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 농장 태우고는 그 자리에서 굳어버린 '느림보 용암'

권갑구 2021. 9. 25.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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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 한 송이라도 지키려고 농부는 이렇게 재투성이가 돼 버렸습니다.

카나리 제도 우리에겐 낯설지만 스페인령 하와이라 불리는 아름다운 섬이죠.

이 곳 화산이 폭발하면서 용암이 일주일 가까이 흘러 내리고 있습니다.

권갑구 기자입니다.

[리포트]
바나나 농장 인근에서 회색빛 연기가 치솟고 초록빛 바나나에는 불씨가 할퀸 상처가 보입니다.

나무 위에는 화산재가 쌓였습니다.

도로를 막아선 용암 때문에 농장 근로자들도 발이 묶였습니다.

[호엘 프란시스코 / 바나나 농장 근로자]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 모르겠어요. 도로가 다 막혔습니다. 우리 삶을 바꿨어요."

지난 19일부터 카나리제도 라 팔마 섬에서 시속 700미터로 흘러내리던 용암은 이젠 시속 3미터로 느려졌습니다.

해변으로 빠져나가야 할 용암이 느린 속도 탓에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습니다.

그 사이 500채 가까운 건물이 파괴됐고 6천 명이 삶의 터전을 일었습니다.

라 팔마 섬의 주요 생계 수단인 바나나 농장도 용암으로 뒤덮여 연간 생산량의 15% 정도 피해가 예상됩니다.

[후안 미구엘 파이 리오 / 주민]
"아무 피해 없던 50년 전 1971년 폭발과는 차원이 달라요. 이건 막대한 피해를 줬어요. 이건 재난이에요. 재난."

길게는 몇 달 동안 용암이 서서히 분출될 가능성도 제기돼 더 큰 피해가 우려됩니다.

채널A 뉴스 권갑구입니다.

영상편집 : 변은민

권갑구 기자 ni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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