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타서 쓰려다 생때같은 내 돈 줄줄 샌다 [정의진의 경제야놀자]

정의진 2021. 9. 25.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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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전날인 지난 20일 서울 망원시장의 한 점포에 국민지원금(재난지원금) 이용 가능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를 함께 극복하자는 명분 아래 정부가 일반 국민을 상대로 주는 돈이 참 많습니다.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재난지원금)', '상생소비지원금(카드 캐시백)' 등 이름도 참 헷갈립니다.

이름만 헷갈리면 그나마 다행일 텐데 이들 지원금을 타내는 방법과 사용 조건 등이 모두 제각각이라 더 혼란스럽습니다. 자칫 지원금을 혼동하면 정부 지원금 타서 쓰려다 생때같은 내돈 쓰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정부의 대표적인 코로나19 관련 지원금인 △재난지원금 △비대면 외식 쿠폰 △카드 캐시백의 수령 방법과 사용 조건 등을 정리했습니다. 모르고 쓰다간 더 쓰고, 알고 써야 아낄 수 있는 '정부 지원금 활용법'입니다.

 ①재난지원금 : 배달앱마다 달라요

전 국민의 88%를 대상으로 1인당 25만원이 지급되는 재난지원금은 이미 지난 6일부터 신청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국민이 지금 이 시간에도 25만원의 지원금을 어디선가 쓰고 있죠. 아직 신청하지 않은 소비자는 자주 사용하는 카드사 홈페이지나 앱을 통해 신청하면 됩니다. 지역사랑상품권 형태로 받고 싶다면 지방자치단체 홈페이지나 앱에서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됩니다. 재난지원금 지급 신청은 다음달 29일까지만 받습니다.

재난지원금을 받았다면 재난지원금을 쓸 수 있는 사용처에 주의해야 합니다. 25만원의 재난지원금은 백화점, 대형마트에서는 쓸 수 없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에서 쓸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식당이나 동네 슈퍼마켓, 미용실, 약국, 학원, 전통시장 등에서는 쓸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같은 식당이라도 소비자 자신의 주소지가 속한 곳에서만 쓸 수 있습니다. 서울에 주소지를 둔 사람은 경기도나 부산에서 재난지원금을 쓸 수 없다는 겁니다.

카페 등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서도 사용 가능합니다. 그런데 스타벅스에서는 못 씁니다. 스타벅스는 프랜차이즈 가맹점 형태로 운영되지 않고 직영점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입니다. 재난지원금이 충전된 카드로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사면 의도했던 재난지원금이 차감되지 않고 통장에 있는 내 돈이 빠져나가게 되니 주의해야 합니다. 앞서 말한 백화점이나 이마트 등 대형마트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재난지원금 사용처 중 가장 세심히 살펴야 할 부분이 배달앱입니다. 우선 배달의 민족, 요기요 등 민간 배달앱에서는 재난지원금을 쓸 수 없습니다. 그런데 배달의명수 등 공공 배달앱에서는 재난지원금을 쓸 수 있습니다. 똑같은 식당에서 똑같은 음식을 주문해도 배달의민족 앱으로 주문해 결제하면 내 돈이 나가고, 지자체가 만든 배달앱을 쓰면 재난지원금이 차감된다는 것입니다. 다만 민간 배달앱을 통해 주문하더라도 배달원이 직접 가져온 카드 단말기로 결제한다면 재난지원금을 쓸 수 있습니다.

 ②비대면 외식쿠폰 : 사전 응모는 필수

비대면 외식쿠폰 사업은 배달앱으로 2만원 이상의 음식을 네 번 주문하면 정부가 1만원을 환급해주는 정책입니다. 1만원의 환급금은 네 번째 배달 주문을 할 때 사용한 카드나 은행 계좌로 지급됩니다.

