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증명한 '오징어 게임', 이만한 K 데스게임은 없었다[Oh!쎈 초점]

최이정 2021. 9. 2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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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황동혁 감독, 이정재 박해수 정호연 오영수 허성태 김주령 위하준 이병헌 공유 등 출연)이 화제 속에 글로벌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말이 많은 작품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이만한 K 데스게임 장르물은 없었다'고 할 만 하다.

또한 '오징어 게임'은 우리가 익히 외국 작품들을 통해 봐 온 데스게임 장르물이 가진 한계성과 전형성을 분명 가지고 있지만, K 데스게임물로 이를 특별화시킨 점은 오히려 신파 요소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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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최나영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황동혁 감독, 이정재 박해수 정호연 오영수 허성태 김주령 위하준 이병헌 공유 등 출연)이 화제 속에 글로벌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말이 많은 작품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이만한 K 데스게임 장르물은 없었다'고 할 만 하다.

지난 17일 넷플릭스를 통해 첫 공개된 '오징어 게임'은 뚜껑이 열리자 국내 언론과 네티즌들에게 호불호가 극명히 갈렸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혹평이 쏟아졌다.

데스게임 장르물은 설정이 빈틈없고 주인공이 두뇌를 써서 살아 남아야 하는데, 허술하고 운 적인 부분이 많아 몰입을 방해한다는 비판, 그리고 여성과 노인, 외국인 노동자 등 약자에 대한 묘사가 시대착오적이란 지적이 이어졌다.  한 '헝거게임', '배틀로얄', '종이의 집' 등 외국 작품들의 짬뽕, 과도한 신파 설정이 재미를 반감시킨다는 의견도 존재했다. 심지어 이 콘텐츠가 외국인들에게 소개되고 소비되는 게 안타깝다는 수위 높은 악평이 등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는? 갈리는 취향과 호된 혹평들에도 '숫자'가 모든 걸 압도했다. 마치 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 등장한 "뛰어난 사람의 기준은 명쾌해. 숫자로 표기되거든"이라는 배우 김여진의 대사처럼 '오징어 게임'이 거든 숫자의 기록이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한국 시리즈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 ‘오늘의 Top 10’ 1위에 등극한 것에 이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의 동남아시아와 카타르, 오만, 에콰도르, 볼리비아에서 정상을 차지했으며,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전 세계 40여 개국에서 상위권에 오르는 등 K콘텐츠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 화제성, 광고력과 직결되는 정호연, 이유미 등 출연 배우들의 SNS팔로우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이 같은 의미를 갖는 숫자들이 등장하자 판도는 전환됐다. 국내 언론들은 앞다퉈 단점을 잡아내는 대신 왜 해외에서 열광하는지 이유를 분석하고, '오징어 게임'이 글로벌 시장에서 K드라마로서 갖는 가치에 대해 언급하기 시작했다.

'오징어 게임'에서 숫자는 대내외적으로 의미가 깊다. 드라마 역시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사람이 죽을 때마다 쌓이는 돈은 그야말로 누군가의 피땀눈물로 일궈진 숫자이자 가장 잔혹한 현실세계의 표상이 된다.

혐오, 표절, 신파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반대로 한국 드라마에서만 보여줄 수 있는 요소들을 적극 활용한 부분들이 눈에 띈다. 어릴 적 한국 아이들이 즐겨 했던 놀이가 공포의 대상이 되는 이 드라마에서는 여성 캐릭터에 대한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는데, 드라마는 자신의 여성성을 적극 이용하는 닳고 닳은 한미녀(김주령)와 젠더의 구분이 무의미한 새터민 강새벽(정호연)이란 두 여성 캐릭터를 양극단에 배치해 사회적 약자로서의 여성에 대한 다른 시선을 보여준다.

또한 '오징어 게임'은 우리가 익히 외국 작품들을 통해 봐 온 데스게임 장르물이 가진 한계성과 전형성을 분명 가지고 있지만, K 데스게임물로 이를 특별화시킨 점은 오히려 신파 요소라고 생각된다. 이 장르임에도 주인공과 주변인들의 전사가 이렇게 절절한 것은 K드라마이기에 가능한 부분이기도 하다. 실제로 그간 천만영화에 이름을 올린 몇몇 작품들에서 신파 요소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시즌2에서는 어떤 새로운 K 데스게임 장르물의 묘미를 보여줄 지 기대와 궁금증을 모은다.

/nyc@osen.co.kr

[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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