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진 배우들의 연기력이 아까운 '홈타운' [윤지혜의 슬로우톡]

윤지혜 칼럼 2021. 9. 25.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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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진 배우들의 연기력이 아깝다.

그들이 만들어내는 인물의 모습만 보면 tvN '홈타운'(극본 주진 연출 박현석)의 세계란 자진해서 입성하고 싶을 정도로 충분히 흥미롭게 다가오니까.

배우들이 연기하는 인물들마저 속 빈 강정처럼 느껴지기 직전이라 이대로 가다 혹여 그들의 좋은 연기까지 퇴색될까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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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아직까진 배우들의 연기력이 아깝다. 그들이 만들어내는 인물의 모습만 보면 tvN ‘홈타운’(극본 주진 연출 박현석)의 세계란 자진해서 입성하고 싶을 정도로 충분히 흥미롭게 다가오니까. 문제는 막상 문을 열고 들어가면 우리가 맞닥뜨리는 건 이렇다 저렇다 할 만한게 하나 없는 텅 빈 공간 뿐이라는 데 있다.

물론 도입부만 놓고 판단하긴 어렵다. 그러나 그렇다 해도 적어도 보는 이들이 어느 정도 갈피를 잡을 수 있을 만큼의 전개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홈타운’은 여전히 한 치 앞도 모르겠는 미궁 속에 놓여 있다. 악령에 사로잡힌 것 같은 등장인물을 보면 영화 ‘곡성’ 같다가도, 살인이나 납치 등의 범죄가 연이어 일어나는 장면을 보면 ‘살인의 추억’이 떠오른다.

뿐인가. 자신의 고향 사람들을 대상으로 살상 가스 테러를 저질렀다는 ‘홈타운’의 절대악은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가진 사이비교주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어 이쯤에서 또 ‘구해줘’가 생각나는 것이다. 처음에는 이러한 연상작용이 미스터리 장르인 ‘홈타운’의 감성을 더욱 짙게 만들어 주어, 시청자들의 호기심이 고취시키는 듯 했다.

게다가 유재명, 한예리, 엄태구 등 허구의 인물을 실재화하는데 능한, 믿고 본다는 연기파 배우들이 함께 하니, 역대급 미스터리 장르물의 탄생을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테러로 아내를 잃은 상처를 여전히 가슴 한 구석에 품고 사는 형사 최형인이 되어 기괴한 사건의 실상을 추적 중인 유재명, 어디론가 납치되어 사라진 조카를 찾을 수만 있다면 목숨도 내놓을 준비가 되어있는 인물 조정현의 한예리.


그리고 감정이 실려 있지 않은 건조한 얼굴로 자신이 저지른 참혹한 범죄를 심드렁하게 이야기하며 절대악의 포스를 유감없이 발휘한 조경호 역의 엄태구까지. 첫 회가 보인 애매모호한 설정 쯤은 이해하고 넘어갈 정도의 매칭이라 할까. 실제로 이들은 이미, 각자가 맡은 배역을 저마다의 연기력으로 완벽하게 구현하여, ‘홈타운’의 가상 공간인 사주시를 덮친 절망의 무게를 고스란히 전달하고 있는 까닭이다.

막상 배우들을 따라 진입한 사주시의 미스터리에 예상보다 별 게 없어 보인다는 게 관건이다. 이런 경우엔 둘 중 하나다. 빈 수레여서 요란했거나 욕심이 과하여 이도저도 아닌 상태가 되었거나. 후자면 다행이다. 작품의 분위기는 잡힌 상태이기 때문에 불필요한 가지들만 잘라내면 이야기는 뚜렷하고 선명해질 테고, 워낙 좋은 배우진과 연출진이 함께 하는 작품이라 언제든, 바로 회생이 가능할 테다.

전자라면 어서 선 굵은 전개를 만들어내야 한다. 배우들이 연기하는 인물들마저 속 빈 강정처럼 느껴지기 직전이라 이대로 가다 혹여 그들의 좋은 연기까지 퇴색될까 우려스럽다. 어찌 되었든 도입부가 해야 할 몫인 장르물 특유의 분위기나 멋은 넘칠 만큼 표현되었으니 이제 ‘홈타운’의 본격적인 이야기에 제대로 돌입해주어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동시에 배우들의 열연이 의미있게 만들어주기 바란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tvN '홈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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