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인상, 한전 주주 웃지 못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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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이 지난 2013년 이후 8년 만에 처음으로 전기요금을 올렸다.
가격 인상이 실적 개선으로 직결될 것이라는 기대에 인상 발표 전 반등했던 주가는 발표 후 오히려 하락세로 돌아서 한전 주주들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한전 주가는 최근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오름세를 이어왔으나 정작 요금 인상이 발표된 뒤 상승폭을 반납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전기요금 인상에도 석탄 가격 상승을 고려하면 한전의 12개월 선행 이익 전망치는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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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인상 없이는 적자 지속될 전망
한국전력이 지난 2013년 이후 8년 만에 처음으로 전기요금을 올렸다.
가격 인상이 실적 개선으로 직결될 것이라는 기대에 인상 발표 전 반등했던 주가는 발표 후 오히려 하락세로 돌아서 한전 주주들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증권가는 전기료 인상폭이 발전 원가 상승폭에 크게 못 미친다며 주가 상승을 위해선 추가 인상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견해다.
석탄값 상승에 영업익은 감소 중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4일 한국전력은 전일 대비 1.65% 내린 2만3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기요금 인상을 발표한 23일 1.22% 떨어진 데 이어 이틀 연속 하락세다.
한전 주가는 최근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오름세를 이어왔으나 정작 요금 인상이 발표된 뒤 상승폭을 반납했다. 주가 하락을 이끈 건 기관투자자다. 요금 인상안 발표 후 이틀간 기관은 한전 주식을 38만2737주 순매도했다.
전문가들은 한전 주가 부진의 원인을 전기요금 인상폭이 발전 원가 상승폭에 크게 못 미친 데서 찾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전기요금 인상으로 한전의 4분기 영업이익이 3600억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분기에 기록한 7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최근 끊임없이 오르고 있는 연료 가격은 한전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석탄 가격은 주요 생산국인 호주의 공급 차질과 중국의 수요 증가로 인해 3달간 2배가량 급등한 상태다. 석탄 발전 비중이 41%에 달하는 한전의 발전 원가 역시 크게 오를 수밖에 없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전기요금 인상에도 석탄 가격 상승을 고려하면 한전의 12개월 선행 이익 전망치는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유연탄과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인상으로 세후 연료비가 킬로그램(Kg)당 355.42원으로 전분기 대비 19% 상승했다"면서 "연료비 인상분을 모두 반영하면 전기요금이 킬로와트시(kWh)당 13.8원 인상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전의 이번 전기요금 인상폭은 kWh당 3원으로 미래에셋증권이 제시한 13.8원에 비해 턱없이 낮다. 여기에 유가와 석탄 가격이 오르면서 연료비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큰 탓에 전기요금 인상이 추가로 이뤄져도 원가 상승폭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아직 먼 가격 정상화의 길
증시 전문가들은 주가 상승의 관건은 수익성 개선을 위한 추가적인 가격 인상이라고 설명한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전은 이번 요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kWh당 7.37원의 추가 인상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급등한 유가와 석탄 가격, 환율 등이 실제 적용되는 내년 1분기에는 kWh당 20원 이상의 추가적인 인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2번의 인상 유보로 연료비 연동제의 신뢰성이 깨진 상태에서 한 번의 요금 인상이 가지는 의미는 크다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내년 1, 2분기에 추가적인 인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추가적인 요금 인상과 함께 환경 비용 상승 요인도 실적과 주가에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지목된다.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대선 국면에서 지속적인 전기요금 인상 여부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연료비 변동 외에도 신재생에너지 의무이행(RPS)과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ETS) 등 환경 관련 비용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익진 (jinlee@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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