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 중인 나발니 “러 당국에 협조... 구글·애플은 푸틴의 공범”

파리/손진석 특파원 2021. 9. 24.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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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정부 압력에 굴복... 총선 때 ‘反푸틴 앱’ 삭제에 분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적(政敵) 알렉세이 나발니. /조선DB

수감 중인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23일(현지 시각) 총선 과정에서 구글과 애플을 비롯한 거대 IT 기업들이 러시아 당국에 협조했다며 “푸틴의 공범”이라고 비난했다. 러시아는 지난 17일부터 사흘간 총선을 치렀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끄는 통합러시아당이 450석인 전체 하원 의석의 3분의 2가 넘는 324석을 확보하며 압승을 거뒀다.

나발니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선거에서 놀란 것은 푸틴이 결과를 조작한 것이 아니라 거대 IT 공룡 기업들이 순순히 푸틴의 공범으로 변신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IT 기업들이) 말로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을 이야기하지만 실제로는 거짓말쟁이들이고 위선자들”이라고 했다. IT 기업의 경영진에 대해서는 “비겁하고 탐욕스러운 사람들”이라고도 했다.

나발니가 불만을 표출한 이유는 애플과 구글이 총선 첫날인 17일 자신의 측근들이 야권 후보들을 돕기 위해 만든 ‘스마트 보팅’이라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삭제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앱스토어에서, 구글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각각 나발니 측의 ‘스마트 보팅’ 앱을 지웠다. 이뿐만 아니라 18일에는 유튜브가 ‘스마트 보팅’을 권하는 나발니 채널의 동영상을 차단했고, 텔레그램 역시 ‘스마트 보팅’과 관련한 콘텐츠를 삭제했다. ‘스마트 보팅’은 왜 푸틴이 이끄는 통합러시아당에 표를 주면 안 되는지를 정리한 콘텐츠다. 이 앱에 나발니 측은 야당 후보들의 이름을 올리고 지지를 호소했다.

거대 IT 기업들이 ‘스마트 보팅’ 앱을 삭제한 것은 러시아 당국의 압력을 이겨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러시아 당국은 총선을 앞두고 나발니가 이끄는 반부패재단을 불법 단체로 규정했다. 그런 다음 불법 단체가 만든 앱을 유통하면 러시아 법률에 의거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IT 업체들을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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