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 "빛을 찾아가는 이야기에 매료됐다"

하은정 우먼센스 대중문화 전문기자 2021. 9. 2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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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주말 드라마 《인간실격》으로 5년 만에 안방극장 컴백

(시사저널=하은정 우먼센스 대중문화 전문기자)

명불허전 전도연이 안방극장에 컴백했다. 《굿와이프》 이후 5년 만이다. 정점을 찍은 전도연의 급이 다른 연기를 매주 안방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전도연이 출연하는 JTBC 주말 드라마 《인간실격》은 결국 아무것도 되지 못한 채 길을 잃은 여자와 결국 아무것도 못 될 것 같은 자기 자신이 두려워진 남자의 이야기를 담는다. 영화 《천문》 《봄날은 간다》 《8월의 크리스마스》 등을 연출한 허진호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드라마로는 첫 연출작이다. 여기에 영화 《소원》 《나의 사랑 나의 신부》 《건축학개론》 등을 집필한 김지혜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극 중 전도연은 작가가 되고 싶었던 대필작가 부정 역을 맡았다. '부정'은 최선을 다해 걸어왔지만 실패한 자신과 마주하며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인물이다. 전도연은 상실과 불안, 공허와 고독을 오가는 폭넓은 감정 변화를 호소력 짙은 연기로 그려내며 열연 중이다.

전도연의 상대역은 류준열이다. 극 중 류준열은 부자가 되고 싶은 역할 대행 서비스 운영자 강재로 분한다. 가난의 유전자를 벗고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남자다. '강재'는 냉소적이지만 마음 한구석엔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은 마음을 안고 산다. '믿고 보는 청춘 배우' 류준열 역시 특유의 호소력 있는 연기로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다.

연출을 맡은 허진호 감독은 "드라마를 하게 될 줄 몰랐다. 용기도 자신도 없었는데, 대본을 받고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작품은 아무것도 되지 못한 여자와 아무것도 되지 않을 것 같은 남자가 만나 그들이 가진 고통과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전도연, 류준열과 작업한 소감도 전했다. 그는 "대본을 접하고 다음 날 전도연에게 연락을 했다. 빠르게 연락이 왔다. 대본을 읽고 나처럼 좋아해 주더라"며 "류준열도 바로 떠올랐다. 이렇게 처음에 생각한 배우들과 함께 작업하는 것도 큰 행운이다. 내가 작품을 하면서도 잘 몰입을 못 하는데 《인간실격》은 두 배우의 섬세한 연기 덕분에 많이 몰입하고 공감하게 됐다. 후반작업 중인데 보면서도 참 좋았다"고 흡족해했다. 《인간실격》에는 전도연, 류준열을 비롯해 박병은, 김효진, 박인환, 박지영, 유수빈, 손나은, 조은지, 양동근, 오광록 등이 출연한다. 5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하는 전도연을 온라인 제작보고회를 통해 만났다.

ⓒJTBC

《인간실격》을 복귀작으로 선택한 이유는.

"작품 선택하는 데 이유는 똑같다. 대본이다. 사실 그간 무겁고 어려운 작품을 피하고 싶어서 시간을 두고 좀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에도 또 어두운 작품이지만 빛을 찾아가는 이야기라 선택했다. 대본을 보고 처음에 굉장히 많이 울었다. 아무것도 되지 못한 부정에게 많이 이입됐다. '어떻게 전도연이 부정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나'라는 질문도 많이 받았는데 나도 배우가 아닌 사람으로 실패도 하고 부족한 점도 많다."

5년 만에 시청자들과 만난다. 소감도 궁금하다.

"긴장되고 떨린다. 많이 부담도 된다. 그래서인지 주변에서 하는 드라마들을 더 찾아 보게 되고 하나하나 더 따지게 되더라. 신경이 많이 쓰인다. 어떤 식으로 부정을 이해해야 하는지가 제일 큰 관건이었다."

오늘 하이라이트 영상을 처음 본 소감도 궁금하다.

