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전 전종목 석권..한국 양궁, 올림픽의 영광에도 들뜨지 않았다
[스포츠경향]
2020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를 안겼던 한국 양궁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국제 무대 최강의 전력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안산(광주여대)과 김우진(청주시청)은 25일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양크턴에서 열린 대회 5일째 대회 혼성 단체전(혼성전) 결승에서 러시아의 옐레나 오시포바-갈산 바자르자포프 조를 6-0(38-36 39-36 37-33)으로 완파했다.
앞서 결승이 열린 남녀 단체전에서 금메달 2개를 수확한 한국은 혼성전 결승에서도 이겨 이 대회 단체전에 걸린 3개의 금메달을 모두 쓸어 담았다. 한국은 세계선수권에서 혼성전이 도입된 2011년 대회 이후 이번까지 6개 대회의 혼성전 금메달을 다 가져왔다. 여자 양궁은 2017년 멕시코시티 대회 이후 4년 만에 정상에 복귀했고 남자 양궁이 세계선수권 단체전 금메달을 따낸 것은 2015년 코펜하겐(덴마크) 대회 이후 6년 만이다.
2019년 스헤르토헨보스 대회에서 혼성전 금메달 1개에 그쳤던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최소 3개의 금메달을 확보하며 자존심을 회복했다.
한국 양궁 대표팀은 지난 8일 끝난 도쿄올림픽에서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았다. 한국 대표팀이 따낸 금메달 6개 중 4개는 양궁에서 나왔다. 안산은 개인전, 단체전, 혼성단체전에서 3관왕을 달성하며 스타 플레이어로 급부상했다.
지난 1일 귀국한 양궁 대표팀을 향해 각종 미디어에서 섭외 요청이 쏟아졌다. 안산은 무려 15개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러브콜이 왔다. 대한양궁협회는 섭외 리스트를 선수들과 공유해서 출연 일정을 조율했다. 개인적으로 출연하는 프로그램보다는 선수단 전체가 모두 나가는 프로그램을 출연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귀국 후 약 2주 간의 시간 동안 휴식을 취한 선수들은 TV 프로그램에도 출연하고 개인적인 일정을 소화하면서 올림픽에서 쌓인 피로를 풀었다. 동시에 세계선수권대회를 향한 긴장감도 놓지 않았다. 양궁협회 관계자는 “코칭스태프가 선수들의 컨디션을 체크했다”며 “워낙 훌륭한 선수들이라 2주의 시간이 선수의 기량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걱정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짧지만 달콤한 휴식을 취한 대표팀은 8월20일부터 진천선수촌에 입촌해 세계선수권 대회 준비에 들어갔다. 그리고 지난 15일 대회가 열리는 미국으로 떠나 현지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을 거쳤다. 대회 장소가 바람이 많이 부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변수를 이겨내고 좋은 성적을 냈다. 도쿄올림픽에서 쌓은 팀워크가 이어진 것도 이번 대회 성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번 대회에서도 2관왕을 확보한 안산은 “생각보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는데, 언니들이 좋은 점수를 기록해줬다. 내가 점수가 잘 안 나올 때도 언니들이 잘 다독여줘서 이겼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채영은 “우리 셋 다 올림픽 첫 출전이었는데, 이 멤버로 같이 세계선수권 단체전까지 우승해서 너무 행복하고 기쁘다”고 밝혔다.
남자 대표팀 ‘맏형’ 오진혁은 “지난 올림픽을 잘 마친 자신감 덕에 이번 세계선수권 단체전 우승까지 잘 끌고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막내’ 김제덕은 ”두 형들 믿고 여기까지 오면서 2021년 한 해 많이 성장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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