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톡] K팝 팬 축제의 장 된 '유럽의 수도' 브뤼셀
주벨기에 한국문화원 '한국문화의 날' 행사 일환
각종 한국문화 체험 기회에 일반 시민 발길도 이어져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정말 엄청나요. K팝 팬에게는 정말 놓쳐서는 안 되는 기회라고 생각해요. 이런 축제가 해마다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럼 우리는 매년 올 거예요!"
지난 24일 늦은 오후 벨기에 수도 브뤼셀 시내 브루케르 광장에서 열린 '케이팝 월드 페스티벌: 벨기에'에서 만난 16세의 K팝 팬 샤를린은 한껏 신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케이팝 월드 페스티벌: 벨기에'는 주벨기에 한국문화원이 한·벨 수교 120주년을 기념해 브뤼셀 시청과 협력해 마련한 이틀간의 '한국문화의 날' 축제의 첫날 행사 가운데 하나.
현지에서 예선에 참여한 32개 팀 가운데 결선에 진출한 15개 팀이 무대에 올라 K팝 댄스 실력을 겨루며 공연하는 일종의 경연 대회다.
유럽연합(EU) 주요 기구들이 자리 잡고 있어 '유럽의 수도'라고 불리는 브뤼셀 도심 한복판에서 K팝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열린 이 행사에는 많은 K팝 팬들이 찾아 축제를 즐겼다.
행사 초반부터 이미 200여 개의 좌석에는 빈자리가 거의 없었고, 다수의 관람객이 무대 주위에 빙 둘러선 채 공연을 지켜봤다.
그룹 혹은 솔로로 무대에 오른 경연 참가자들은 청하 '벌써 12시', 있지(ITZY) '마.피.아. 인 더 모닝', 에스파 '넥스트 레벨', 블랙핑크 '마지막처럼' 등 다양한 곡에 맞춰 그동안 갈고 닦은 춤 실력을 선보였다.
공연이 이어질 때마다 곳곳에서 관객들은 노래를 함께 따라 부르고 춤을 추고 몸을 흔들며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역시 노래를 따라 부르던 샤를린은 "경연 참가자들이 재능이 많고, 볼 것도 많아 너무 좋다"면서 "브뤼셀에서 이런 축제는 처음인 것 같다. 정말 믿을 수가 없다"라며 즐거워했다.
또 다른 K팝 팬인 21세의 아마이브와 그 친구들은 브뤼셀에서 K팝은 처음에는 주로 젊은 층에서 알려져 있었지만, K팝을 좋아하는 형제, 자매, 자녀들을 통해 다른 세대들로도 전파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몇 년 전부터는 모두가 K팝에 대해 안다고 전했다.
이번 축제에서는 브뤼셀뿐 아니라 벨기에 다른 지역에서 소식을 접하고 찾아온 팬들도 만날 수 있었다.
벨기에 해안 지역에 사는 제니퍼(19), 제시카(21) 자매는 이번 축제를 보기 위해 어머니와 함께 차를 타고 1시간30분 거리를 달려왔다고 했다.
제니퍼는 "우리는 K팝의 엄청난 팬이자 '아미'(ARMY·방탄소년단/BTS/ 팬)"라면서 "K팝 축제에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이 행사가 열린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 정말 너무나도 오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댄스 경연 참가자들이 이 무대에 오르기 위해 기울인 노력을 정말 높이 평가해요. 그들이 K팝 아이돌이 아니라고 해도 좋아요. K팝 팬들의 무대도 정말 보고 싶었거든요. 오늘 이곳에 오게 돼 진짜 기뻐요. 제가 사는 곳에는 K팝 팬들이 별로 없어요. 그래서 제게 오늘 축제는 특별해요. 저는 조금 외로웠는데 여기에서 많은 K팝 팬들을 보게 돼서 기뻐요."라며 들뜬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한국문화의 날' 축제에서는 한국 음식을 맛보고 문화 체험을 하고 K팝 굿즈와 화장품을 살 수 있는 다양한 부스도 운영돼 K팝 팬뿐 아니라 친구와 연인, 가족 등 다양한 그룹과 연령대 시민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첫날 축제에만 7천500명가량이 방문했다.
'한국문화의 날' 둘째 날인 25일에는 윤순구 주벨기에유럽연합 한국대사와 필리프 클로즈 브뤼셀 시장의 공식 개막 선언을 시작으로 안성 풍물단의 길놀이, 국기원 태권도 시범단 공연 등이 이어졌다.
한국과 벨기에, 브라질 국적의 멤버로 구성된 걸그룹 '블랙스완'의 공연도 열려 열기를 더했다.
주벨기에 한국문화원은 벨기에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준수해 축제를 개최했고, 홍보용 KF94 마스크 무료 배포, 코로나 관리 요원과 전문 안전 요원 배치, 브뤼셀 경찰청의 협력 등을 통해 코로나19는 물론 모든 안전사고에 대비했다고 밝혔다.
김재환 주벨기에 한국문화원 원장은 "그동안 벨기에에서는 K팝, 한국 영화, 클래식 등 한국 문화에 대한 열기가 상당히 존재해왔다"면서 "이러한 현지 수요를 확대하고 지속가능한 한류를 유지하기 위한 종합 이벤트로 이번 행사를 기획하게 됐으며, 현지의 한류 열기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라고 밝혔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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