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하게 생각하라" 구나단 감독대행이 유승희에게 던진 조언
"내가 승희에게 바라는 역할은 NBA 선수에 비유하자면 벤 시몬스 같은 느낌이다. 결코 쉽게 이뤄질 수 있는 건 없다. 이것을 극복해낸다면 승희는 한 단계 더 올라설 수 있을 것이다."
인천 신한은행의 유승희(27, 175cm)는 두 차례 십자인대 부상의 아픔을 딛고 모처럼 오프시즌을 100% 소화하고 있다. 아직 마음 속 한켠에 공포와 불안이 존재하기도 하지만, 그는 긍정적인 마인드로 다가올 새 시즌을 준비 중이다.
유승희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오랜만에 오프시즌 훈련을 모두 소화했다. 올해는 아직까지 아픈 데가 없어 다행인가 싶기도 하면서 또 마음 속 한 켠에는 불안함이 존재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부상은 어떻게 제가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지 않나. 농구를 다시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감사함을 갖고 최대한 긍정적인 마인드로 운동에 임하고 있다"고 시즌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유승희는 지난 시즌 부상을 떨치고 코트에 복귀, 올 어라운드 플레이어로서의 모습을 보여줬다. 주 포지션인 슈팅가드 뿐만 아니라 포인트가드 물론이고, 그리고 파워포워드 포지션까지 무리 없이 소화했다. 이처럼 그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것은 득점, 리딩은 물론이고 돌파, 슈팅 등 어느 것 하나 부족하지 않는 다재다능함 덕분이었다.
다가오는 2021-2022시즌에도 유승희는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전망이다. 특히 김연희와 한엄지 등 팀 내 주축 골밑 자원들이 부상을 안고 있기 때문에 그가 골밑에서 참여하는 빈도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선수 입장에서는 많은 포지션을 소화하는 것이 때로는 혼란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그는 "앞선에서 하는 역할과 뒷선에서 하는 역할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다 보니 아직까지 제 포지션이 정확히 무엇인지 헷갈릴 때도 있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이에 구나단 감독대행은 유승희에게 따뜻한 격려와 함께 조언을 건넸다.
구나단 감독대행은 "(유)승희는 농구 재능이 많은 선수다. 저렇게 다재다능한 선수를 갖고 있다는 것은 지도자로서도 큰 축복이다. 한 가지 역할만 부여하기엔 승희가 갖고 있는 재능이 너무 아깝다"면서 "내가 승희에게 바라는 역할은 NBA 선수에 비유하자면 벤 시몬스 같은 느낌이다. 물론 본인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는 것에 대해 당연히 복잡하고 답답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단순하게 바라봤으면 좋겠다. 결코 쉽게 이뤄질 수 있는 건 없다. 이것을 극복해낸다면 승희는 한 단계 더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을 건넸다.
이어서 그는 구나단 감독대행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감사한 분이다. 사실 감독님께 쓴 소리도 많이 듣는 편인데, 그래도 저를 끝까지 믿고 신뢰해주신다. 그러면서 누군가가 나를 믿어준다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기도 했다. 이제는 제가 그 기대에 부응할 차례다"라고 말했다.
이번 오프시즌 동안 연습한 부분에 대해 묻자 그는 "슈팅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제가 오른쪽 돌파를 선호한다는 걸 상대 팀들도 이제는 어느 정도 알기 때문에 슛이 안 되면 할 수 있는 게 줄어든다. 요즘 팀 내에서 슈팅 벌칙 내기를 하는 데 제가 꼴찌다. 슛이 한번 안 들어가기 시작하면 그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곤 한다. 하지만 오는 시즌 내가 코트에서 더 좋은 활약을 펼치기 위해서 극복해야할 과제"라고 이야기했다.
현재 신한은행은 타 구단에 비해 부상자가 많아 고민이 큰 상태다. 두 차례 큰 부상을 겪어본적 있던 그였기에 더 이상의 부상자가 나타나지 않기를 더욱 간절히 바랐다.
그는 "올 시즌에는 제발 건강하고, 코트에 오랫동안 있었으면 좋겠다. 그 어느 때보다 시즌 준비도 잘 됐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저 뿐만 아니라 우리 팀, 다른 팀 선수들도 더 이상 부상자 없이 건강한 시즌을 치렀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사실 올 시즌 저희 팀에 부상자도 많고 해서 평가가 낮다는 얘기를 듣곤 한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도 마찬가지였다. 결국에는 결과로 보여줬지 않나. 한번 경험해봤기 때문에 다가오는 새 시즌에는 더욱 큰 자신감을 갖고 임할 수 있을 것 같다. 팬들께서도 잘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인터뷰를 마쳤다.
점프볼 / 서호민 기자 syb2233in@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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