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섐보, 라이더컵에서 417야드 초장타 티샷 '화제'
[스포츠경향]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최고의 장타자로 꼽히는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가 유럽과의 대항전 라이더컵에서 특유의 ‘초장타’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디섐보는 25일 미국 위스콘신주 헤이븐의 휘슬링 스트레이츠에서 열린 제43회 라이더컵 골프대회 첫날 스코티 셰플러와 짝을 이뤄 욘 람(스페인)-티럴 해턴(잉글랜드)과의 포볼 매치에 나서 5번 홀에서 무려 417야드로 기록된 드라이버 티샷을 날렸다. 5번 홀은 큰 호수를 끼고 오른쪽으로 굽은 형태의 파5 홀이다. 다른 선수들은 굽어지는 지점 정도의 페어웨이를 향해 티샷했으나 디섐보는 달랐다.
핀 방향을 바로 본 듯 아예 오른쪽을 향해 선 뒤 힘껏 휘둘렀고, 공은 물과 그 앞의 벙커를 훌쩍 지나 그린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페어웨이 중앙에 떨어졌다.
대회 홈페이지의 샷 트래커에 디섐보의 이 티샷은 417야드로 기록됐다. 람이 336야드, 셰플러가 305야드를 보냈고, 해턴의 티샷은 295야드였다. 다른 선수들보다 100야드 안팎을 더 멀리 보낸 디섐보는 홀까지 불과 72야드를 남겼고, 이어진 웨지샷을 홀 1.2m가량에 붙인 뒤 가볍게 이글 퍼트를 넣었다.
4번 홀(파4)을 내주고 밀리던 디섐보-셰플러 조는 디섐보의 장기를 살린 멋진 이글로 5번 홀을 가져가며 균형을 맞췄고, 마지막까지 접전을 벌인 끝에 무승부로 승점 0.5점을 획득했다.
디섐보는 5번 홀에 대해 “파를 지키는 건 원치 않았다. 그린을 노리고 날렸다”고 설명했다. 같은 팀으로 이 샷을 지켜본 셰플러는 “대회에서 그런 샷을 할 수 있다는 건 놀라운 일”이라며 “우리에게 남은 경기를 치르는 데 좋은 기폭제이자 모멘텀이 됐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스윙이나 장비에 과학 이론을 적용해 ‘필드의 과학자’로 불리던 디섐보는 2년 전쯤부터 몸을 불리고 거리를 늘리기 시작해 골프계에 초장타 바람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2018~2019시즌 평균 드라이버 거리 302.5야드로 투어 34위였던 그는 2019~2020시즌 평균 322.1야드, 2020~2021시즌엔 323.7야드로 1위에 올라 대표적인 장타자로 거듭났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같은 팀원이 된 브룩스 켑카와의 껄끄러운 관계가 더 부각되는 가운데 연습 라운드부터 ‘장타 쇼’로 팬들의 환호를 끌어내기도 했다. 1번 홀(파4) 티박스에 올라 드라이버로 공을 보낼 곳을 겨냥하는 포즈를 취한 뒤 364야드의 호쾌한 샷을 날린 것이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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