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의 훈련 장소, 대구은행 코트 여건은?
지난 8월 말부터 대구에서 훈련을 시작한 한국가스공사는 24일 KBL 이사회를 통해 대구를 연고지로 확정했다. 한국가스공사는 대구체육관에서 2021~2022시즌을 치른다. 홈 개막전은 10월 10일 안양 KGC인삼공사와 맞대결이다.
한국가스공사는 대구를 연고지로 정했지만, 대구시와 연고지 협약을 맺은 건 아니다. 부산에서 수원으로 연고지를 옮긴 KT는 수원시와 연고지 협약을 맺을 시기를 코로나19 여파로 미루고 미루다 오는 30일 할 예정이다.
한국가스공사는 대구시와 신축 경기장 주체를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다 연고지 협약 없이 대구체육관에서 경기만 치르는데 합의를 했다. 연고지 협약을 뒤로 미루고 당장 중요한 2021~2022시즌을 치르는 문제만 해결했다.
한국가스공사는 대구체육관에서 경기만 할 수 있고, 훈련을 하지 못한다.
3000석 이상 규모의 대구시 내 유일한 대구체육관을 다른 실내 종목들도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8월 초 휴가 기간, 날이 추운 1월 정도를 제외하면 항상 주말에는 대구체육관 대관이 이뤄졌다고 한다.
한국가스공사는 대구로 내려올 때 훈련 코트를 찾지 못해 애를 먹었다. 가장 선호했던 곳은 시민운동장 다목적체육관이지만, 배드민턴 동호회 등 시민들이 이용하기에 한국가스공사가 사용하기 힘들다. 계성중과 경일대, 칠곡초 등 학교 내 체육관을 훈련 장소로 섭외하기도 했다.
한국가스공사는 힘겹게 찾은 대구은행 제2본점 내 코트를 훈련 장소로 사용하고 있다. 위치는 시민운동장 바로 맞은편이기에 선수들이 오가는데 불편이 없는 장소다. 한국가스공사는 당분간 이곳에서 계속 훈련할 예정이다.
민성주는 “경일대 체육관에서 한 번 훈련을 했는데 거리상 너무 멀었다. 여기는 우리만의 독립된 공간이다. 중고등학교 체육관 등을 왔다갔다하는 것보다 마음 편하게 훈련할 수 있다”며 “이곳이 대회 등을 치르는 장소는 아닌데 이렇게 훈련 여건이 주어진 것만으로도 시즌 준비를 조금이라도 더 잘 할 수 있기에 대구은행에 감사하다”고 했다.
조상열은 “이곳에서도 훈련을 하기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한국가스공사에서도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는 걸 느낀다. 어수선하지만, 선수들이 흔들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대구시도 잘 해주려고 하는 걸 아는데 좀 더 빨리 (연고지 협약을) 해준다면 저희도 안정감을 찾아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거다. 지금보다 조금 더 잘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했다.
모든 조건이 만족스러운 건 아니다.
두경민은 “실제 경기장 분위기를 느끼기에는 조금 부족하다. 그래서 코트 밸런스를 맞추는데 불편하기도 하다”면서도 “저희가 처한 환경에서는 최선의 코트다. 만족하면서 지낸다”고 했고, 김낙현은 “여기서 훈련을 할 수 있는 게 좋다. 다만, 조금만 더 밝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조명은 천장에서 바닥을 향하지만, 이곳은 일정 높이의 벽에서 위로 향한다. 슈팅 연습 등을 할 때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조명 관련 내용은 다른 선수들도 언급했다.
전현우는 “조명 영향으로 눈이 침침하다. 바닥이나 여러 가지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며 “경일대에서도 훈련을 한 번 해봤는데 코트가 나쁘지 않았지만, 이곳이 위치 등 여건이 좋다”고 했다.
정영삼은 “완벽한 여건은 아니지만, 어떻게 보면 치료실과 사무실이 있는 곳에서 이렇게 편하게 훈련할 수 있는 것에 대구은행에 감사 드린다”며 “힘들다. 그 전에는 코트 훈련을 하다가 웨이트로 보강운동을 하는 등 복합적으로 운동을 할 때가 있다. 현재는 웨이트를 하려면 차로 40~50분 거리의 본사를 가야 한다. 그래서 지금은 웨이트만 하고, 볼만 만지고, 이렇게 훈련하는 게 힘들긴 하다”고 했다.
이어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없다고 여기지만, 점점 더 좋아질 거다. 시즌 준비 과정에서 팀의 맏형으로 많이 걱정이 된다. 베테랑들은 상관이 없지만, 운동량이 있어야 하는 선수들은 훈련을 많이 해야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어린 선수들에게는 어려운 훈련 환경이다”며 “행정적인 건 저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건 아니고, 관여를 해서도 안 된다. 선수들은 답은 정해져 있다. 최상이 아닌 환경에서도 어떻게든 열심히 해서 성적으로 보여줘야 하는 게 프로다. 핑계를 댈 수 없다. 힘들지만, 열심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가스공사도 대구를 연고지로 정했지만, 모든 여건이 완벽하게 갖추는데 시간이 다소 필요해 보인다. 한국가스공사 선수들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대구은행 제2본점 코트를 훈련 장소로 정해놓고 2021~2022시즌 준비를 착실히 하고 있다.
#사진_ 점프볼 DB(이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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