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코로나' 기대했는데, 너무 센 추석 후폭풍.."접종률 70%라도 실내 마스크 못벗는다"

김명지 기자 2021. 9. 25.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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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끝나자 신규 확진자 3000명 돌파
文 "위드코로나라도 최소한 방역조치 해야"
코로나 지표, 중증화율로 변경할 듯
전문가 "전면적 방역완화 안돼..이분법적 사고 버려야"
지난 3일 서울 명동 거리 모습. 점심시간을 맞아 인파로 북적이고 있다./연합뉴스

추석 연휴가 끝나기 무섭게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규모가 급증하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5일 0시 기준 국내 지역사회 신규 확진자는 3245명이고 국외 유입 신규 확진자는 28명으로, 전체 신규 확진자가 총 3273명을 기록했다. 작년 초 국내에서 코로나 감염이 시작된 이래, 하루 확진자 규모가 3000명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추세라면 추석 연휴 대규모 인구 이동 여파가 본격화하는 다음주부터 하루 확진자가 4000명대를 기록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추석 연휴 한시적 방역 완화로 예고됐던 ‘확진자 폭증’은 예상보다 더 크고 더 빠르게 나타나는 모양새다.

백신 접종 완료율이 70%를 넘는 다음달 말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코로나, 코로나와 함께 살기)’으로 정책 전환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던 정부는, 한발 물러서는 분위기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3일 미국에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간담회를 열고 “다음달 말이면 우리도 ‘위드코로나’를 검토하겠지만, 필요한 최소한의 방역조치는 유지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통제관도 전날(24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위드 코로나에 대한 방안을 실무적으로 준비는 하고 있다”며 “관계전문가, 민생안정 분야에 계신 분들, 다양한 소통 분야에 계신 분들까지 총동원해서 논의하는 그런 구조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 통제관의 답변은 정부가 예고했던 10월 말 ‘위드코로나’ 정책 전환이 늦춰질 수도 있다는 뜻으로 이해됐다.

방역 전문가들은 위드 코로나가 ‘전면적 방역 완화’가 돼서는 안된다고 입을 모았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위드 코로나로 섣불리 정책을 전환했다가는 돌이킬 수 없을 지 모른다”며 백신을 권고대로 모두 맞은 사람의 비율이 80%가 넘는 싱가포르에서 하루 확진자가 1000명 이상 나온다는 점을 언급했다. 4차 대유행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방역 정책 대전환’을 언급하는 것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아직 4차 대유행이 끝나지 않았다”며 “위드 코로나가 전면적 방역 완화가 돼선 안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순차적인 방역 완화를 해야 의료 체계가 붕괴하지 않는다”며 “(위드코로나 정책을 도입한다 하더라도) 확진자의 철저한 격리, 검진 확대, 접촉자 추적, 실내 마스크 착용 등의 조치로 코로나의 전파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고 했다.

전국민 70% 백신 접종 완료에도, 코로나19가 종식될 것이란 기대는 하지 않아야 한다는 충고도 이어졌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델타 변이 등 확산으로 백신을 통한 코로나19 종식은 없다는 것이 확실해졌다”며 “위드 코로나를 하면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지침은 없다’는 이분법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최 교수는 이어 “(확진자 집계 보다는) 위증증 환자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되, 구체적인 거리두기 출구전략을 마련해 단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위증증 환자의 비율과 치명률(사망률)을 각각 1% 미만, 0.1% 이하로 낮추면 위드 코로나가 가능하다고 본다. 지난 7월~8월 위중증 환자 비율은 2%, 치명률은 0.29%인데, 이를 절반 정도로 낮추면 확진자 숫자가 늘더라도 현행 의료체계로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백신을 접종해도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이른바 ‘돌파감염’이 크게 늘더라도, 백신을 접종한 사람의 치명률은 떨어진다는 것이 최근 연구에서 확인된 만큼, 백신 접종률을 충분히 높이는 노력도 필요하다. 현행 의료체계를 고려해 방역 시스템을 재설계하고, 충분한 병상 및 의료 인력 확보에도 나서야 한다.

‘전면적 방역 완화’없는 위드코로나 체제에 대해 국민들을 설득하는 작업도 남아있다. 마상혁 경남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 “국민들이 생각하는 위드코로나, 정치인들이 생각하는 위드코로나,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위드코로나의 온도차가 너무 심하다”며 “서로 간극을 좁히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단계적 일상회복’을 묻는 질문에 “앞으로 유행 상황을 평가할 때 확진자와 함께 중증화율이나 의료체계 여력 등도 함께 평가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위드 코로나에는 확진자 숫자보다 사망자나 위중증 환자 숫자에 더 비중을 두겠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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