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공장 점거한 민노총 ‘한밤 술판’

청주·세종/신정훈 기자 2021. 9. 25.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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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째 불법 점거농성

민노총 화물연대가 24일 충북 청주시 SPC삼립 청주공장에서 이틀째 불법 집회를 열었다. 노조원 300여 명이 공장 앞 정문을 가로막고 청주시의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어기며 집회를 강행했다. 이들은 전날 밤샘 농성을 벌이며 마스크를 벗고 모여 앉아 술을 마시기도 했다. 경찰과 시청 공무원들이 그 모습을 지켜봤지만, ‘심야 술판’을 제지하지는 않았다.

23일 밤 충북 청주시 SPC삼립 공장 주변에서 민노총 화물연대 소속 일부 노조원이 마스크를 벗은 채 술판을 벌이고 있다. 경찰과 시청 공무원들이 지켜봤지만, ‘심야 술판’을 제지하지 않았다. /뉴시스

민노총 화물연대는 전날 오후 세종시 SPC삼립 세종공장에서 조합원 1000여 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지만, 경찰의 저지로 집회엔 100여 명만 참석했다. 나머지 조합원 300여 명은 SPC삼립 청주공장으로 이동해 불법 집회를 이어갔다.

경찰은 이 집회가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에 따른 허용 인원(49명 이하)을 초과했고, 시의 집합금지 명령을 위반했다며 강제 해산을 경고했지만, 노조원들은 집회를 강행했다. 저녁에는 소주와 맥주를 상자째 천막으로 옮기는 노조원들의 모습이 목격됐다. 이들은 돗자리를 깔아놓고 술판을 벌였고, 자정 무렵에는 술에 취해 “위하여”를 외치고,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일부 노조원은 도로변에 소변을 보고, 길 한가운데 누워 잠을 자기도 했다.

24일 오전 출근한 직원들은 “차를 막아 세우더니, 심야 술판까지 벌이고 해도 너무하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인근 공장에 다니는 김모(여·28)씨는 “부당함을 이야기하고 싶으면 합법적으로 남에게 피해 주지 않고 목소리를 내야지, 이게 무슨 짓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민노총·경찰, SPC 공장 앞에서 몸싸움… 노조원 20여명 체포 - 24일 오전 세종시 SPC삼립 공장 앞에서 민노총 화물연대 노조원들이 물류 배송 화물차를 막아서며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현장에서 노조원 20여 명을 업무 방해 등 혐의로 체포했다. 민노총은 공장 앞에서 이틀째 농성을 벌이며 불법 집회를 이어 갔다. /신현종 기자

SPC삼립 청주공장에 몰려든 화물연대 조합원 300여 명은 이날도 물류 출하 저지 집회를 이어 갔다. 청주공장은 전국 파리바게뜨 공장에서 판매하는 샌드위치와 샐러드에 들어가는 가공 채소와 소스류 전량을 생산해 공급하는 곳이다. 공장 관계자는 “매일 11t 화물 트럭 26대 분량의 물류가 전국 각지로 나가는데, 전날 화물연대 집회로 11대 분량의 재료가 공장 밖으로 나가지 못했다”며 “폐기 비용을 포함해 1억8000만원의 손해를 입었다”고 했다. 화물연대는 이날 오후 농성에 참여한 지부 6개 중 부산남부지부 노조원 30명을 남기고 나머지 조합원은 철수시켰다. 청주시는 이날 민노총 화물연대 청주시 지부장과 충북지역본부 사무국장 등 2명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전날 밀가루 생산 공장인 SPC삼립 세종공장 앞을 막아선 화물연대 노조원 100여 명도 이틀째 불법 시위를 이어 갔다. 이들은 24일 오전 8시 30분쯤 세종공장 정문을 빠져나가려는 밀가루 운반 화물차(25t) 5대를 막아 세우며 경찰과 충돌했다. 경찰관 기동대 300여 명이 공장 진출입 도로를 점거하는 노조원 100여 명을 밀어내려 했지만, 노조원들은 몸에 쇠사슬을 묶고 경찰을 향해 발길질하며 저항했다. 4시간여 충돌과 대치가 반복됐고 경찰은 업무 방해와 공무 집행 방해 등 혐의로 노조원 29명을 현장에서 체포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파리바게뜨 등 SPC그룹 사업장에서 발생한 민노총 화물연대의 운송 거부 파업과 관련, 현재까지 노조 간부 등 110여 명을 업무 방해 및 공무 집행 방해 등 혐의로 형사 입건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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