 시행하는데, 백인 인구의 절대치가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체 미국인 중 백인의 비율도 57.8%로 2010년(63.7%)에 비해 감소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히스패닉 인구가 백인을 추월했다. 특히 멕시코 접경지인 캘리포니아주는 히스패닉 비율이 39.4%로 백인(34.7%)보다 높았다.
백인 감소 영향으로 미국에서 인종 다양화는 계속 진행될 전망이다.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는 2045년에는 백인의 비율이 50%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때가 되면 미국에서 어느 인종도 과반을 차지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2045년의 미국은 다양한 인종과 피부색이 결합되고, 서로의 정체성이 존중받는 ‘무지개 국가’가 될까. 그러나 이런 장밋빛 전망은 현실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내 대다수를 차지하는 백인이 소수자로 전락하더라도 ‘백인 우월주의’는 오히려 더 견고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CNN의 인구문제 전문 칼럼니스트 존 블레이크는 “미국의 (인종) 다양성이 늘어난다고 해서 인종 평등을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며 “피부색이 어두울수록 사회·경제 사다리의 맨 아래에 두는 인종적 계층구조가 사라지지 않는 한 백인 우월주의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인 우월주의는 ‘우리 지위가 위협받고 있다’는 인식에서 기인한다. 미국 보건분야 비영리단체 카이저패밀리재단(KFF)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미국 백인 중 빈곤층은 9.0%로, 10년 전인 2009년(10.0%)에 비해 거의 줄지 않았다. 흑인과 히스패닉의 빈곤층은 각각 21.2%와 17.2%로, 두 집단 모두 10년 전 대비 4%포인트 이상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이 자료는 흑인과 히스패닉의 가난 문제가 개선되는 동안 백인은 제자리걸음을 했다는 논리의 근거로 쓰인다. 이어 ‘백인의 부를 이민자인 흑인과 히스패닉이 빼앗아갔다’는 주장으로 발전한다.

자신을 ‘다인종’으로 인식하는 미국인 비율이 증가한 것이 백인 인구 감소에 영향을 줬다는 시각도 있다. 2000년부터 인구통계국은 인종을 묻는 질문에 답할 때 두 개 이상의 답변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NPR는 이번 인구 조사에서 백인만 선택한 사람은 2010년 조사보다 줄었지만 백인 범주와 다른 인종을 함께 선택한 사람은 316%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리체슨 교수는 “백인을 포함해 인종을 분류하는 방법은 복잡한 문제가 많이 있다”며 “미국 백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병훈 기자 bh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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