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1~2주간 확진자 급증 가능. 3000명대 이상도..모임 취소해달라"

박근태 기자 입력 2021. 9. 25.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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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2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처음으로 3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정부가 유행 억제를 위해 2주간 사적 모임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오후 예정에 없던 긴급 브리핑을 열어 “추석 연휴 기간에 이동량이 증가했고, 사람 간 접촉 확대로 잠재적인 무증상·경증 감염원이 더욱 늘어났을 가능성이 크다. 향후 1~2주간 확진자가 많이 늘어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하루새 3273명 늘어나 지난해 1월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루 확진자가 3000명대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정 청장은 “최근 감염재생산지수(R값)는 1.03으로 조금 더 높아졌을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추세대로라면 하루 3000명대 이상의 확진자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감염재생산지수는 확진자 1명이 감염시키는 사람의 숫자로, 지수가 1.03이라면 확진자 1명이 평균 1.03명에게 병을 옮긴다는 뜻이다. 이 숫자가 1보다 크면 유행양산이 확산하고 있음을, 1보다 작으면 유행이 잦아들고 있다고 보면 된다. 

정 청장은 “10월 초에는 개천절과 한글날 연휴가 있어 다시 이동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 최소 2주간은 사적 모임을 취소하거나 연기하고 마스크 착용이 어려운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정 청장은 최근 감염자가 늘고 있는 이유로 전파력이 높은 델타 변이가 국내에서 우세종으로 자리 잡고, 추석 전후로 인구 이동량이 크게 늘면서 사람 간 접촉이 늘어난 점을 꼽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24일 현재 델타 변이 검출률은 98.5%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번 추석 연휴 총이동 인원은 지금보다 확진자가 덜 나온 지난해 추석과 비교해 5.1% 늘었고 4차 대유행 시작 직전인 올해 6월 말∼7월 초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정 청장은 “특히 이번 추석 연휴에 인구 이동량이 두드러지게 늘면서 사람 간 접촉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주간 확진자 통계를 보면 최근 1주일간(9월19∼25일)간 신규 확진자는 하루평균 2028.7명으로, 지난주 하루평균 1798.6명보다 12.8%(230.1명) 늘었다. 

정 청장은 진단검사 수가 늘어난 점도 확진자 수 증가의 또 다른 원인으로 꼽았다. 이번 추석 연휴 직후 하루 평균 20만건 이상의 검사가 이뤄졌는데 수도권 임시 선별검사소에서만 하루 최다인 15만여건, 비수도권 임시 선별검사소에서는 3만여건의 검사가 시행됐다. 정 청장은 이와 관련해 “추석 연휴와 복귀 전에 국민이 적극적으로 선별검사에 참여해 확진자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과 방역당국은 확진자 수가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 청장은 “여전히 확진자와의 접촉을 통한 감염이 50.4%로 가장 많고, 감염경로를 몰라 조사 중인 비율은 38.4%인데 지속해서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은 지난해 추석의 경우 연휴가 끝나고 5일 후를 1차 위기로 지정했다. 5일 후 확진자 상황에 따라 대규모 확산이 벌어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통상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이 되고 5일이 되는 시점부터 보통 증상이 나타나고 진단검사를 받고 그때부터 확진자로 집계된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22일로부터 5일이 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내주부터 확진자가 쏟아질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정 청장은 이날 백신접종 효과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정 청장은 “최근 확진자는 증가했지만, 중증 환자는 감소추세에 있다”며 “중환자의 이환율이 높았던 50대 이상에서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중환자 숫자도 같이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석 당일인 21일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한복을 입은 한 어린이가 검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정 청장에 따르면 이달 5일부터 18일 사이 발생한 확진자 2만1741명 중 85.5%가 미접종군과 1차 접종군에서 발생했다. 정 청장은 이와 관련해 “백신의 중증화 예방효과는 77%, 사망 예방효과는 73.7%로 나타났다. 예방접종이 코로나19의 예방과 위중증·사망 예방의 가장 중요한 수단”이라며 “예방접종을 하지 않으신 분들은 '잔여 백신'을 활용하면 언제든지 접종할 수 있다. 되도록 빨리 예방접종에 참여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 청장은 “하루 확진자 2500∼3000명 정도를 적어도 1∼2주간은 대응할 수 있는 규모로 병상을 가동하고 있다”며 의료 자원 부족에 대한 일각의 우려에 대해 선을 그었다. 정 청장은 “단계적 일상 회복을 위해서는 전 국민의 70% 이상이 예방접종을 완료하는 10월 말까지 방역 상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적극적인 코로나19 진단검사와 2주간 사적모임 취소나 연기, 마스크를 쓰기 어려운 다중이용시설 이용 자제, 재택근무 확대와 회식·공동식사 자제, 종교활동 시 실내서 마스크 착용을 재차 강조했다. 

[박근태 기자 kun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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