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애의 영화이야기] 영화로 재소환된 아-하의 '테이크 온 미'와 대중매체의 역사 돌아보기
이번 칼럼은 제목이 좀 거창하게 느껴질 수 있겠다. 노르웨이 출신 그룹 아-하의 ‘테이크 온 미’가 빌보드 차트에서 1위를 한 지 40년이 다 되어가지만, 여전히 다양한 방식으로 소환되다 보니 이 노래의 역사는 노래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대중매체의 역사와 무관하지 않다.
이번 칼럼에서는 이 노래를 재소환한 다큐멘터리 영화 ‘아-하: 테이크 온 미’(감독 토마스 롭삼, 아슬레우 홀름, 2021)를 소개하며, 그동안 노래 ‘테이크 온 미’를 대중에게 전달해온 대중매체에 대한 이야기도 좀 해볼까 한다.
노르웨이 출신 그룹 아-하의 1985년 빌보드 차트 1위 노래 ‘테이크 온 미’를 전혀 들어본 적이 없기는 쉽지 않다. 도입부의 드럼 비트와 신시사이저 멜로디, 후렴구의 ‘테이크 온 미, 테이크 미 온’ 부분은 그동안 영화와 TV 등 주류 영상매체를 통해 꾸준히 소환되었다.
‘라라랜드’(데이미언 셔젤, 2016)에서는 주인공들이 재회하는 야외 파티 장면에서 밴드가 연주하는 노래로서 ‘테이크 온 미’가 등장했고, ‘데드풀 2’(데이빗 레이치, 2018)에서는 이 노래의 뮤직비디오를 패러디한 장면이 등장했다. 그밖에 국내에서 ‘런닝맨’, ‘효리네 민박 2’ 등에서도 배경음악으로 사용되었다. 현재 방영 중인 한 금융 광고에서도 ‘테이크 온 미’가 사용 중이다.
이번 다큐멘터리 영화의 소환이 이전과 다른 점은 배경음악 만이 아닌 이야기의 대상으로 소환되었다는 점이다. 영화 ‘아-하: 테이크 온 미’는 제목 그대로 그룹 아-하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노래 ‘테이크 온 미’에 대한 이야기도 포함되어 있다. 그들의 과거와 현재, 그들의 수많은 노래와 공연도 만날 수 있다.
아하의 팬 여부를 떠나, 어디선가 들어본 노래를 만든 그룹의 세 멤버인 모튼 하켓, 마그네 푸루홀멘, 폴 왁타의 어린 시절과 데뷔 시절 이야기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게다가 여전히 활발히 활동 중인 그룹이니, 그들의 현실도 엿볼 수 있다. 뻔하지 않은 음악영화라서 더 매력적이다.
이 영화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영상이다. ‘테이크 온 미’의 뮤직비디오에서 애니메이션 효과를 만들어냈던 ‘로토스코핑’ 기법이 사용됐다. 아-하의 과거와 현재 공연 모습, 과거 자료 영상, 뮤직비디오, 새로 촬영한 인터뷰 영상 등이 실사와 애니메이션 영상으로 뒤섞여 그들의 과거와 현재를 더욱 유기적으로 엮어낸다.
‘테이크 온 미’의 뮤직비디오는 1985년 당시 큰 화제였다. 1981년 여름 미국에서 음악전문 케이블 TV 채널인 MTV가 개국하면서, 보는 음악인 뮤직비디오가 점차 대중화되기 시작한 시점에 ‘테이크 온 미’ 뮤직비디오의 인기는 뮤직비디오의 영향력, 가능성 등을 확인해주었다.
당시 우리나라는 케이블 TV 방송이 시작되기 전이라 외국 뮤직비디오를 접하기는 쉽지 않았다. 지상파 TV에서 명절 특집 방송 식으로 늦은 시간에 외국 뮤직비디오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편성했었는데, VCR도 대중화되기 전이라, 본방 사수를 해야만 말로만 듣고 글로만 읽은 뮤직비디오를 볼 수 있었다.
FM 라디오를 듣고, 월간 음악 잡지를 읽으며 소식을 읽고, 레코드판을 구입 해 음악을 듣고, 지상파 TV를 통해 가끔 뮤직비디오를 보던 시절을 지나, 케이블 TV를 통해 좀 더 자주 뮤직비디오를 보고, VCR로 녹화해 반복해 보던 시절을 지나 현재에 이르렀다.
2021년 9월24일 현재, 유튜브 A-HA 채널에 올라와 있는 ‘테이크 온 미’ 4K 리마스터링 버전 뮤직비디오는 13억 뷰를 기록 중이다. 앨범별로 노래와 뮤직비디오 올라와 있고, 2020년 3월까지도 활발히 진행했던 공연 영상들도 여럿 올라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다양한 소환이 현재의 주류 대중매체인 인터넷을 통해 진행 중이다.
지난 9월 20일에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SNS 계정을 통해 내년에 새 앨범과 영화가 공개될 예정이라는 소식도 올라왔다.
새 영화 ‘아-하: 테이크 온 미’를 영화관에서 공연 보듯 감상하고, 인터넷 세상의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그들의 과거와 현재까지 접하다 보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다양한 대중매체를 모두 누려보시길 바란다.
송영애 서일대학교 영화방송공연예술학과 교수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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