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문 대통령, 4자 종전선언 제안..北 "흥미 있는 제안"

KBS 2021. 9. 25.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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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추석 연휴 잘 보내셨습니까?

남북의창 시작하겠습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대해 흥미롭고 좋은 발상이라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 철회가 선결돼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습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의 당사자로 남북미 이외에 중국까지 명시했는데요.

미중 간에도 미묘한 온도차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북한은 영변 핵시설을 재가동하고 열차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긴장 수위를 계속 끌어올리고 있는데요.

북한의 이런 움직임을 우려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도 커지는 분위깁니다.

준비된 화면 먼저 보시고 전문가와 함께 자세히 분석해 보겠습니다.

[리포트]

코로나19 확산세 속에서 전 세계 100여 개 나라 정상이 직접 참석한 제76차 유엔총회.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내 마지막 유엔총회 기조연설은 한반도 평화에 방점이 찍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남북한과 미국, 또는 남북미중 4개국이 함께 한반도 종전선언을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제76차 유엔총회 기조연설/9월 22일 : "한국전쟁 당사국들이 모여 종전선언을 이뤄낼 때 비핵화의 불가역적 진전과 함께 완전한 평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문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종전선언의 당사자로 중국까지 포함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하지만 대내외적 상황을 고려하면 종전선언이 현실화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중국이 종전선언 논의의 장에 들어와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이 커지는 걸 미국이 원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실제 미 국방부는 종전선언 논의에 열려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미국의 목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고 강조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종전선언 논의 과정에서 정전협정의 당사자로서 마땅한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자오리젠/中 외교부 대변인/9월 22일 : "한반도의 전쟁을 끝내고 정전 상태의 평화 체제 전환을 실현하는 것은 한반도 문제의 정치 해결 과정에서 중요한 부분이자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기대와도 부합합니다."]

문 대통령 연설 이틀 만에 북한은 리태성 외무성 부상의 담화를 통해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이 남아 있는 한 종전선언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리 부상은 또 "한미동맹이 계속 강화되는 상황에서 종전선언은 오히려 남북을 끝없는 군비 경쟁에 몰아넣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도 "종전선언은 흥미 있는 제안이자 좋은 발상"이라며 "남측이 적대적이지 않다면 관계 회복을 논의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만, 종전선언을 논의할 때와 조건이 적절한지에 대해선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만약 이 종전선언이 자신들이 요구하는 대북 적대시 정책의 완화를 의미하고, 실질적으로 한미 군사훈련을 중단한다든지 이런 과정으로 연결될 수 있는 모멘텀이 될 수 있다면 북한도 호응할 수밖에 없어요."]

북한은 유엔총회에 앞서 국제사회에 보란 듯이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반되는 군사행동을 감행했습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방한하고 우리 군 당국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SLBM을 처음 시험 발사한 날에 맞춰 북한은 탄도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했습니다.

터널 부근에 세워진 열차에서 시뻘건 화염을 내뿜으며 미사일이 발사됩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 23 미사일입니다.

[조선중앙TV/9월 16일 : "조선 동해상 800km 수역에 설정된 표적을 정확히 타격했습니다."]

이동식 발사차량이 아닌 북한 열차에서 미사일이 발사되는 모습이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화물칸 안에 발사대를 눕혔다가 덮개를 열고 수직으로 세워 쏘는 방식인데, 구소련이 개발해 운용했던 핵 열차와 유사합니다.

[신종우/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 : "터널을 이용해 은폐되고 이동할 때도 위장이 되기 때문에 은밀성이 좀 더 보장될 수 있는데요. 철도가 파괴될 경우에는 기동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작전적인 효율성은 낮은 편입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건 우리 군이 독자 개발한 SLBM을 시험 발사하기 불과 두 시간 전이었습니다.

남북한이 공교롭게도 같은 날 시험용 미사일을 발사한 겁니다.

[문재인 대통령/9월 15일 : "오늘도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그런 도발을 했는데, 그런 북한의 비대칭 전력에 대해서 우리 SLBM이 아주 효과적인 억지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문 대통령 발언이 알려진 날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밤늦게 담화문을 내고 응수했습니다.

"북한의 도발", "확실한 억지력"이란 문 대통령의 표현을 문제 삼으며 이번 미사일 발사가 북한 무기체계개발 계획에 따른 자위적 활동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우리의 SLBM 시험 발사도 닷새 만에 깎아내렸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전문가인 장창하 국방과학원장이 이례적으로 조선중앙통신 기고문에서 우리의 SLBM은 초보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며 '자체 위안용'이라고 폄하했습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미국이나 우리나 일본 같은 경우는 더 첨단 무기를 만들 수 있는 과학 기술력이나 경제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로선 이 정도 자본은 투입을 할 수 있잖아요. 북한 입장에선 더, 더 첨단 수준의 전략무기를 계속 만들고 있긴 하지만 이런 상황이 굉장히 부담스러운 거예요."]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를 마치고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을 '저강도 긴장 고조'라고 평가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9월 24일 : "여전히 북한은 대화의 문은 열어둔 채 여러 가지 고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은 북한도 대화와 외교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 북한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미사일 개발과 함께 북한은 영변 핵시설도 늘려가고 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무총장은 북한이 핵 활동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는데요.

북한은 추가 도발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어보려는 모습입니다.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이 IAEA 총회에서 "북한이 핵 프로그램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최근 영변 핵시설 원자로 재가동 조짐이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우라늄 농축 공장 움직임도 공개했습니다.

아울러 강선 지역 핵 시설에서도 활동 징후가 있었다며, 이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부승찬/국방부 대변인/9월 14일 : "우리 군은 한미 정보당국 간 긴밀한 협조 체계를 유지한 가운데 관련 동향에 대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미국 대북전문 매체 38노스는 북한이 영변 핵시설 내 경수로 남쪽에 새 건물을 짓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CNN도 영변 우라늄 농축 공장에서 건설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북한이 무기급 핵물질 생산을 25% 늘릴 것이란 분석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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