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을 향한 극렬한 혐오.. 비뚤어진 공감의 다른 말

조성민 2021. 9. 25.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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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 종교, 젠더 등 각종 갈등에는 혐오라는 괴물이 숨어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갈등은 이해관계가 상충할 때 개인 혹은 집단이 상식을 바탕으로 사회적 합의에 도달하는 과정인데, 혐오가 등장하면 갈등은 증오로 변질되고 상식은 더 이상 힘을 쓸 수 없다.

각 분야의 저명인사들은 이 책이 의미 있는 이유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뿌리 깊은 혐오를 극복할 수 있는 희망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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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철·홍성수 등/마로니에북스/1만8000원
헤이트/최인철·홍성수 등/마로니에북스/1만8000원

인종, 종교, 젠더 등 각종 갈등에는 혐오라는 괴물이 숨어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갈등은 이해관계가 상충할 때 개인 혹은 집단이 상식을 바탕으로 사회적 합의에 도달하는 과정인데, 혐오가 등장하면 갈등은 증오로 변질되고 상식은 더 이상 힘을 쓸 수 없다. 혐오에서 비롯한 말과 행동이 생명을 꺾는 잔인한 흉기가 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경험에 의해 알고 있다.

책 ‘헤이트’는 중요하지만, 선뜻 공론화되지 않았던 혐오 문제를 두고 심리학, 법학, 미디어학, 역사학, 철학, 인류학 등 국내 최고 학자들이 강연과 토론을 펼친 것을 모았다. 저자들은 우리 시대에 온·오프라인에서 벌어지는 문제를 비롯해 십자군, 마녀사냥, 홀로코스트 등 역사적 사례까지 폭넓고 다양하게 다뤘다. 되돌아보면 혐오의 역사는 반복돼왔지만, 화해와 공존을 향한 걸음 역시 멈추진 않았다.

크게 3부로 나뉜 이 책은 과거와 현재 혐오 이슈를 고르게 진단한다. 1부에서는 공감이란 그저 선하고 좋은 것이라고 단편적으로 생각해온 우리에게 새로운 인식을 열어준다. 한쪽을 향하여 치우치고 과잉된 공감은 동시에 다른 한쪽을 향한 극렬한 혐오와 폭력성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통찰이다. 온라인 등에서 특히 극심한 혐오표현의 위험성을 짚어보고, 대항표현과 같은 대안도 제시됐다.

2부에서는 역사 속 혐오의 나비효과를 돌아본다. 홀로코스트 사례를 통해 잘못된 방향으로 치닫는 혐오를 멈추지 못했을 때 빚어진 크나큰 비극에 대한 경각심을 전한다. 차별과 학살로 이어질 수도 있는 집단정체성에 대한 올바른 추구에 대해서도 다뤘다.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성숙을 지향해야 한다는 반성이 담겨 있다.

마지막 3부에서는 2020년 티앤씨재단이 주최한 ‘Bias, by us’(우리에 의한 편견) 콘퍼런스 당시 이어졌던 토론 세션을 비롯해 시청자들이 직접 올린 질문과 강연자의 답변으로 채워진 토크 콘서트로 채웠다. 각 분야의 저명인사들은 이 책이 의미 있는 이유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뿌리 깊은 혐오를 극복할 수 있는 희망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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