주의할 점은 1만원의 환급을 받기 위해선 2만원 이상의 음식을 주문하기 전에 반드시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응모'를 해야 한다는 겁니다. 응모는 카드사 홈페이지나 앱에서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사전에 응모하지 않았다면 2만원 이상 배달음식을 억지로 시켜먹었더라도 정부가 1만원 환급해주지 않습니다.

4회의 주문실적은 하루에 2회까지만 인정됩니다. 2만원 이상 음식을 하루에 네 번 시켜먹더라도 1만원의 환급을 받지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하루에 두 번씩 이틀간 주문하면 1만원 환급받을 수 있습니다.

재난지원금과 달리 비대면 외식쿠폰 사업은 민간 배달앱에서의 사용도 인정됩니다. 환급 혜택이 적용되는 배달앱은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PAYCO △딜리어스 △카카오톡주문하기 등 민간 6곳과 △배달특급 △띵동 △배달의명수 △일단시켜 △어디go △배달올거제 △배달모아 △불러봄내 △배슐랭 △배슐랭 세종 △대구로 등 공공 11곳, △위메프오 △먹깨비 등 민간·공공 혼합형 2곳입니다. 이들 19곳이 아닌 배달앱에서의 주문은 결제액이 2만원이 넘더라도 1만원 환급을 받을 수 없습니다.

비대면 외식쿠폰 사업은 이미 지난 5월 24일부터 7월 4일까지 1차로 진행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코로나19 방역 상황을 고려해 사업이 중단됐는데, 이달 15일 사업이 재개됐습니다. 1차 시기에 2만원 이상 주문한 실적은 이번에 재개된 사업에서도 그대로 인정됩니다. 예를 들어 지난 6월에 배달앱으로 2만원 이상 음식을 두 번 주문했다면 앞으론 두 번만 더 2만원 이상 주문해도 1만원을 환급받습니다.

배달원이 가져온 카드 단말기를 통한 대면 결제는 1만원 환급을 위한 배달앱 사용실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도 주의해야 합니다. 배달앱에서의 비대면 결제만 사용 실적으로 인정되죠. 재난지원금은 배달원을 통해 대면 결제를 해야만 통장에 있는 내 돈을 아낄 수 있었는데, 비대면 외식쿠폰 사업에서는 정반대인 셈입니다.

 ③카드 캐시백 : 소비는 10월부터

카드 캐시백 제도는 다음달 이후 월간 카드 사용액이 지난 2분기 월평균 카드 사용액보다 3% 넘게 증가하면 초과분의 10%를 카드 캐시백으로 돌려주는 제도입니다.

예를 들어 지난 4~6월 월평균 100만원을 카드로 쓴 사람이 10월에 카드로 153만원을 소비하면 103만원을 넘는 50만원의 10%인 5만원을 11월에 돌려받습니다. 카드 캐시백 제도로 1인당 환급받을 수 있는 액수는 한 달에 최대 10만원, 총 20만원입니다. 따라서 카드 캐시백을 최대한 많이 받기 위해선 이달엔 최대한 절약하고 다음달 필요한 소비를 몰아서 하는 게 좋습니다.

다만 백화점과 대형마트, 명품 전문매장에서의 카드 사용액은 캐시백 지급을 위한 사용실적 계산 시 포함되지 않습니다. 다음달 카드 사용액을 늘리기 위해 이마트에서 아무리 많이 카드를 써봤자 캐시백과는 무관하다는 것입니다.

정부는 당초 배달앱에서의 소비도 카드 캐시백 지급을 위한 사용실적 계산 대상에서 제외하려 했지만, 최근 방침을 바꿨습니다. 배달앱에 입점한 자영업자를 도우려면 배달앱에서의 카드 사용을 배제해선 안 된다는 지적에 따른 결정입니다. 정부는 카드 캐시백 제도의 구체적 내용과 신청절차 등을 조만간 결정해 발표할 예정입니다다. 1인당 25만원의 재난지원금 사용액도 카드 캐시백을 받기 위한 카드 사용액에 포함되는지 여부도 이때 결정될 전망입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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