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술 좋아하면 패가망신" 악마의 재능은 예외인가 [MD포커스]

입력 2021. 9. 25. 04:50 수정 2021. 9. 25.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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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공짜 술 좋아하다가 패가망신합니다"

KBO는 최근 야구계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레전드 선수들과 야구계 인사가 선수들에게 전하는 충고의 메시지가 담긴 캠페인 영상을 제작했다.

KBO가 제작한 첫 번째 영상에 등장한 홍성흔은 후배들에게 뼈아픈 한마디를 남겼다. "공짜 술 좋아하다가 패가망신합니다"

유명세를 타는 프로야구 선수들에게는 유혹의 손길이 뻗친다. 최근 방역수칙을 위반하고 술자리를 가진 선수들 때문에 리그가 파행을 겪기도 했다. 술자리 파문을 일으킨 박석민, 이명기, 권희동, 박민우 등 NC 선수 4명은 KBO와 구단으로부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아 지금도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키움도 한현희와 안우진이 술자리에서 방역수칙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돼 징계를 피하지 못했다. 이들은 NC 선수들보다 징계 수준이 가벼웠고 안우진은 23일 고척 NC전에서 복귀전을 치르기도 했다.

안우진의 투구는 강력했다. 시속 155km까지 나온 패스트볼은 묵직했고 5⅔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잡으면서 4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를 했다. 경기 후 수훈선수 자격으로 인터뷰에 나선 안우진은 "죄송합니다"라고 연신 고개를 숙였다.

'악마의 재능'은 감독의 말을 바꾸게 만들었다. 당초 홍원기 키움 감독은 한현희와 안우진이 술자리 파문을 일으키자 올 시즌 안으로 징계를 마치고 돌아오더라도 기용할 계획이 없음을 밝혔다. 그러나 홍원기 감독은 자신의 말을 뒤집었다. 이들이 징계를 마치면 1군 선수단에 합류할 계획을 밝힌 것이다. 단순히 홍원기 감독의 마음이 바뀐 것인지, 구단의 의견이 반영된 것인지 밝혀진 바는 없지만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결국 안우진은 돌아왔고 복귀전에서 인상적인 호투를 펼쳤다. 여전히 팬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안우진이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모습으로 팬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앞으로도 안우진은 계속 등판할 것이고 머지 않아 한현희도 복귀할 것이다. 안우진의 복귀를 보면서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공짜 술 좋아하면 패가망신한다"고 하는데 안우진이 멀쩡히 돌아온 것을 보니 패가망신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야구계 선배들이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지만 정작 현실에 반영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고 해서 선수 생명을 아예 끊는 것도 어려운 문제다. 그러나 야구계에 사건·사고가 끊임 없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좀 더 강력한 조치도 필요해 보인다. KBO가 지금 진행하는 캠페인이 실효성이 있으려면 말이다.

[키움 안우진이 23일 오후 서울 고척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KBO리그 NC-키움 경기 전 동료들과 인사를 나눴다. 안우진은 이날 선발투수로 나선다.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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