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노벨생리의학상 '래스커상'에 mRNA백신에 기여한 과학자들 수상

김민수 기자 2021. 9. 26. 12:1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카탈린 커리코 바이오엔테크 수석부사장과 드루 와이스먼 펜실베이니아대 교수 수상
화이자-바이오엔테크와 모더나의 백신 개발의 핵심적인 기술을 개발한 커털린 커리코 바이오앤테크 수석부사장(왼쪽)과 드루 와이스먼 펜실베니아대 의대 교수. 펜실베니아대 의대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메신저리보핵산(mRBNA) 백신 개발에 기여한 두 명의 과학자가 미국판 노벨 생리의학상으로 불리는 래스커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빛으로 뇌를 조절하거나 행동이나 자극을 조절하는 광유전학을 개척한 과학자들도 래스커상을 받는다. 

래스커상 재단은 24일(현지시간) 올해 래스커상 수상자로 임상의학 부문에 카탈린 커리코 바이오앤테크 수석 부사장과 드루 와이스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기초의학 부문 수상자로는 현재 생명과학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광유전학 분야를 개척한 칼 다이세로스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피터 헤게만 독일 막스플랑크 생화학연구소 명예교수, 디터 외스터헬트 베를린 훔볼트대 교수가 공동 수상했다. 

래스커상은 의학 분야에서 가장 권위있는 상 중 하나로 1946년부터 앨버트앤메리래스커재단이 기초의학 분야에서 새로운 발견을 했거나, 질병의 원인이나 치료법, 예방방법을 찾아 임상과 공중보건에 도움을 준 의학자들에게 매년 상을 주고 있다. 래스커상 수상자 수십명은 노벨상을 수상할 만큼 노벨 생리의학상의 바로미터로 불린다. 각 부문 수상자는 25만 달러(약 3억원)의 상금을 나눠 받는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상이 수여되지 않았다. 

임상의학 부문 수상자인 카탈린 커리코 바이오앤테크 수석 부사장과 드루 와이스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현재 화이자·바이오엔테크와 모더나가 개발한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의 기초 기술을 개발했다. mRNA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물질을 담은 mRNA를 지질나노입자에 감싸 사람 세포 안에 넣어 면역반응을 끌어내는 원리다. 

헝가리 이민자 출신인 커리코 부사장은 과거 40여 년 가까이 학계의 관심이나 정부 지원과는 거리가 먼 mRNA 연구에 매진한 것으로 유명하다. 2005년 와이스먼 교수와 공동으로 mRNA가 어떻게 면역계를 자극해 항원 단백질을 만들어 면역반응을 유도하는지를 규명한 연구를 국제학술지 ‘면역’에 발표했지만 당시에도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다.  

커리코 부사장은 mRNA 기반 백신과 치료제를 만들기 위해 몸속에서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도록 뉴클레오사이드를 수정하는 기술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이 특허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와 모더나가 신속하게 mRNA 백신을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커리코 부사장과 와이스먼 교수는 지난 8월 올버니 의료센터상 수상, 지난 9일 실리콘 밸리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2022 브레이크스루상’에 이어 미국판 노벨 생리의학상으로 불리는 ‘래스커상’까지 수상하면서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와이스먼 교수는 수상 소감에서 “mRNA 백신은 한두차례의 실험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10개월만에 만들어졌다”며 “20년 이상 연구한 결과를 기반으로 한다”고 밝혔다. 

기초의학 부문은 현재 생명과학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광유전학 분야를 개척한 칼 다이세로스(Karl Deisseroth)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피터 헤게만(Peter Hegemann) 독일 막스플랑크 생화학연구소 명예교수, 디터 외스터헬트(Dieter Oesterhelt) 베를린 훔볼트대 교수가 공동 수상했다. 

다이세로스 교수는 수년간 실험한 끝에 2007년 쥐의 뇌에 이식한 광섬유를 통해 푸른 빛을 내고 이를 통해 쥐 수염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뉴런을 조절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앞서 1971년 외스터헬트 교수는 박테리아 연구를 통해 빛에 반응하는 단백질이 이온 상태로 유입돼 신경 활성화 채널을 활성화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1991년 헤게만 교수는 빛을 향해 헤엄치는 조류 연구로 외스터헬트 교수가 연구한 박테리아와 유사한 단백질을 학계에 보고했다. 

다이세로스 박사는 이들 단백질이 이온 채널을 열어 빛을 전기적 활동으로 전환해 뉴런을 자극하는 것으로 추론했다. 이에 따라 빛을 감지하는 단백질 관련 유전자를 신경세포에 추가하는 쥐 수염 관련 실험을 통해 신경 활성화가 빛에 의해 제어될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다이세르스 교수는 “현재 광유전학 연구는 정신 질환 치료법 설계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데이비드 볼티모어 캘리포니아공과대학(칼텍) 명예교수는 특별 공로상을 수상했다. 볼티모어 교수는 1975년 유전정보가 RNA에서 DNA로도 이동할 수 있는 사실을 규명했다. 록펠러대와 칼텍 총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민수 기자 reborn@donga.com]

Copyright © 동아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