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베이조스가 탔던 '우주 캡슐', 직접 타봤습니다[랜선 사진기행]

송경은 2021. 9. 2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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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간 우주회사 블루오리진의 재사용 로켓 `뉴 셰퍼드`의 우주 캡슐. 뉴 셰퍼드는 모두 재사용이 가능한 추진체와 우주 캡슐로 구성돼 있다. /사진=송경은 기자
[랜선 사진기행-67] 미국 콜로라도주 콜로라도스프링스의 스페이스 심포지엄 특별전시장. 민간 우주 여행에 사용될 재사용 로켓과 6인승 우주 캡슐이 전시된 앞마당은 이를 구경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아마존 창립자 제프 베이조스가 이끄는 미국 민간 우주회사 블루오리진의 재사용 로켓 '뉴 셰퍼드'였다. 지름 7m, 높이 15m의 로켓 표면에는 여러 차례 우주로 발사됐다 돌아온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미국 민간 우주회사 블루오리진의 재사용 로켓 `뉴 셰퍼드`. 5번 우주로 발사됐다 회수된 모습이다. /사진=송경은 기자
계단을 따라 우주 캡슐에 올라타자 엔지니어가 가상 우주 비행을 가정해 착석과 유의사항에 대해 안내했다. 좌석은 의자를 뒤로 젖혀놓은 듯한 형태로 안전벨트를 채우고 살짝 누운 자세로 앉아 창밖을 볼 수 있었다.

6개 좌석은 창가를 따라 가운데를 두고 원형으로 빙 둘러 있었는데, 비행 중에는 마이크가 있는 헤드폰을 통해 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은 잠시나마 진짜 우주 여행 중인 것처럼 창밖의 어두워진 밤하늘을 보며 대화를 나눴다.

6인승의 뉴 셰퍼드 우주 캡슐 내부. 살짝 누운 자세로 탑승해 창밖으로 우주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사진=송경은 기자
앞서 지난 7월 20일(현지시간) 베이조스는 뉴 셰퍼드 우주 캡슐을 타고 첫 우주 관광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7월 8일 영국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버진갤럭틱의 민간 우주선 시험을 위해 민간인 최초로 우주 비행에 나선 데 이어 두 번째다.

베이조스의 이번 우주 비행은 인류 최초로 조종사 없이 진행됐다. 뉴 셰퍼드 우주 캡슐은 약 100㎞ 고도에서 추진체(로켓)와 분리된 뒤 약 10분에 걸쳐 자유 낙하하며 지상으로 돌아온다. 로켓은 추진력을 이용해 수직 착륙하고, 캡슐은 낙하산으로 착륙한다.

제프 베이조스가 자신의 동생 마크 베이조스와 조종사 출신의 82세 여성 월리 펑크, 예비 대학생 올리버 데이먼과 함께 뉴 셰퍼드 앞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모두 민간인인 이들은 지난 7월 20일 뉴 셰퍼드를 타고 우주를 비행한 뒤 지구로 무사 귀환했다. /사진 제공=블루오리진
이날 뉴 셰퍼드 로켓은 최고 시속 3592㎞로 4분 만에 고도 107㎞ 지점까지 올라간 뒤 우주 캡슐과 분리됐고 이후 7분30여 초 만에 지상으로 귀환해 수직 착륙에 성공했다. 로켓 위에 탑재된 우주 캡슐은 이보다 3분여 뒤 낙하산을 펴고 착륙했다.

우주 캡슐에는 베이조스와 함께 그의 동생인 마크 베이조스, 과거 여성이란 이유로 미국 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 시험을 통과하고도 우주선에 오르지 못했던 조종사 출신 82세 여성 월리 펑크, 네덜란드의 18세 예비 대학생 올리버 데이먼 등 4명이 탑승했다.

민간인 4명을 태운 스페이스X의 왕복 우주선 `크루 드래건`이 재사용 로켓 `팰컨9`에 실려 지난 15일 지구 저궤도를 향해 발사된 모습. /사진 제공=스페이스X
이달 15일에는 테슬라 창립자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미국 우주회사 스페이스X의 왕복 우주선 '크루 드래건'이 민간인 4명을 태우고 575㎞ 지구 저궤도에서 우주 비행에 성공했다. 민간 유인 우주선이 도달한 가장 높은 고도였다. 크루 드래건은 3일 뒤인 18일 지상으로 귀환했다.

이처럼 경쟁적으로 민간 우주기업들이 잇달아 유인 우주 비행에 성공하면서 민간 우주 여행 시대가 막을 올렸다. 수십 년간 인류가 상상 속에서 꿈꿔왔던 일이 드디어 현실화한 것이다.

뉴 셰퍼드 로켓과 우주 캡슐. /사진=송경은 기자
실제로 블루오리진은 지난 5월 시작한 우주 관광 티켓 판매에서 두 달여 만에 1억달러(약 1170억원) 매출을 올렸다. 베이조스는 우주 비행을 마치고 지구로 귀환한 직후 "우주 여행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다"며 이처럼 밝혔다.

블루오리진의 뉴 셰퍼드는 올해 두 차례 더 우주 관광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뉴 셰퍼드 우주 관광 티켓은 경매에서 장당 2800만달러(약 328억원)에 낙찰된 바 있다.

한편 뉴 셰퍼드는 2015년 4월 왕복 시험 비행에 처음 성공한 이후 총 16번의 우주 비행을 마쳤다. 특히 베이조스가 탔던 뉴 셰퍼드는 2017년 12월 데뷔한 뉴 셰퍼드 3로 단일 로켓으로는 7번째 비행이었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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