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를 새기다… ‘기억 보관함’ 기념메달·주화의 세계 [S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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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할 만한 가치 있는 대상 담아 제작
K팝 스타들 새긴 메달 해외서도 인기
인터넷 면세점 등 온라인서도 구입 가능
기념메달 국내 매출액 8년 새 16배 증가
사회공익활동 의미 더해져 ‘완판’ 일쑤
#.2 지난해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을 맞아 제작된 기념메달 사업은 종교를 넘어 공익을 위해 보탬이 되는 의미로도 남게 됐다. 기념메달의 판매 수익 중 일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후원금으로 쓰이게 된 것. 김대건 신부가 천연두를 종식하기 위해 노력한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후원이었다. 이 기념메달은 유흥식 대주교를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증정되기도 했다.
대한민국 기념메달이 역사·문화적 가치는 물론 투자 대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여기에 기념메달을 통한 사회공익 활동까지 이어지면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일부 수집가들 사이에서만 인기를 끌던 기념메달의 소재가 스포츠 스타, K팝 그룹 등으로 확대되면서 사람들의 관심도 커졌다.
◆광복 기념부터 손흥민까지…
기념메달은 특정 인물이나 사건, 행사, 문화유산 등을 기념하기 위해 제조·판매되는 메달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기념메달은 1975년 한국은행 창립 25주년을 기념해 제작됐다. 이후 대통령 취임이나 서울올림픽 등 역사적 사건이나 주요 행사 등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됐다.
기념메달의 가격은 함유된 소재와 중량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금으로 만들어진 경우 대체로 ‘금 시세+α’의 가격으로 책정된다. 구리와 아연으로 제작된 ‘태양의 후예 기념메달-송중기’는 조폐공사 홈페이지에서 50% 할인된 5만5000원에 판매 중이다.
기념메달은 금이나 은을 주로 사용한다. 일반 주화가 구리, 아연, 니켈 등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소장·투자 가치에 중점을 두기 때문이다. 금, 은은 일반 주화 재료에 비해 가공이 까다로워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 이 때문에 각국의 기념주화는 금, 은의 가공능력과 주화의 디자인 역량을 확인할 수 있다.
기념메달은 또 금, 은 시세에 연동해서 판매가격이 결정되는 지금형 메달인 투자형(불리온 메달)과 인물·문화·예술적 가치 등에 중점을 둔 수집형으로 나뉘기도 한다. 주로 수집형 기념메달을 제작하던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불리온 메달을 제작한 것은 2016년이다. 당시 ‘호랑이 불리온 메달’을 출시해 글로벌 시장에 선보였고,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대표 불리온 제품으로 꼽힌다.
조폐공사가 제조하는 기념메달은 공신력을 바탕으로 한다. 국내 유일 화폐 제조기관에서 만들기 때문에 금·은 순도가 99.99%로 보장된다. 서울 종로 등 귀금속 전문매장에서 판매하는 24K 제품의 상당수가 금 함유량 미달인 점을 감안하면 기념메달에 대한 투자 안정성이 크다.
1988년 발행된 대한민국 정부 수립 50주년 기념주화는 특별한 기술로 만들어졌다. 주화에 태극무늬를 칠보 기법 채색을 세계 최초로 적용해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기념메달 디자인도 단순 원형에서 사각형, 보석삽입형, 입체형, 지폐형 등으로 진화 중이다. 해외에서도 메달 산업은 각광받고 있다. 2017년 기준 글로벌 불리온 메달 시장은 1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예술성과 기술성을 앞세운 수집형 메달시장도 점점 규모가 커지고 있다.
김지은 조폐공사 압인사업팀 차장은 “우리나라 기념메달은 주화 및 훈·포장을 만들면서 축적해온 압인 기술과 대한민국의 문화·역사가 결합해 탄생한 고품격 문화예술품”이라며 “한정 제조라는 희소성과 예술성으로 수집뿐만 아니라 투자 대상으로도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기념메달의 역사는 기념주화의 역사와 일맥상통한다. 주화를 찍어내는 압인 기술 없이는 기념메달을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심미적 기능까지 더해져야 비로소 기념메달의 가치가 더해진다. 이 때문에 기념메달은 기술성뿐만 아니라 예술성과 희소성, 투자성 등이 총망라된 ‘문화예술품’으로 평가된다.
우리나라 최초의 기념주화는 1971년 한국은행이 발행한 ‘대한민국 반만년 역사 기념주화’다. 하지만 당시 우리나라에는 기념주화를 만들어낼 기술이 없어서 독일의 주화제조업체를 통해 찍어냈다.
우리나라 기술력을 동원한 최초의 기념메달(주화)은 한국은행 창립 25주년을 기념한 1975년에 제작됐다. 이후 대통령 취임 기념이나 국제행사, 훈·포장 등을 기념해 메달을 제조·공급해 왔다. 특히 1986년 아시안게임, 1988년 서울올림픽 때에는 고심도 압사 및 표면처리 방법 등 진보된 기술력을 선보여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을 받았다. 1986년 한·프랑스 수교 100주년 기념메달은 메달 선진국인 프랑스에서도 뛰어난 기술을 인정한 바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기념해 만든 주화는 그해 ‘주화 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주화책임자회의(MDC)에서 금화부문 ‘가장 아름다운 주화’ 대상을 받기도 했다. 2006년에 발행된 한글날 기념주화는 주화 중간에 구멍을 뚫는 형태로, 2008년 MDC에서 가장 기술적인 주화 부문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우리나라 기념주화는 기술력과 예술성에서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섰다. 기념주화는 대한민국 정식 법화이기 때문에 평소 사용하는 돈처럼 시중에서 사용 가능하다. 하지만 액면가를 떠나 역사적인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에 실제 사용보다는 수집의 목적으로 통용된다.
기념주화의 발전은 기념메달로 이어졌다. 2016년 최초로 찍어낸 ‘호랑이 불리온 메달’ 이후 해마다 불리온 메달 수출액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조폐공사의 불리온 메달 수출액은 1억8000만달러에 달한다. 기념메달 디자인도 단순 원형에서 사각형, 보석삽입형, 입체형, 지폐형 등으로 진화 중이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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