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 보수는 잊어라' 野 주자들, '셀프디스'로 표심 공략

최은지 기자 2021. 9. 25.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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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도리도리·쩍벌'에 "내가 봐도 좀 심하다 싶었다"
홍준표 "여성층 마음 돌릴 공약 발표"..유승민, '노잼'→'유잼' 탈바꿈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9일 SBS 예능프로그램 '집사부일체'에 출연해 방송하고 있다.(SBS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최은지 기자 = 국민의힘 대권주자들이 자신의 약점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셀프디스'로 쿨한 면모를 보이며 달라진 정치 문화를 보여주고 있다.

단점 노출을 최소화하고 약점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과거의 '꼰대' 모습을 탈피하는 것은 물론, 이를 개그로 승화시켜 권위적인 모습보다 인간적인 모습을 어필하는 전략이다. 권위적인 면모보다 소탈한 이미지에 열광하는 요즘 세대의 '니즈'를 반영해 표심 공략에 나서고 있다.

정치도, 선거도 처음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논란이 된 '쩍벌' '도리도리'에 대해 감추지 않고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지난달 윤 전 총장의 반려견 인스타그램인 '토리스타그램'에 강아지 마리가 뒷다리는 활짝 벌린 채 엎드려있는 사진을 게재하며 '쩍벌 마리. 마리는 180도까지 가능해오!'라는 글을 올렸다. 여기에는 '아빠유전' '오천년전부터'라는 해시태그를 통해 오랜 습관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이와 관련해 솔직하게 답변했다. 윤 전 총장은 SBS 예능프로그램 '집사부일체'에 '도리도리, 쩍벌 안 하려고 애썼다'라는 질문에 "네"라고 인정하며 "내가 봐도 아, 좀 심하다 싶었다"라며 솔직하게 고백했다.

윤 전 총장은 "나는 그렇게 심하다는 생각을 안했는데 유튜브를 보고 깜짝 놀랐다"라며 "정치를 처음하는 분들은 '도리도리'를 해서 고친 분들이 꽤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그냥 이야기할 때는 크게 안 하지만 카메라가 잡히면 (시야가) 좁으니 왔다갔다하는 속도가 빨라지는 모양"이라며 "어느 한 곳만 주시하면서 말하라고 하는데 사람이 많으면 자꾸 보게 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24일 오후 모교인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에서 열린 2022 대선 프로젝트 & 토크쇼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1.9.2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5선의 국회의원인 홍준표 의원은 과거 성차별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던 '약점'을 솔직하게 인정했다.

그는 지난 10일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한 '국민 시그널 면접'에서 "최근 상승세에서 남성 지지가 높은데 거꾸로 여성이 지지를 안 한다는 이야기다. 혹시 예전에 여성비하 막말, 자서전에 쓴 '돼지 발정제' 등 안좋은 이미지가 남아 홍준표는 차마 못 찍겠다는 것이 많은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인정해 질문자가 오히려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홍 의원은 2011년 대학생 간담회에서 "이대 계집애들 싫어했다"는 발언, 금품수수와 관련해 질문하는 기자에게 "너 그러다 진짜 맞는 수가 있다"는 발언, 당대표 선거에서 "거울보고 분칠하는 후보는 안 된다"라는 발언, 2017년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 시절 "(설거지는) 하늘이 정해놨는데 여자가 하는 일을 남자한테 시키면 안 된다"는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바 있다.

이에 대해서 '성희롱 발언'이 아니냐는 질문에 홍 의원은 "그것이 막말이라면 수용하겠는데 그것은 성적 희롱은 아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홍 의원은 내주 여성 공약을 발표한다. 그는 "다음주에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여성층 설득을 위해 여성 부분 공약을 총괄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라며 "사소한 말 몇마디로 오해를 하고 있는 여성층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여성 부분 공약을 총괄 정리해서 발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젠더 갈등에 대해 홍 의원은 전날(24일) 모교인 고려대 학생들과의 토크 콘서트에서 "차별과 구별은 분리해서 생각해봤으면 한다"라며 "저는 페미니스트도 아니고 반페미니스트도 아니다. 꼭 말한다면 휴머니스트, 인간의 문제로 돌아가는 것이 외려 갈등으로부터 벗어나는 길이 아닌가라고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준석 당 대표를 면담하며 지지자들이 붙여준 애칭인 '유치타' 인형을 선물하고 있다. 치타는 몸을 잔뜩 웅크린 후 크게 도약한다. 2021.9.1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유승민 전 의원은 '노잼 이미지'에 대해 쿨하게 인정하고 SNS 라이브 방송으로 '유잼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유 전 의원은 지난 12일 '올데이 라방'에서 "저 보고 '사람이 똑똑하고 너무 차가워 보인다'고 하는데 알고 보면 저도 재미있고 농담도 잘한다"라며 "정치인에게 비치는 이미지는 자기 책임이니 제가 알아서 해야 할 문제"라고 '셀프디스'를 하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은 청년층과의 스킨십을 위한 SNS 라이브방송 '오늘 밤, 유승민입니다'에서 지지자들의 '지적'사항을 전부 웃으며 수용하는 색다른 모습도 보이고 있다.

지지자와의 화상 인터뷰에 대한 유 전 의원이 답변이 길자 'TMI다'(Too Much Information)라는 지적이 곧바로 올라왔다. 유 전 의원은 웃으면서 "알겠습니다, 짧게할게요"라면서도 "질문하신 분들한테 너무 간단하게 답변하면 성의가 없을 것 같아서, TMI라도 조금만 참아주세요"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또한 유 전 의원은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 바꿔주세요 더 예쁜 사진도 있을 텐데'라는 요청에 "당장 바꾸겠습니다"라고 답한 후 실제로 프로필 사진을 이행했다. 또한 '무슨 일이 있으면 발 빠르게 움직여주세요 홍준표보다 한발 늦는 것 같습니다'라는 지적에 "다음에는 제가 먼저 선수 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유 전 의원 캠프에서는 TV 토론회에서 상대 후보의 질문을 많이 받지 않는다는 약점에 SNS에 "후보님들, 질문 좀 해주세요!!"라는 문구로 '셀프디스'를 하기도 했다.

silverpa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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