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이재명 0.17p차 초접전..또 전략적 선택한 광주전남
이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광주전남 순회경선에서 이 전 대표는 47.12% 득표율로 1위에 올랐다. 그가 지역순회경선에서 선두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4차례 지역경선과 1차슈퍼위크에서 과반 압승을 거둔 이 지사는 46.95%로 2위를 했다. 이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4.33%),김두관 의원(0.94%), 박용진 의원(0.66%) 순이다.
이 전 대표가 신승을 거뒀지만 누적 득표율에선 여전히 이 지사가 과반(52.90%)을 유지했다. 이 전 대표는 다소 오른 34.21% 누적득표율을 기록했다.
2002년 이후 민주당 계열 정당에 최종대선후보로 선출된 경선후보들은 모두 '여당 텃밭'인 호남에서 1위를 차지했다. 광주를 비롯한 호남의 선택이 이후 부산·울산·경남과 서울 및 수도권 경선 판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이 전 대표와 이 지사는 호남대전을 앞두고 대장동 의혹을 놓고 치열하게 맞붙었다.
이날 현장연설에서도 이 지사는 "윤석열의 서울중앙지검이 저를 표적수사 했다는 보도처럼 저는 평생 권력의 지속적이고 집요한 먼지털이 감시 속에 살았다"면서 "스스로를 어항 속 금붕어로 여겼고,'부패지옥 청렴천국'을 주문처럼 외웠습니다.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청렴해야 했다"며 대장동 의혹과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반면 이 전 대표는"대장동 비리도 철저히 파헤쳐 관련자는 누구든 법대로 엄벌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전남은 최근 거칠게 진행됐던 명낙대전에서 누구의 손도 확실히 들어주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때문에 결과를 놓고도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첫 승에 대해 "더 큰 희망의 불씨를 발견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대표의 승리는 대장동 의혹에 따른 반사효과와 호남출신인 점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많다. 한 민주당 중진은 "대장동 논란이 사실유무와 관계없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호남이 사실상 경선을 종료시켜주는 결과를 만들어주긴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호남 출신인 이 전 대표가 이날 과반 득표를 하지 못해 '절반의 승리'에 그쳤다는 해석도 있다. 이 지사도 "광주전남이 이 전 대표의 정치적 본거지라 제가 상당히 불리할 것이라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지지를 받았다"고 자평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2위 후보인 이 전 대표를 향한 지역의 안타까운 정서가 반영된 것 일 뿐 이 지사를 향한 네거티브 전략은 통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지사의 선전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저조한 득표율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당초 당내에선 추 전 장관이 호남에서 상당한 득표를 할 것으로 예상했고, 이럴 경우 이 지사에게 불리할 것이란 전망도 일각에선 나왔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추 전 장관이 오히려 손해를 봤다. 민주당 재선 의원은 "이 지사가 대장동 의혹을 '이재명 vs 국민의힘·조선일보' 구도로 만들면서 개혁성향 당원들이 이 지사로 결집한 것"으로 분석했다.
호남대전의 최종 성적표는 26일 전북 경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선 이 지사가 우위라는 의견과 대장동 의혹 이후 전북도 뒤집혔다는 의견이 공존한다. 이 전 대표가 전북마저 1위를 한다면 향후 그의 지지율 반등폭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 지사가 전북에서 1위를 되찾아 올 경우 그의 '대세론'이 한층 더 굳어질 것으로 보인다.
[광주=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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