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 센 거북이, 붙임성 좋은 아르마딜로..다시 만난 '모자 3부작' 주인공들 [그림책]
[경향신문]
하늘에서 돌이 쿵!
존 클라센 글·그림, 서남희 옮김
시공주니어 | 92쪽 | 1만5000원
존 클라센은 <내 모자 어디 갔을까?>로 시작하는 ‘모자 3부작’으로 인기를 모은 캐나다 출신 그림책 작가다. 닥터 수스 아너 상, 칼데콧 상 등 화려한 수상경력도 있다.
<하늘에서 돌이 쿵!>에는 ‘모자 3부작’에 등장했던 거북이, 아르마딜로, 뱀이 또다시 나온다. 거북이는 고집이 세다. 서 있는 자리가 마음에 든다면서 다른 어떤 곳으로도 가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붙임성 좋은 아르마딜로는 ‘느낌이 별로 안 좋다’면서 거북이에게 다른 자리로 이동하자고 제안하지만, 거북이는 요지부동이다. 아르마딜로와 어느새 합류한 뱀이 멀리서 이야기하자 거북이는 그들과 대화하기 위해 조금씩 이동하고, 그때 거북이가 있던 자리에 거대한 돌이 떨어진다.
죽을 뻔한 위기를 넘겼으면서도 거북이는 여전히 허세에 가득 차 있다. 돌 위에 올라갔다가 굴러떨어진 듯 뒤집혀 있던 거북이는 도와주겠다는 아르마딜로의 제의를 거절한다. 옆에 자리한 아르마딜로가 같이 낮잠을 자지 않겠느냐고 말하지만, 거북이는 피곤하지 않다고 말한다. 아르마딜로가 잠들자 거북이도 금세 눈을 붙인다.
아르마딜로는 마치 예언자 같다. 우연인지 예언인지 돌이 떨어질 자리를 알아냈고, 외눈 외계인이 나타나 숲을 파괴하는 미래 모습도 상상했다. 거북이는 아르마딜로의 예언에 몸서리를 친다. 그렇다고 아르마딜로를 현명한 자, 거북이를 어리석은 자라고 보기는 어렵다. 고집쟁이처럼만 보이던 거북이도 외계인을 물리치는 데 기여한다.
텍스트가 많지 않은 데다 전후 상황을 상세하게 설명하지 않아 함축적이다. 다 읽고 나서도 뚜렷한 메시지를 얻어낼 수 있는 책은 아니다. 다만 책 전체를 유머, 시, 은유로 보면 오히려 접근하기 좋다. 성격 다른 친구들 간의 소통 방식에 대한 제언, 지구의 파멸을 간신히 막아낸 묵시록적인 우화, 부조리한 블랙 코미디 등 무엇으로 봐도 상관없을 듯하다.
백승찬 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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