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사람들'..그들은 누구인가?

안덕관 2021. 9. 26.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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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7% 가진 화천대유 '4040억원' 배당금 대박
사업공고 일주일 전 화천대유 설립.. 사업자 선정도 속전속결
화천대유에 고위 판검사 출신의 초호화 변호인단 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추진한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해 과다 배당으로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화천대유 논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이 사업의 최대 수혜자인 화천대유 실소유주와 법조인 신분의 동업자 그리고 이 사업의 개발 설계를 주도한 이 지사의 측근 등 이른바 '대장동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장동 개발 설계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은 민간 신생업체인 화천대유와 그 관계사인 천화동인 1~7호가 투자 대비 막대한 이익을 거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이 업체들은 대장동 개발 시행을 맡은 특수목적법인(SPC) '성남의뜰' 지분을 각각 1%와 6%만 갖고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4040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이 액수는 지분의 과반을 가진 공공부문, 즉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받은 배당금 183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액수다.


이러한 수익 배분이 이뤄지고 있는 데는 대장동 개발의 공공부문 책임자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는 '성남의뜰' 주주 구성과 수익배분 구조를 설계한 당사자로 지목되고 있고, 민간이 과도한 개발 이익을 가져갈 수 있다는 공사 실무진 우려까지 묵살하고 민관개발로 사업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씨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권한 대행을 거쳐 경기관광공사 사장을 지낸 이력 등으로 이 지사의 측근으로 분류되는데, 이 때문에 대장동 특혜 의혹에 이 지사도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대장동 사업으로 일가족 일확천금…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화천대유 실소유주 김만배씨에 대한 의혹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언론인 출신인 그는 화천대유 지분 100%를 소유했으며 관계사 천화동인 1호의 대주주이기도 하다. 또 그의 부인과 누나는 천화동인 2·3호의 대주주로 사실상 일가족이 대장동 사업으로 일확천금을 거둔 셈이다.


하지만 사업공모 공고 일주일을 앞두고 김씨가 자본금 5000만원의 ‘자산관리회사’로 화천대유를 설립한 점은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다. 자산관리회사의 포함 여부가 대장동 개발의 민간사업자 심사 과정에 매우 유리한 요소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화천대유가 참여한 컨소시엄 성남의뜰은 경쟁 관계였던 메리츠증권·산업은행 등 2개 컨소시엄과 달리 유일하게 자산관리회사를 포함했다. 결과적으로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사업계획서를 접수한 지 하루 만에 성남의뜰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1조 1500억원 규모의 개발사업을 책임질 민간사업자의 심사 과정이 그야말로 속전속결로 끝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기인 국민의힘 소속 성남시의회 의원은 "누가 봐도 특정 회사를 내정하기 위한 절차였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성남의뜰이 사전 정보를 토대로 '맞춤형 준비'를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대장동 개발 사업이 완료된 뒤인 2019년과 지난해 회사 계좌에서 수십 차례에 걸쳐 장기 대여금 명목으로 473억원을 인출해 횡령·배임 의혹으로, 현재 경찰의 내사를 받고 있다.


권순일 전 대법관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전현직 판검사로 구성된 초호화 변호인단

화천대유가 김수남 전 검찰총장, 권순일 전 대법관, 박영수 전 특검 등 호화 변호인단을 꾸렸던 사실 또한 논란이다.


김수남 전 검찰총장은 2019년 9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매월 수백만 원의 고문료를 받고 화천대유의 고문 활동을 했다. 박영수 전 특검도 2015년부터 특검 임명 직전까지 고문 변호사를 맡았고, 그의 딸도 이달 초까지 화천대유에서 보상 업무 담당 직원으로 일했다.


지난해 7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지사의 대법원 전원합의체 합의 과정에서 무죄 취지 파기환송 의견을 내 무죄 7 대 유죄 5의 구도를 만드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권순일 전 대법관도 화천대유의 고문 변호사였다. 강찬우 전 수원지검장은 자문 변호사를 맡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만배 동업자 남욱 변호사…화천대유·법조계 연결고리?

한편, 김씨의 동업자인 법무법인 강남의 남욱 변호사가 화천대유와 법조계 사이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하며 고문단 구성에 힘을 썼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각종 소송과 검찰 수사 등의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법조계 전관들과의 친분을 내세우려고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남 변호사는 부동산개발업자로부터 공영개발인 대장동 사업을 민영개발로 바꿔 달라는 청탁과 함께 8억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2015년 수원지검 특수부에 구속기소됐다가 2심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남 변호사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대장동 개발사업에 손을 떼도록 정·관계를 상대로 불법 로비를 벌인 의혹을 받았다.


그런데 당시 남 변호사에 대한 수사를 이끌었던 수원지검장, 강찬우 전 지검장은 훗날 화천대유 자문 변호사로 활동하게 된다. 1심 재판 과정에서 남 변호사의 변호인이었던 박영수 전 특검과 조현성 변호사 역시 화천대유와 관계를 맺게 된다. 박 전 특검은 화천대유의 고문을 맡았고, 조 변호사는 천화동인 6호의 사내이사를 역임했다.


남 변호사는 김씨와 2014년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이 개발 방식을 민관 공동으로 바꾸면서 동업 관계를 맺은 인물이다. 그는 천화동인 4호 실소유주로 대장동 사업으로 배당금 약 1000억원을 얻은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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