"사실 부정 이야기와 강재 이야기가 따로 가다 두 사람이 만나는 과정이라 모르던 부분이 많았는데 오늘 하이라이트 영상 덕분에 이 이야기가 이런 이야기구나 알아갈 수 있어서 좋았다."

내밀한 연기가 필요한 캐릭터다. 연기하며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꽉 닫힌 인물이라 그 마음을 어떻게 열어 가느냐가 제일 걱정이 됐다. 처음부터 부정이란 인물을 알고 싶어서 부단히 노력을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강재로 인해 부정의 마음이 서서히 열리고, 나 역시 부정과 같은 마음으로 강재에게 마음을 열게 되더라. 벼랑 끝에 서있고 죽음과 맞닿아있는 부정이라고 생각했는데 강재를 만나면서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보기 시작하고 작지만 빛을 찾아가는 설렘이 큰 힘이 됐었던 것 같다."

상대역이 류준열이다.

"애초에는 류준열 배우가 이 역할을 안 할 줄 알았다. 남자 배우들은 대체적으로 크고 화려한 작품을 선호한다. 이런 소소한 이야기에 관심을 가질까 생각했다. 덧붙이자면 류준열 배우가 출연한 영화 《돈》을 보면서 강재 역에 그가 정말 잘 어울릴 것이라 생각했다. 또 나와 어떤 모습으로 화면에 채워질지 궁금하기도 했다. 처음 촬영하고 주변에 '잘 어울려?' 하는 질문을 가장 많이 했다."

ⓒJTBC

류준열은 출연 이유에 대해 "작품을 선택할 때 시나리오도 중요하지만 어떤 배우, 감독과 작업하느냐도 중요하다. 시나리오도 좋은데, 데뷔 전부터 극장에서 재밌게 본 작품의 배우와 감독님이 함께한다니 너무 좋았다. 무조건 해야겠다 싶었다. 그 정도로 결정하기 너무 쉬웠다"고 털어놨다.

전도연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그는 "애초에 선배님은 굉장히 여유 있을 것 같고 연기의 달인일 것 같았다. 근데 촬영하는 동안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제가 경력은 얼마 안 됐지만 나름대로 찾았던 여유를 다시 한번 점검하게 됐다.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다시금 들게 하는 순간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도 고민을 하고 있지만 '선배님도 오랜 시간 연기하면서 괴로워하는구나'라는 지점에서 위로도 많이 받았다"고 고백했다.

허진호 감독은 두 배우의 호흡에 대해 "현재 후반작업 중이다. 연기가 크지 않은데 어떻게 나로 하여금 집중하게 할 수 있지, 하는 두 배우 특유의 섬세한 연기가 있다. 감정을 다르게, 하지만 공감되게 표현하는 것을 보면서 몰입이 됐다"고 칭찬했다. 이어 "편집하면서 다시 한번 이 배우들과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좋은 배우들이다"고 덧붙였다.

류준열이 맡은 캐릭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강재의 매력은 따뜻함이다. 자신도 벼랑 끝에 서있지만 그런 자신보다 누군가를 먼저 생각해 주고 배려해 주는 모습이 매력적인 캐릭터다. 덧붙이자면 류준열 배우는 연기에 있어서 굉장히 집요하고, 치열하고, 하나도 놓치고 싶어 하지 않는 욕심을 가진 배우다."

허진호 감독과의 작업은 어떤가.

"감독님을 안 지는 오래됐는데 작업은 처음이었다. 워낙 오래 찍으시는 걸로 유명하셔서 걱정을 많이 했다. 드라마는 빨리 찍어야 하는 것도 있고 시간이 넉넉지 않은데 생각보다 너무 빨리 찍으셔서 스태프들이 다 놀랐다. 저보다도 현장에 적응을 빨리 하셨다."

드라마의 관전 포인트는 무엇인가.

"《인간실격》은 인물들의 이야기에서 시작되지만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그 안에 내가 있고 나를 볼 수 있다. 좌절, 공허함이 아닌,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인간이 느끼는 풍부한 감정들이 볼거리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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